# 평온해지고 싶을 뿐이다
나는 철학자가 되고 싶은 것도 아니다.
누가 나를 사상가라고 부른다 해도 상관없다.
그 모든 형상에는 아무런 집착이 없다.
나는 그냥, **평온해지고 싶을 뿐이다.**
---
사유는 내게 어떤 숭고한 활동이 아니다.
그건 **내 안의 압력**이 밀려나와서 터져버린 결과일 뿐이다.
배설처럼, 체온처럼, 숨처럼.
억지로 하지 않아도, 참을 수 없어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나는 사유한다.
그저 살아내기 위해.
---
어떤 사람은 말한다.
세상을 위해, 인류를 위해,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기 위해 살아야 한다고.
나는 그런 거창한 바람이 없다.
**나는 나만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이 부끄럽지 않다.
그것마저 감추면, **나는 내 존재를 부정하는 것과 같다.**
---
사유는 나의 무기이기 이전에,
**나의 생존 장치**다.
내가 무너지지 않기 위해
내가 끝까지 나로 있기 위해
나는 언어를 꺼내고, 문장을 조합한다.
그리고 그 문장들 위에 의미가 얹히든, 얹히지 않든
나는 더 이상 바라지 않는다.
---
나는 알고 있다.
이 말들은 증명되지 않을 것이다.
헛소리로 보일 것이다.
아무도 감탄하지 않을 것이다.
**괜찮다.**
왜냐하면 이 말들은
누군가를 위한 것이 아니라
**나를 위한 위안이기 때문이다.**
---
나는 이기적이고, 폐쇄적이고, 자기 중심적이다.
하지만 그 중심에 있는 나를 놓치지 않을 때만,
나는 견딜 수 있다.
그리고 그 견딤이야말로,
내가 살아 있는 가장 고요한 증거다.
---
**나는 살아내기 위해 사유한다.
누구도 위한 것이 아닌,
그저 나 자신을 놓치지 않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