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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een curry Dec 03. 2015

[몬터레이 수족관 & 빅서] 바다 속으로 풍덩

아이들과 함께 하는 곳@캘리포니아


원래는 남미 여행 중에 정기적으로 브런치 글을 발행할 생각이었는데, 정말이지 인터넷이 너무 느려서 사진 업로드가 안 되는 바람에 ㅠㅠ 이렇게 늦게 다시 글을 올립니다. 너무너무 게을러졌네요. 벌써 12월이네요. 다들 감기 안 걸리고 건강하신지요? 


이번에 소개 드릴 곳은 보시다 보면 추울지도 모르지만, 머리는 다소 시원 해지라고.. 캘리포니아 서부의 바닷가에 있는 아름다운 수족관입니다 :) 




많은 사람들이 샌프란시스코에 여행을 오면, 도시만 보다 가는 것 같아서 조금 아쉬운 감이 있다. 그 위로도, 아래로도 얼마나 볼 것이 많은데. 그것도 무려 1-2시간 거리라면, 이왕 여행 나온 것 다 보고 가는 게 낫지 않은지.. 하고 조심스레 추천해 보고 싶다. 오늘 내가 추천하고 싶은 곳은 샌프란시스코에서  2시간쯤 아래로 내려가 있는 곳. 바로 몬터레이에 있는 수족관(Monterey Bay Aquarium)이다. 2시간이면 다소 멀다고 생각될 수도 있는데, 바닷가로 있는 1번 도로를 쭉 타고 오면 풍경도 끝내줄 것이기 때문에 추천!


수족관이라면 다 똑같은 것 아닌가? 하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한다. 나도 물론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이곳을 가보고 수족관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이곳은 조금 다른 곳과 다른 점들이 많다. 


우선 이곳은 세계에서 6번째로 큰 아쿠아리움이다. 그리고 지도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정말로 바닷가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는데, 수족관 건물이 바다와 맞닿아 있다. 말 그대로 바다와 수족관이 이어진다. 이런 수족관은 처음 보았다. 오픈 형식의 아쿠아리움이라니. 그래서  그야말로 이곳 새들이 이 앞으로 날아오고 바닷가에 야생 수달이 헤엄치며 배를 뒤집고 조개를 먹고 있는데 이를 망원경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 얼마나 야생적인가. 


몬터레이 아쿠아리움 해질 녁 풍경(이미지 출처: http://www.montereybayaquarium.org) 


망원경으로 바닷가 쪽을 보면 이렇게 수달이 조개를 먹고 있다. 어찌나 귀엽던지...(이미지 출처: http://www.montereybayaquarium.org)


그리고 많은 해양생물들을 손으로 만져볼 수 있다. 심지어 불가사리나 가오리까지 말이다. 가오리를 만지면 끝에 침으로 쏘지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가오리가 부끄럽게 손 끝을 스윽 스치고 지나간다. 그리고 만져지는 미끄덩 물컹한 느낌. 불가사리도 딱딱할 줄 알았는데, 사실 딱딱한 것, 뾰족한 것부터 부드러운 것까지 정말로 다양하다.  어린아이들은 이런 것들을 만지며 정말  행복해하고 있었다. 


아쿠아리움을 입장하면 정말 희한한 풍경이 펼쳐진다. 바로 대형 횟집 풍경. 횟집 플래카드가 걸려있고, 정말 이게 뭐지? 하는 분위기였다. 한 번은, 심지어 각 해양생물 앞에서 해양생물 먹거리 시식을 하고 있었다. 예를 들면 다랑어 앞에서 참치캔 시식, 해초와 산호초 앞에서 해초와 김으로 만든 요리 시식 등. 이게 뭔가?  어이없어하며  허허하고 웃으며 맛있게 음식을 먹고 다녔다. 알고 보니 멸종해 가는 해양생물들을 보호하기 위한 캠페인이라고 한다. 어떤 해양생물들은 멸종 위기에 있으니 먹지 말고, 어떤 해양생물들을 먹으라는 그런 캠페인. 또 같은 생선 종이라 하더라도, 태평양에서는 풍부한 종이 대서양에서는 멸종 위기 일 수 있기 때문에 꼭 알아두고 구매할 것을 당부하는 표도 나눠주었다. 이런 신선한 방식이라니! 


이 아쿠아리움에서 또 하나 놀랬던 건 모든 생물들이 정말 신나서 활발하게 움직인다는 것이다. 많은 동물원이나 수족관을 가면, 갇혀 있어서 대부분들 움직이지 않고 제자리에서 자는 동물의 모습 밖에 볼 수가 없다. 하지만 여기는 다르다. 엄청나게 신나게 돌아다니는 물고기들과 해파리. 정말 살아있는 바다를 보는 것 같다. 그리고 그들이 있는 엄청난 크기의 수조 통. 큰 수조 통이 두개 있는데, 하나는 10미터 높이에 물의 양만도 130만 갤론. 그리고 또 하나는 세계에서 제일 큰 수조 통이라는데 물의 양이 450만 갤론. 나는 개인적으로 이곳을 너무 좋아라 해서 여기 앞에 한참 앉아서 마냥 바라보게 되었다. 


다랑어 떼가 몰려오자, 작은 물고기들이 큰 물고기의 모양으로 형태를 바꾸었다. 기적 같은 순간. 


아주 큰 바닷거북이 다가와서 두 눈을 똑바로 보며 인사를 하며 지나간다. 나도 안녕!


이 몬터레이 수족관의 또 하나 자랑은 바로 해파리(jelly fish)이다. 엥? 웬 해파리? 인가 싶은데, 정말로 많은 종류의 해파리가 있다. 그것도 엄청나게 큰 수조 통에. 그래서 해파리가 정말 내 옆에 있는 기분이 든다. 발길질을 하며 앞으로 계속 나아가는데 이게 정말이지, 리드미컬한 움직임에 아름답다는 느낌이 든다. 색도 계속해서 변화하는데 내가 마치 자꾸 바다 깊은 곳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느낌이다. 정말 각양각색의 해파리들이 내 곁에서 계속해서 춤을 추는데, 보고 있으면 굉장히 흥미롭다.



아주 큰 수조통에 가득한 해파리를 유리에 기대어서 한없이 바라볼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5억 년 전부터 지구상에 존재해 왔던 앵무조개가 아주 많이 있다. 큰 수조 통을 가득 채울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꽤 많이.  원래 심해에 빛이 없는 곳에 살아서, 공룡이 멸종하던 시기에도 인간이 진화를 해 가던 시기에도 다 계속해서 그냥 조용히 그렇게 그곳에 살아왔다. 그래서 그때의 모습 거의 그대로 있는 녀석. 앞에 뾰족뾰족한 게 촉수라 그걸로 새우나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으며 산다고 한다. 아주 큰 대형 달팽이나 소라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물에 둥둥 떠서 움직이는 모습도 보다 보면 굉장히 귀엽다. 



몬터레이 수족관에는 이것저것 볼 것이 많지만, 볼거리를 남겨두어야 나중에 재미가 더 가득할 테니 수족관에 대한 소개는 여기서 마치기로 한다. 사실 수족관 자체만 보러 이곳에 간다면 조금 아까운 감이 있어, 수족관과 함께 가기에 좋은 곳 또한 소개하고자 한다. 


몬터레이 옆으로는 바로 바닷가이고, 이 바닷길을 따라 US-1 도로가 이어지는데, 이 도로를 따라 쭈욱 바닷가 옆으로 운전을 하며 펼쳐지는 절경이 바로 빅 서(Big Sur)라는 곳이다.  몬터레이 도시의 스페인어 별명이 El sur grande, '아주 큰 남쪽 도시'였다고 하는데, 이 이름에서 유래된 곳이 바로 빅 서이다. 


곳곳에 절경의 드라이빙 코스가 있다. 동해와 제주도 해변가를 섞은 느낌인데, 바다색은 더 맑은 푸른색이다. 


여름철에 가면 제주도 유채꽃 마냥 노란 꽃들이 바닷가 절벽에 만개하여 있고, 이 주위를 산책할 수 있다. 



몬터레이 수족관에서는 해양 생물들을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졌다면, 이제는 바다로 직접 풍덩 들어갈 마음의 준비가 충분히 되어있을 것이다. US-1 도로를 타고 남쪽으로 남쪽으로 가다 보면 오른쪽으로 놀라운 절경이 펼쳐지는데 이곳이 바로 빅 서이다. 도로 옆으로 계속해서 절벽 아니면 해수욕장이어서 어느 곳에나 차를 세울 수 있다. 해수욕장이 있는 곳엔 돗자리 필참이고, 절벽 쪽으로는 가벼운 하이킹을 할 수 있도록 길도 잘 나 있다. 그래서 1km 이건 그 이상이건 원하는 만큼 걸으며 바다를 즐길 수 있다. 


여름철에 가면 이렇게 제주도의 봄철같이 노란 꽃이 만발하기도 하고, 해질녁에 가면 절벽 근처 큰 바위들에 바다표범이나 물개들이 떼로 올라와서 꺼이꺼이 계속 하늘을 향해 울부짖는다. 그 뒤로 석양이 지는 풍경도 본다면 정말 그야 말로 장관이다. 바람도 세고 파도도 꽤 세서 얇은 바람막이 잠바를 하나쯤 가져가도 좋다.  


이제 바다 속으로 제대로 풍덩 하고 빠져볼 준비가 되었는지? 





빅서를 여행하고 싶다면, 돗자리와 간식거리만 가지고 드라이빙 하면 된다. 계속해서 끝없는 해수욕장이 펼쳐져서 아무데나 주차해서 쉬면 된다. 



* 몬터레이 수족관 관련 정보

- 운전 시간: (샌프란시스코 기준) 편도 2시간 반

- 운영 시간: 오전 10시 - 오후 5시

- 관람 소요 시간: 어른들끼리만 보기에는 2시간 반 정도. 아이들이 있는 경우에는 하루 종일 있을 수도.

(매 정시마다 동물 먹이 주는 시간이 있는데, 웹사이트를 통해 미리 확인하고 가면 동물들을 더 자세히 볼 수 있다. http://www.montereybayaquarium.org/animals-and-experiences/daily-shows-and-feedings)

 - 가격: 성인 40불, 어린이 25불 

(샌프란시스코 시티 패스를 통해 사면 꽤 큰 할인을 받을 수 있다. http://www.citypass.com/san-francisco?mv_source=montereybayaquarium


* 빅 서 관련 정보

- 방향: 1번 도로를 따라 몬터레이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면 됨

- 시간: 특별히 어느 지점을 굳이 찍고 가지 않아도 계속해서 장관이 펼쳐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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