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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향노루 Feb 20. 2022

혼자라고 생각 말기

[사진망상 #2]

FUJIFILM X100F


요즘 회사가 나를 밀어내려 한다. 차오르는 허무로 염세에 빠져 며칠을 세상에 눈을 감았다. 일을 하는 동안만큼은 그 어느 때보다 홀로 버려진 느낌이었다.

 

점심시간, 언제나처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별생각 없이 "하기 싫어서 육두문자를 내뱉으면서도 일단 하기로 결정되면 대충은 못하는 게 한국인 종특"이라고 했다. 누군가가 "본인 얘기 하시는 거예요?"라고 툭 치고 들어온다. 실없이 웃고 말았다. 다들 웃었다.


그 순간 눈을 떴다. 내가 모르는 사이에 나를 살피고 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진짜 나를 알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그 농담 한 마디가 위로가 됐다. 그리고 눈을 감고 있던 며칠간, 사람들이 나를 위해 했던 위로의 말들과 세심한 배려들이 기억났다.


외로움이라는 것은, 내 마음의 문제였다. 역시 사람은 고난을 겪으며 배운다. 이렇게 또 하나 배운다. '고마운 줄 아는 사람'이고 싶다면 혼자라는 생각 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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