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기분'을 읽으며
요즘 녹싸 박정수님의 '좋은기분'이라는 책을 읽고 있다. 책을 읽는 내내 기분도 좋아지지만 그의 담백한 글에 마음의 진동과 공감, 그리고 아직 세상이 아름답고 따뜻한 곳이라는 희망이 아지랑이처럼 꾸물꾸물 피어오른다. 기계와 로봇이 인간을 대체하는 이 시대에 그래도 우리가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이라는 것을 우리 스스로가 놓치지 않길 바래본다.
이 책은 저자가 운영하는 아이스크림 가게의 일을 통해 일에 대한 우리의 마음과 태도에 대한 생각을 일깨우고 있다.
나는 책을 읽으면서 떠오르는 생각을 그 페이지에 메모하곤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공감이 가고 나의 일과 연결지어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 메모를 했다.
저자는 손님이 들어오는 순간부터 아이스크림을 퍼내는 동작과 손님을 대하는 모든 접객과정을 마치 퍼포먼스처럼 춤을 추듯 아름다운 움직임으로 이어간다고 한다. 103페이지에 쓰여진 저자의 글을 보고 문득 내가 일을 할 때 어떤 마음으로 하고 있는지가 떠올라 메모를 해보았다.
"아이들이 등원하는 순간부터 하원하는 순간까지 아이들과 기분 좋게 소통하기"
"오케스트라의 지휘자가 되는 느낌으로"
그랬다.
나는 한 때 다른 원장님들과의 대화에서도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고 나누는 시간들이 마치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듯 해야한다 말한 적이 있다. 아이들이 원활히 능동적으로 책을 읽고 있는 동안 선생님은 또 다른 아이들과 북토크를 하고 필요한 부분을 뒷받침 해주면서 각자 자기의 속도로 나아갈 수 있도록 리드를 해준다. 그들의 악기는 그들이 다루지만 선생님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가이드 역할을 해준다.
수업만 그런 것이 아니다.
아이들이 학원에 들어서는 순간 기분 좋은 인사와 안부를 묻는 것으로 아이들의 마음을 녹여주고 집에서 만들어 온 간식을 나누면서 학원에서의 아이들의 시간이 시작되게 한다. 그러고나면 학원에서 하는 학습 과정에서의 어려움들을 아이들이 편안하고 솔직하게 선생님들과 의논하여 해결해 나가는 분위기가 된다. 때로는 아이들이 응석을 부리기도 하지만 그것도 나쁘지 않다. 아이들이 편하게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곳이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우리의 역할은 충분하다. 그렇게 오케스트라 지휘자처럼 아이들의 감정과 학습의 진행 사이에서 완급을 조절해가며 아이들의 영혼과 소통을 한다.
이것이 나의 기본적인 일에대한 생각이다보니 책의 페이지 여백에 메모를 하고 계속 책을 읽어나가다 깜짝 놀랐다.
119페이지 끝에
매장 안에서 손님의 양상은 항상 큰 변화의 흐름 속에 있기에 매장 내부가 과하게 들뜨거나 착 가라앉지도 않은 상태로 유지되도록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처럼 음악과 매장의 소음 그리고 움직임을 유도해야 한다고 적혀 있었다.
밸런스를 잘 잡아가며 일해야 한다는 것은 모든 일에 적용이 될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한다. 사업체의 대표이거나, 한 부서의 대표이거나, 한 작은 사업장의 대표이거나 모두 다른 업무 환경에 처해있지만 그 일을 주도하는 사람은 그 업장의 분위기를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처럼 균형있게 이끌어 나가야 한다.
우리 학원에서도 선생님들과 아이들의 상태나 감정에 세심히 관심을 가지고 함께하는 모두를 이해하고 배려하고 좋은 기분을 가지고 일하고 배울 수 있도록 대표인 나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 때로는 따뜻하게, 때로는 냉정하게, 때로는 엄격하게, 때로는 열정적으로, 그리고 때로는 부드럽게. 그 모든 순간에 진심을 담아서 지휘를 해나간다면 그날의, 그 주의, 그 달의, 그리고 그 해의 모든 일이 균형있게 이루어져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