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과 재미까지 주는 구라의 향연 무용극
결론부터 말하면 굉장히 멋지고 감동적이며 심지어 재미있기까지 한 무용 공연이었다. 무용에 대해선 잘 몰라 관객과의 대화에서 안무가 알렉산더 에크만이 들려준 작품에 대한 설명으로 대신한다.
이하, 알렉산더 에크만의 작품 설명
‘너는 너무 자아가 비대해’라고 얘기를 하는데요. 이런 얘기를 들으면서 사실 저는 자아라는 것이 도대체 무엇인가? 그렇다면 자아라는 것이 실제로 커지거나 또는 줄어들 수 있는 것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봤습니다.
저는 어느 순간 우리 자아가 딱딱하게 굳어져 버리는 순간이 온다고 생각을 합니다. 너무 많은 칭찬과 너무 많은 인정을 계속해서 받게 되면 저 자신도 ‘내가 알렉산 만이다’라고 자아가 비대지는 순간이 오기 마련이죠. 이렇게 굳어져 버린 우리 자아를 부수는 것이 바로 해머, 망치입니다. 망치는 무대 위에 내내 우리와 함께 있었죠.
공연은 일종의 의식으로 시작을 합니다. 무용수들이 다 함께 군무를 하면서 하나가 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와중에 한 여성이 드레스를 입고 등장을 하죠. 처음으로 나타나는 어떤 개성의 한 요소라고 할 수 있죠. 개성과 이타심이 함께 존재하는 것은 굉장히 이상적인 세상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너무 과하게 진행되면서 굉장히 극단적인 모습으로 치닫습니다.
일 막에서 만들어낸 세상은 굉장히 이타적이고 부드러운 동작으로 가득 차 있는, 그래서 무용수들이 서로를 돌보고 서로를 바라보는 세상입니다. 1막 마지막 장면에서 관객은 코앞까지 다가온 무용수로 인해서 선택의 여지없이 이 무대의 일부가 되는 됩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또 이 작품의 장면이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이 작품은 갑작스러운 전환을 맞이하게 되는데요. 무용수들이 관객과 함께 사진을 찍으면서 계속 사진을 찍어달라고 요청하고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는 새로운 반전 이 일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굉장히 아름답고 부드럽고 굉장히 겸허한 모습에서 굉장히 자아도취적이고 굉장히 이기적인 모습으로 바뀌면서 자연스럽게 전환되는 모습을 연출했죠.
돌은 우리가 삶을 구축해 나가고 또 무언가를 건설해 나가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집을 짓는 등 우리는 필요한 것들을 하나하나 만들어 가는 것인데요. 이때 다툼 생기고 이것이 전쟁이 되기도 하죠. 모든 것을 망치고 작품은 처음으로 회귀하지만 무언가가 달라진 것을 발견할 수 있어요.
맨 마지막에는 고양이가 등장을 하는데요. 저는 고양이를 등장시켜서 관객들에게 큰 물음표를 던지고 싶었습니다. 굉장히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저의 목적이었습니다. 그러면 다음 공연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고양이로 변한다는 것인가?라는 의문까지 가질 수가 있겠죠.
아무튼 주말까지 서울 공연은 전석 매진, 부산에서도 한다니 놓치지 마시라. 엘지아트센터의 무용공연은 안 보면 손해다. @lgartscen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