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부터 수축기 혈압이 200을 넘나드는 위험하고 힘든 시간을 보냈다. 온갖 검사를 하며 9개월이 걸린 내 병의 진단과 수술 준비 과정에서 많이 지치고 힘들었지만 수술을 하면 정상 혈압을 되찾고 더 나은 상태로 일상을 살 수 있게 된다니 기대와 감사한 마음이 더 크다.
병원을 수도 없이 오가면서 일상을 유지할 수 있었던 건 꾸준히 운동을 했기 때문이라고 믿고 있다.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도 거의 쉬지 않고 조금이라도 걷거나 달렸다. 진단과 수술 준비 과정이 거의 끝난 10월부터는 마라톤 대회, 트레일 러닝대회, 지리산 종주까지 내가 할 수 있는 활동을 최대한 즐겼다.
이제 수술 날까지 정확히 일주일이 남았다. 열심히 하던 모든 운동을 줄이고 주변 정리를 하고 있다. 김장도 해야하고, 입원 전날 군입대 하는 아들 논산까지 배웅도 해야하고, 학원 선생님들께 일주일 내 빈자리를 부탁해야 한다. 일주일 일상을 떠나고 돌아와서 회복기를 보내야 하니 그 전 시간들이 분주하다. 최대한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무리하지 말고 기분 좋게 마무리 해볼 생각이다.
25년 결혼 생활하면서 일을 길게 쉬었던 적이 없다. 휴가를 제외하고 쉬었던 건 출산 후 삼칠일 두 번, 그리고 병원에 입원한 일주일 두 번. 혼자서 일할 땐 학원 문을 닫고 쉬어야 했는데, 이젠 선생님들이 계셔서 나의 빈 자리를 대신해 주신다.
일에 강박이 있었던 나였지만 이젠 건강을 위해 일의 강도를 조절한다. 몸이 허락하지 않을 땐 무리해서 일하지 않고 대신 운동으로 스트레스를 덜어낸다.
올 초까지 과로를 할땐 컴퓨터 앞에서 당장이라도 쓰러지거나 얼굴에 마비가 올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무섭기도 했다. 쓰러져 죽으면 다 소용 없다는 생각에 이제 내 몸을 잘 살피며 일도 운동도 먹는 것도 조절한다.
이제 오랜 기간 나를 괴롭혀 왔던 널뛰는 혈압을 해결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마음이 홀가분 하다. 컨디션을 잘 조절해서 수술 후 좋은 결과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