컷오프 당했지만, 난 피니셔!
달리기를 시작한 지 7년,
트레일 러닝을 시작한 지 3년 차
2024년부터 처음 참가하기 시작한
트레일 러닝 대회는
로드 마라톤과는 또다른 매력이 있다.
2024년 부신 종양 제거 수술을
준비하는 1년 동안 몸을 관리하며
달렸다. 처음 산을 달리기 시작했을 때
조금만 오르막을 가도 숨이 차서
걷지도 못하고 멈추어야 했다.
그 해에는 산을 달리는 게 많이 힘들었다. 처음 멋모르고 참가한 치악산 트레일 러닝 대회에서 20키로 정도를 달리고 컷오프를 당했다.
나의 체력의 한계를 마주하며
절망했다. 그래도 포기하는 대신
그 한계를 조금씩 넘어 보겠다는 결심을 했다. 다음 해인 2025년, 부신 종양 제거 수술 후 회복을 하면서, 더욱 열심히 운동을 했다. 달리기만 한 게 아니고 하체와 상체 근력운동을 병행하고, 산에 좀 더 자주 가기 시작했다.
2024년 10월 트랜스 제주 20k,
2025년 4월 동두천 코리아 50k 22k 종목, 9월 치악산 22k, 10월 트랜스제주 62k를 완주했다.
그리고 2026년 4월 동두천 코리아 50k에 도전했다. 그리고 52km 종목을 5분 43초 차이로 OTF(Over Time Finish) 하게 되었다.
CP4부터 피니시 지점까지
엄청 포효하며 왔다.
난생 처음
내 신체 능력의 한계를 넘어서려 몸부림 쳤다. 조금만 더 힘을 내면 시간 내에 완주할 수 있겠다 생각하며 오르막을 만날 때마다 안간힘을 다했지만 양 다리에 올라오는 쥐를 잡지 못했다. 가다가 쥐를 다스리고 또 다시 가기를 반복. 끝까지 희망을 놓지 않고 달릴 수 있는 구간은 최선을 다했다.
1키로 정도를 남겨놓고
앞에 가던 청년들이 걷고 있는 걸 봤다.
나도 모르게
'끝까지 달려봅시다!!'
라고 외쳤다.
돌아오는 답은
'2분 남았어요!!'
그래도 계속 달렸다.
결과는 5분 43초 차이로 OTF(OverTimeFinish).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
응원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완주 기념품과 메달을 받을 수 있었다.
늘 아슬아슬 간단간단하게
완주만을 목표로 하는 느린 주자이지만,
시간에 관계 없이
그 긴 거리와 시간을
끝까지 버텨냈다는 희열이
나를 계속 트레일 경기장으로 이끄는게 아닌가 한다.
컷오프 당했지만
난 피니셔다!!
고도 3400+
거리 53.4km
를 끝까지 완주해낸 완주자!!
13시간 35분 43초
아주 느린 기록이지만
이 시간 동안
난 온전히 나 자신을 마주할 수 있었다.
내가 얼마나 나약한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는
마음의 의지를 가지고 있는지.
나와 조금 더 가까워진 시간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주자 한 사람까지
열렬하게 응원하고 지지해준
코리아 50k 주최측과 스탭 여러분들
덕분에 이 험난한 여정을
많은 사람들이 마다하지 않고
해마다 찾는게 아닐까 한다.
정말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korea50k.
그리고 이 험난한 여정을 기꺼이 함께해 준
남편과 러닝메이트 정숙에게도 감사함을 전한다.
우리~~오래도록 건강하게 함께 달립시다!!^^
@ch_smallthings
@jungsuk_75
같은 컷오프지만
2년 전 치악산에서의 그것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었다.
비록 컷오프를 당했지만
그동안 내가 이렇게 험한 코스를
완주할 수 있는 체력을 만들어 왔다는 것에 감사하고 뿌듯하다. 그리고 앞으로의 가능성을 가늠해 볼 수 있었다.
또다른 시작의 의미가 된 코리아 50k.
너무 힘들어 다시는 돌아보고 싶지 않은 코스라고 생각하며 완주했건만, 내년에 다시 그곳에 설지도 모르겠다는 느낌이 든다. 아직 내 마음을 잘 모르겠지만 왠지 그런 느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