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종원, 샤이니 키, 배우 이동휘, 카멜커피 대표 박강현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과 아이유의 뮤직비디오 <Strawberry Moon>에 출연하며 이름을 알린 이종원은 아무래도 작년(2022년)에 가장 여심을 뒤흔든 배우 중 한 명이 아닐까 한다. 무신경한 편이라 작품에서는 잘 몰랐었는데, 지인들의 추천을 받아 들어간 그의 인스타그램 피드는 생각보다 아주 재미있었다.
짜임이 탄탄한 코튼 100이나 옥스퍼드 소재 셔츠가 아닌, 린넨이나 레이온이 혼방되어 흐르듯이 주름이 잡히는 셔츠로 코디를 한 스타일이 많이 눈에 띄었다. 단추는 2~3개 풀고 소매는 접거나 돌돌 말아 올려서 자연스러운 분위기에 남성미를 한 스푼 더하거나, 시계와 안경 등의 액세서리로 꾸안꾸 느낌을 더한 것도 매력 포인트!
이종원의 몇몇 사진들에서는 다소 중성적인 느낌도 나는 편이다. 오밀조밀한 이목구비와 마른 체형 탓도 있겠지만 종종 여성스러운 느낌의 슈즈나 백을 활용하는 점 때문일 수도 있겠다. 상하의가 평범하고 밋밋하다는 생각이 들 때, 드레시한 액세서리로 포인트를 주는 것도 다가오는 봄에 색다른 기분전환의 팁이 될 것 같다.
곧 데뷔 15주년을 맞는 장수아이돌 샤이니. 그중에서도 패션에 관심이 다분해 보였던 멤버는 키(Key)다. 보컬과 댄스 실력에서도 부족함이 없지만, 멤버들과 다른 본인만의 차별점을 보여줘야 하는 시점에 패션 애호가라는 점을 이용해 긍정적인 셀프 브랜딩을 보여준 영민하고 똑똑한 사람. 그의 사복패션을 살펴보자.
화이트 셔츠, 그레이 맨투맨, 숏패딩, 트렌치코트, 베이지 머플러, 블랙 코튼팬츠와 중청 데님. 당장 내일 따라 하기에도 무리가 없을 만큼 기본 아이템을 베이스로 한 캐주얼룩을 보여준다. 조금 심심해 보인다면 무늬가 있는 아우터나 컬러 포인트가 있는 베스트, 스카프 등을 매치해 스타일에 재미와 조화로움을 더했다. 기본 아이템과 포인트 아이템의 적절한 밸런스를 지킬 줄 아는 진정한 패션 고수의 노하우!
키의 또 다른 특징이 있다면 다양한 종류의 모자를 즐긴다는 점. 기본적인 볼캡부터 버킷햇, 비니, 여름에 즐기기 좋은 밀짚모자까지 모두 잘 소화하는 편이다. 이종원과 마찬가지로 셔츠 스타일링을 즐기는 것으로 보이나 단추를 많아도 1개 정도만 오픈하는 연출이 많은 걸 보면 단정하고 정직한 무드를 선호하는 듯하다. 마일드한 스타일이어도 괜찮다. 생각보다 모자는 무드를 크게 변화시킬 수 있는 체인저 역할을 하니까!
'옷 잘 입는 남자 연예인'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은 이동휘였다. 너무 옛날이야기인가 싶었지만, 최근까지의 모습을 살펴봤을 때 그는 여전히 패셔니스타다. 옷 좋아하는 남자들에게도 어려운 도전이 아닐까 싶은 '목걸이 패션'의 선두주자이기도. 역시나 레벨이 다른 사내였어!
이동휘의 티셔츠, 셔츠, 니트 위에도 목걸이는 올라간다. 심지어 스타일도 여러 개다. 알이 굵은 진주, 자잘한 진주, 키치한 비즈, 손으로 직접 엮은 것처럼 보이는 매듭 스타일까지. 목이 어느 정도 노출될 때나 목걸이가 어색하지 않을 거라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그런 것 상관없이 아무 데나 척척 걸치는 쿨함에서 인사이트를 얻어본다. 다가오는 봄과 여름에는 각자가 소화할 수 있는 목걸이 하나로 포인트를 줘 보면 어떨까?
이동휘는 깔맞춤에도 진심인 것 같다. 상의와 모자 모두 색상은 물론 소재까지 니트로 맞춘 부분이 인상적인데, 같은 니트더라도 짜임이 다르기 때문에 룩이 밋밋해 보이지 않는다. 톤온톤이 아닌 거의 동일한 컬러로 깔맞춤을 한 사람이 지나가면 괜히 귀엽고 통통 튀는 느낌이 들지 않는가? 따뜻해질 날씨만큼 경쾌한 마음으로 깔맞춤 포인트를 준비해도 좋겠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인물은 대중들에게 익히 알려진 패셔니스타는 아니다. 그렇지만 옷에 관심 있는 남자들이라면, 인스타그램 속 웃긴 사람 콜렉터라면, 그리고 커피 애호가들이라면 알법한 쿨한 인플루언서. 자칭 본인을 '청우성'이라고 소개하고 아내를 '장모님 딸'이라고 유쾌하게 표현하는 카멜커피의 대표 박강현이다.
소프트핑크 가디건, 코랄핑크 배색 가디건, 마젠타에 가까운 컨버스까지. 패션을 정말 좋아해야 겨우 시도해 볼까 생각이 드는 호불호가 뚜렷한 컬러인 핑크를 무려 종류별로 소장하고 있는 것 같은 인간 핑크다. 웜톤도 아닌 것 같고 쿨톤은 더더욱 아닐 것 같은 까무잡잡한 피부의 소유자이지만, 왠지 톤 따위 신경 안 쓰실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색이니까 그냥 입는 건데요?라고 말할 것 같은 당당함으로 끝내주는 소화력을 보여주신다.
옷을 잘 입는 사람에게서는 그 사람만의 코디법, 연출법 등이 의도하지 않아도 드러나기 마련이라는 것을 패셔니스타 4인방을 보면서 느낄 수 있었다. 트렌드를 신봉하고 유행하는 아이템을 무작정 따르는 것이 아닌, 옷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다양한 시도들이 오랜 시간 동안 축적되어 왔기에 패션 하면 떠오르는 사람들이 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내가 편한 방식으로 옷을 대하고 그것을 나만의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다면 우리도 언젠가는 진정으로 멋진 패션피플이 되어있지 않을까? 다가오는 봄에 오늘 소개한 색다른 스타일링을 꼭 한 번씩 시도하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