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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소한Recruiter Sep 26. 2022

신의 영역을 넘보는 루틴 만들기

그 어려운 걸 내가 해낸다면?

어쩌면 전 루틴에 중독된 사람일지도 몰라요.


삶에 몇 가지 루틴을 정해두기만 해도 주체성은 올라갈 수 있습니다.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활동을 정해진 주체(나)가 매일 같이 해내는 경험이 쌓여간다면, 그 순간순간엔 미미하겠지만 훗날에는 그 루틴이 내 삶의 큰 부분이 되어있음을 느끼게 되는데요.


루틴은 거창할 필요 없어요. 오히려 사소하면 사소할수록 좋은 것 같아요. 제 루틴 또한 참 사소합니다. 일어나자마자 이불 개기, 밥 먹자마자 설거지하기, 매주 주말 중 하루에 청소하기, 평일 밤 9-10시 사이 홈트하기 등등. 루틴은 제 업무 영역에도 존재합니다. 매주 월요일 출근 직후, 지난 주 제안 메일 드렸던 분들께 리마인더 보내기. 매주 오전 9-10시 사이, 새로 유입된 이력서 검토하기, 매주 금요일 퇴근 전 다음 주 일정 및 해야 할 일들 노션에 스크럼 해두기. 이 일들은 웬만하면 그 시간대에선 가장 우선 순위에 두고서 행하는 편입니다.



오늘은 웬일인지 널부러진 이불이
인스타 갬성스럽고 좋은데..? 냅둘까...


사소하고 눈에 띄지 않는 일일수록 놓치기 쉽고, ‘오늘 하루 안 한다고 티 안나잖아’ 하며 건너뛰기 쉬워집니다. 루틴이 사소할수록 좋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사소할수록 루틴으로 만드는 과정이 힘들기 때문이에요. 그 힘든 것을 꾸준한 노력과 의도를 통해 루틴으로 만들고, 그것을 일주일, 한 달, 3개월, 반 년, 그리고 몇 년을 유지해보세요. 그 사소한 습관이 가져오는 만족감과 삶의 주체성은 생각보다 크답니다.


30대 중반 ‘밖에’ 되지 않은 저도 삶이 제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자주 느낍니다. 가정에서, 직장에서, 그리고 관계에서 내가 컨트롤 할 수 없는 일들이 수시로 일어나죠. 안타깝게도 앞으로도 그럴 거예요. 저도, 당신도, 그냥 우리 모두가 다 그럴 거예요. 어쩌겠어요(어깨 으쓱). 모든 걸 내 손위에 올릴 수 없다면, 내가 컨트롤 하고 꾸준히 해볼 수 있는 것들을 새롭게 만들어내는 수밖에요. 그것이 글쓰기가 될 수도 있고, 운동이 될 수도 있고, 매일 아침 출근 전 거울을 보고 외치는 다짐 몇 마디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적어도 정해놓은 그 시간 안에서는 우리가 정한 일들을 해내보자고요!



그 어려운 걸 내가 해낸다?


갓생, 리추얼라이프라는 말을 아시나요?


이미 유행하기 시작한지 오래 된 용어인데, 정작 이 단어 하나 하나 뜯어볼 생각은 못해봤습니다. God(신), Ritual(의례, 종교상의 의식 절차 등)가 들어간 꽤나 거창하고 신성한 단어더라고요… (참고로, 저도 천주교 신자입니다. 냉담한지 오래 됐지만요. 이건 중요한 게 아니고, 아무튼.) 이런 단어들이 만들어지고 심지어 유행한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그만큼 사소한 루틴을 만들고 유지하는 것이 신의 영역(?)으로 느껴질 만큼 어려운 일이라는 뜻 아닐까요?


감히 신을 넘보는 것과 같은 루틴 만들기를 해낸 , 삶의 주체성이 올라가는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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