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고양이들은 내게 어떤 존재인가
우리집엔 너무나 다른 세 마리의 고양이가 동거를 하고 있다. 벌써 12년 째 동거를 하다보니 사람이 고양이인지 고양이가 사람인지 모르게 함께 뒤섞여 살아가고 있다.
지금은 아이들이 나가서 살고 있어 사람 수보다 고양이 수가 많다. 가끔 내가 앉을 의자에 드러누워 비켜주지 않거나 유일한 출입통제를 하는 안방에 머리를 들이밀고 버티기도 한다.
사실 고양이를 주로 돌보는 사람은 우리 남편이라 나는 냥이들과 그냥 동거인에 가깝다. 사람한테도 깊이 빠지지 못하는 난 고양이와의 관계도 나름의 적절한 거리를 두며 지낸다. 하지만 냥이들과 10년 넘게 동거를 하다보니 무심하고 둔한 나도 조금씩 냥이들의 매력에 빠져들고 있는듯 하다. 원래 고양이 보다 개들이 취향에 맞다고 말하곤 했는데, 고양이의 부드러운 관절과 허당끼 있는 치명적인 매력에 빠져들고 나니 이젠 개를 기르지 못할 것 같다.
아들 딸이 각자 나가서 지낸 후로 저녁에 퇴근해서 오면 고양이 세 마리가 나를 맞이한다. 난 한 마리씩 머리를 어루만져 주고 가방을 내려 놓는다. 어느 순간 냥이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어 눈가가 촉촉해지기도 한다. 10년 넘는 시간동안 사람이 아닌 이 아이들과도 정이들어가고 있었구나 싶다. 동물은 동물일 뿐이라던 나였지만 살아있는 생명체와는 같은 공간에서 오랜 시간을 함께하다보면 어떤식으로든 교감을 하게됨을 알게되었다.
나는 어쩌다 냥이맘이 되었다. 그리고 요즘은 고양이를 기르는 인구가 많아졌다. 어쩌다 냥이맘이 된 내게 냥이들은 한없이 고마운 존재들이다. 먹고 살기 힘들고 바쁜 엄마였던 난 늘 딸과 아들에게 미안했다. 엄마의 부재로 외롭고 무서운 나날들 내내 우리 아이들은 냥이들에게 의지하며 성장했다. 그리고 사춘기가 오고 부모와의 소통이 싫었던 시기엔 냥이들이 우리 가족의 연결고리가 되어주었다. 우리 가족에게 냥이들은 관계회복의 도우미가 되었고, 사랑을 표현하는 통로가 되어주었다.
이제 애완동물이 아니라 반려동물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 생명체들은 과연 어떤 의미인지, 우리는 그들과 어떻게 건강한 공생을 할 수 있을지 함께 생각해 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