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달리기 시작했나
그 날의 기억이 선명하다.
학창 시절 이후로 내가 다시 달리기를 시작할 거라 곤 상상도 못했으니까.
몸도 마음도 지치고 내가 인생의 벼랑 끝에 서 있다고 느끼던 시절이었다. 아득히 먼 옛날 같은데 겨우 7년 전의 일이다. 아들의 사춘기 방황이 시작되었고 나는 아이의 인생이 망가진 것 같아 절망과 두려움과 슬픔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몸도 마음도 지치고 아팠다.
모자라고 서투른 엄마였지만 그래도 엄마였다. 엄마는 다시 힘을 내서 아이를 도와주기로 결심했다. 지역 상담사, 교회 목사님, 주변 선배 엄마들을 찾아다니며 조언을 구했고, 사춘기에 관한 책들도 강연들도 찾아서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우연히 행동과 실천의 아이콘이 된 한 청년 작가의 강의를 세바시에서 듣게 되었다. 용기를 내어 그 작가의 블로그에 댓글을 남기고 그가 진행하는 미라클모닝 프로젝트에도 참여를 하게 되었다. 그 젊은 작가 덕분에 나는 사고의 전환을 하게 되었고, 아이의 폭풍 같은 사춘기를 잘 기다려줄 힘을 얻게 되었다. 그리고 그 힘을 얻은 방법 중 하나가 달리는 습관을 갖게 된 것이었다.
처음 모임에 나가서 젊은 사람들이 달린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달리기는 나와는 상관 없는 것이라 생각했다.
“신애님도 달려보세요!”
“에이, 제가요?!”
…
“그럼 마라톤 5키로만 한 번 도전해 볼까요?”
“이왕 하시는 거 10키로를 신청해 보세요. 중간에 포기해도 목표하신 5키로 보다는 더 갈 수 있어요~^^”
그 첫 제안이 나를 달리기의 세계로 이끌었다. 500미터도 쉬지 않고 달리기 어려웠던 나는 6년 이상을 꾸준히 달리는 거북이 러너가 되었고, 달리면서 몸도 마음도 많이 단단해졌다. 오래 꾸준히 달리니 달리기 실력도 조금씩 좋아지고 있지만, 달리기 실력은 내게 그리 중요하지 않다. 달리기가 내 삶을 조금씩 더 풍성하게 만들어 주고 있기에 이제 달리기는 내 삶의 일부가 되었다.
그리고 목표를 200프로로 설정하면 원래 목표보다 조금 더 갈 수 있다는 나의 멘토의 말을 나는 다른 삶의 영역에도 적용 시키곤 한다. 늘 스스로 한계를 정해오던 나였지만 이젠 무엇이든 해보기 전에 포기하지 않는다.
그렇게 우연히 시작했던 달리기는 몸과 마음의 건강, 나의 일에 대한 집중력, 그리고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등 내 삶의 모든 부분에 아주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누군가 걸을 수 있으면 달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만큼 달리기는 지나친 욕심을 부리지 않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운동이다. 달리기가 내 일상의 일부가 된 지금 나는 가장 나 다운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어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