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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하게 보세요. 열린 무대 연극, <스카팽>


‘연극 상연 중에 화장실에 다녀와도 됩니다. 옆 사람과 작게 이야기해도 됩니다. 몸을 조금 움직이셔도 됩니다.’ 극이 시작되고 객석의 조명이 어두워지긴 했지만 사물이 모두 식별되는 약간 어두운 정도로 맞춰졌다. 보통의 연극이라면 이 반대다. 극장에 준비된 작품 안내지는 당연하듯 점자 인쇄가 된 것으로 비치되었고 소리와 접촉으로 알 수 있는 무대 모형도 있다.


이 모든 것이 국립극단 2024년 첫 정기 상연 작품인 <스카팽>이 시도하는 ‘열린 객석’이다. 공연계에서 ‘베리어 프리’라는 이름으로 청각 장애인을 위한 자막과 수어 통역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열린 무대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갔다. 코미디극이라 이런 약간 느슨한 관람 분위기가 아주 좋았다.


<스카팽>은 벌써 네 번째 선보이는 코믹 풍자 연극이다. 17세기 프랑스의 희곡 작가 몰리에르 작품으로 임도완이 각색, 연출했다. 이야기 내용의 신분 차이, 출생의 비밀을 동시에 가진 막장이다. 머리 좋은 하인 스카팽은 이런 막장 사이에서 시소 타듯 논다. 지난 시즌보다 풍자는 더 세고 유쾌하다. 명품 백도 나오고 밤양갱 등 인기 가요를 패러디하여 이야기를 전달한다. 스카팽은 더 유들 거리고 몰리에르는 힘을 뺐다. 이번이 첫 스카팽 출연인 이아쌍뜨 역의 이다혜 배우는 정말 사랑스럽다. 수어 연기자분들도 정말 빛났다.


편한 분위기에서 연극을 보고 싶다면 보시라. 스카팽. 완전 재미있고 풍자는 시원하다. <by 혜자>


명동예술극장 ~5월 6일까지


몰리에르 작

임도완 각색 연출

출연 성원 이중현 박경주 이호철 이다혜 안창현 정다연 문예주 이혜미 이후징

악사 구본혁

국립극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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