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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쎄이호 Jan 27. 2021

처음을 함께하는 사이, 첫째



나는 장녀다.

엄마아빠의 첫 아이이다.

분명 장녀라서 견뎌야하는 무게감은 존재하지만,

그런 무게들을 가볍게 해주는 사실은

내 인생의 모든 일이 엄마아빠의 ‘처음’ 이라는 것이다.


내가 태어남으로써 

엄마는 ‘처음’으로 엄마가되고 

아빠도 ‘처음’으로 아빠가 되었겠지

사춘기에 말썽을 피울때도

첫 남자친구가 생겼을때도

첫 독립을 시작했을때도


나도 ‘처음’이지만

엄마도 아빠도 자식이 태어나서 부모로써 ‘처음’겪는 일들.

엄마,아빠와 나 이렇게 ‘처음’을 같이하는 것이기때문에

더 싸우기도 더 속상하기도 더 잘하려고 애쓰는 일이 생기는거 아닐까

그런 과정에 지쳐 가끔은 '아 내가 장녀가 아니었다면 이런 과정따윈 없었을텐데' 

생각할때도 물론 있지만


내가 ‘처음’을 겪듯이 똑같은 ‘처음’을 겪는중인

한 여자사람, 한 남자사람일 뿐이라고 인정하면

(심지어 30대를 넘긴 자식은 처음이시겠지)

부모님이 날 이해못한다고 속상해하지 않고

앞으로 다가올 ‘처음’들을 더 의미있게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부모님도 한 사람일 뿐 완벽할 수 없다.


그래서 내 생일이 다른 의미로서 너무 기쁘다.

엄마의 엄마 된 날

아빠의 아빠 된 날인게 

나와 ‘처음’을 함께하고있는 중이라는 사실에

'첫째'라는 사실이 그렇게 좋아졌다.



첫째라 행복합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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