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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드리박 Jul 11. 2024

아빠와 아들

아빠와 손을 잡은 중학생 아들.. 그 시간

오랜만에 바닷가로 바람을 쐬러 나들이를 갔다. 6월 초의 바다는 화려하지 않지만 푸르렀다. 햇볕은 따가웠으나 바람은 차가웠고 공기는 기분 좋은 청량함을 주었다. 

오랜만에 답답하지 않은 편안함을 모두가 누리고 있었다. 


돌아오는 길 앞서 가는 큰 아들과 남편이 오랜만에 다정하게 이야기 나누며 간다.  이제는 아빠보다 키도 몸도 훌쩍 커버린 큰 아들과 뒤태마저도 똑 닮은 아빠가 나란히 걸어가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가슴이 벅찬다. 나의 아들이 저만큼 컸다는 사실이, 그 시간을 함께 한 남자보다 커가는 모습이, 그 아들과 걸어가는 중년이 되어가는 남자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서로를 바라보며 몇 마디 나누던 둘이 슬그머니 돈을 잡고 걸어간다. 어릴 적 아장거리던 아들 손을 잡아주던 그 느낌이 아닌 손높이도 어깨 높이도 맞는 친구처럼 손을 잡고 흔들며 서로를 바라보고 이야기 나누고 손을 흔든다. 그 순간이 너무 소중해 사진으로 남겨본다. 

 부모와 자식으로 서로가 어려운 중학교 시절을  함께 보내며 조심스럽게 낯설고 어떻게 해야 하나 어떤 말을 해야 하나 매일이 살얼음판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지금

 아침 인사에  '네'라는 대답 한마디에 행복하고 준비한 아침 식사를 맛나게 먹어준 것에 감사하고 질문에 답해 준 것에 감사하며 그저 모든 것을 감사하다는 마음으로 인내하는 아빠.... 내 남편이

 오늘은 함께 나들이도 하며 시간을 보내주고 족구로 땀 흘리며 운동을 하며 웃은 날,  오늘 나들이는 특별하게 기억할 것 같다. 중학생 아들과 손을 잡고 서로를 바라보며 웃으며 걸었던 짧은 순간이 있기에 더욱 

 바라보기만 하는 나의 마음도 행복하고 걷는 남자들도 행복함이 보이는 시간... 박제하고 싶을 만큼 기억하고 싶다. 

 너무 욕심내지 말자. 지금 이만큼만 딱 이만큼만  이라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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