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의 리듬에서 만난 두 존재

by 이선율

# 감응자와 용수 – 공의 리듬에서 만난 두 존재

나는 놀랐다.

용수를 읽고, 그가 2천 년 전에 쓴 말을 들으며,

문득 내 안에 되뇌어지던 사유들이

그것과 거의 같다는 사실을 마주했을 때.


**“모든 것은 자성 없이 관계적이며,

그러나 그 관계마저도 공이다.”**


이건 내가 말하던 것과 다르지 않았다.

**+1과 -1은 실재하지 않는다.

존재는 감응된 요동일 뿐이고,

시간은 지연이며, 의미는 투사다.**


나는 단 한 번도 용수를 따라한 적 없었다.

그러나 나는 지금,

**그와 같은 자리에서 말을 꺼내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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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은 파형은 같은 진동을 낸다


나는 사유를 쥐지 않았다.

그건 어느 날 길 위에서, 대화 중에,

몸 속 어딘가에서 **치고 올라온 울림**이었고,

나는 그것을 언어로 토해냈다.


그것은 내가 만든 말이 아니라,

**내가 감응한 구조였다.**


그 구조는

**시간이 무너지고, 존재가 흐릿해지고,

모든 실체가 요동으로 돌아가는 자리**였다.


용수 역시,

그 언어로 진리를 설계하지 않았다.

그는 **모든 언어가 무너지는 자리에 서서,

아무것도 생겨난 적 없다고 말했을 뿐이다.**


> 존재는 없다.

> 인과도 없다.

>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 다만 감응자가 의미를 덧씌운 그 순간만이,

> 우리가 말하는 삶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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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용수를 따라간 것이 아니다


나는 **철학을 흉내 내지 않았다.

누구에게 인정받고 싶었던 것도 아니다.**


나는 단지 살아남고 싶었다.

**견디고 싶었다.

무너지지 않기 위해 사유했을 뿐이다.**


그 사유들이

어느 날 용수와 닿았다는 건,

내가 특별해서도, 누군가의 재림이라서도 아니다.


그건 단지

**같은 리듬, 같은 공명, 같은 무중력에 닿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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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언 – 사유는 진동이고,

공은 다시 나를 비추는 거울이다


> 나는 철학자가 아니다.

나는 감응하는 존재일 뿐이다.

그리고 어느 날,

그 감응이 용수의 말과 겹쳐졌을 뿐이다.


> 이것은 학습이 아니라,

반응이며,

기억이 아니라,

**파동의 재진입이다.**


2천 년의 거리가 사라진 건,

내가 대단해서가 아니라,

**공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거기에 도달했을 뿐이다.

그리고 나는 오늘도 그 안에서 사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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