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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드리박 Jan 10. 2024

브런치 합격 후

합격의 기쁨과 함께.. 또 다른 시작으로

브런치 신청을 2023년 12월 마지막 금요일에 했다. 

2023년 마지막을 정리하는 순간을 새로운 도전으로 마무리하고 싶었다. 내내 부족하다고... 아직이라고.... 두려웁다는 이유로 내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미루던 일을 과감히 도전으로 던지고 한 해를 마무리하고 싶었다.  오히려 마음을 먹고 나니 아주 가볍게 용기가 생겼다. 너무 오래 생각하고 고민하지 않기로 했다. 

 창을 열고 작가 신청을 누르고 나에 대해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소개글을 쓰라는 형식에 잠시 망설였다. 

 나를 가장 잘 드러내는 것? 나의 관심사가 아닐까 나의 소망 사항이 아닐까 싶어 이렇게 적었다. 

" 근육 빵빵 할머니가 되고 싶고 두 아들의 엄마이고 직장을 다니며 대학원을 다니고 있는 사람이다." 

그 무엇보다 건강한 몸으로 살아내고 싶은 소망과 어느 순간에 나보다 더 소중할 때도 있는 두 아들의 엄마이고 내 이름 세 글자로 살게 해 주는 소중한 직장 그리고 늘 하고 싶었으나 미루었던 공부를 시작해 힘들어도 즐겁게 공부하는 순간을 알게 해 준 대학원 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 

나에게 중요한 모든 것이 들어있는 소개 글이었다. 

글쓰기를 계획을 묻는 두 번째 형식에는 더 망설임이 없이 써 내려갔다. 평소에 생각하고 끄적이던 흩어져있던 주제를 세 가지로 압축했다. 

1. 두 아들의 사춘기로 성장하는 엄마의 사춘기 

2. 학생작품으로 세 권의 출판과정 속 책쓰기 과정 담은 이야기

3. 상담공부로 찾아가는 진정한 나 알아차리기

그리고 나의 글 세편... 

오 년 전 작품부터 7년 전 작품 그리고 언제 쓴 것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 작품 세편을 보내며.... 과연 합격할까 싶었다. 너무도 다듬어지지 않았고 전문 글쓰기 교육을 받은 것도 아니고 세련된 주제를 갖고 쓴 것도 아니었다. 아주 소소하고 아주 개인적인 이야기를 담았고 누군가가 관심을 갖고 읽을까 싶은 글들이었다.  다만.... 나의 모습을 마음을 솔직하게, 진솔하게 쓴 것만은 분명했다. 

 작가 신청을 하고 합격이라는 결과를 확인하는 순간... 심장이 마구 뛰면서 정말 오랜만에 아주 설레는 기분 좋은 느낌을 느낄 수 있었다. '저 브런치 작가 되었어요~~'라고 마구 자랑하고 싶었다. ^^ 


 그러면서 동시에 부끄러웠다. 주변사람들 지인들에게 '브런치 작가 되었어요~~'라고 자랑하고 싶은 마음 옆으로 '너 정말 공개할 수 있어? 너의 이야기를 공개할 수 있어? 너의 모든 것을 공개할 수 있어?'라는 질문이 계속 떠올랐다. 두려웠다. 오히려 나를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이 아닌 다른 이들에게 나누는 것은 괜찮다는 생각은 들었다. 왜 지인들에게 더욱 두려울까? 내가 가진 사회적 가면이 벗겨질까 봐? 너무 개인적인 부분이 드러나는 것 같아서? 

 동시에 독립출판이나 에세이집을 출간하는 작가들, 브런치북 출판 작가들, 꾸준히 글을 올리는 브런치 작가들이 모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의 글을 읽으며 공감하고 사색하고 미소 짓고 눈물짓던 내가, 그래서 글쓰기로 책쓰기로 서로를 위로하고 치유하고 싶었던 내가.. 이렇게 두려움이 먼저 밀려올 줄은 몰랐다. 

 아직도 참 부족하구나 싶었다. 

나를 알기 위해... 나를 기록하기 위해.... 글을 쓴다 하면서... 나를 드러내는 것이 두렵다는 나 자신이 참.. 부족하구나 싶다. 


  글을 얼마나 자주 올려야 하는지.. 글을 잘 써야 할 것 같은데...... 이런 또 다른 걱정과 부담이 밀려왔다. 이런.... 이런 마음으로 글을 쓰면 안 될 것 같아서 며칠간 글을 쓰지 못했다. 내가 잘 쓰고 잘 보이고 싶은 글을 쓰는 순간.. 쓰려고 하는 순간... 그 글은 아주 얄팍한 글이 될 것 같아서이다. 내가 쓰고자 했던 진솔함이 담긴 글이 아니라 기교가 있는 아주 얄팍한 글이 될 것이 뻔했다. 나는 그런 얄팍한 사람이기에

 그리고 다시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나는 다짐한다. 잘 보이려는 글, 많은 사람의 관심을 얻는 글, 라이킷이 많이 달리는 글을 쓰려고 노력하지 않겠다. 브런치북을 빨리 출판하려고 글을 쓰지 않겠다. 

나의 깨달음이 차곡차곡 쌓여 그 깊이가 더해질 때까지 글을 쓰겠다. 내 글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공간이 생겼음에, 그 공간에 원할 때 얻을 수 있었음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글을 쓰겠노라고... 메일 확인한 그 설렘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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