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애쓰지 않는 것"에 관한 얘기를 할 기회가 많아졌다. 특히 관계에 대해 더욱 그런 것 같다. 뭔가 잘 해보려고 노력했는데, 더 나은 모습을 공유하고 싶어 했는데, 결과가 마음과 다르게 나타났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그럴 때마다 나도 모르게 비슷한 말을 약간씩의 다른 뉘앙스로 전달했던 것 같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똑같은 얘기였다. "너무 애쓰게 되는 사람들과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건강한 방식이 아닐까요?"라고. 애를 쓴다는 것은 마음에 '부침'이 있다는 의미이다. 다시 말해 자연스럽지 않다는 뜻이 된다. 어떤 식으로든 추가적인 행위가 필요하여 스스로를 설득하는 내적 행위가 동반된다. 그러니 별도로 내적 행위가 수반되는 관계라면 적당히 거리를 두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애쓰지 않는'에서 예외인 것이 있다. 바로 내가 하는 일, 내가 자발적으로 선택한 일과 시간에 대해서는 조금 다른 시각을 지니고 있다. 정확하게 표현하면 '애쓰기를 자처하는 사람'이다. 아마 이런 모습 때문에 '작가님, 혹시 일 중독이세요?'라는 말을 들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그, 왜, 워커홀릭 있잖아요?"라는 말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던 기억이 난다. 마치 일만 하려고 태어난 사람 같은, 일 속에 빠져 생활하는 모습으로 보이는 것 같아 많이 당황스러웠다. 솔직히 마음속으로 아주 잠깐이지만 뜨끔하긴 했었다. 추진력이라는 표현으로 조금 무리해서 밀어붙이는 성향을 가지고 있고, 선택 장애를 가지고 싶지 않아 결정을 내리면 결정을 번복하거나 되돌아보지 않으려고 노력했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것에서 그런 것은 아니지만 어쩌다 보니 그런 모습만 노출된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여기에서 한 가지는 정확하게 짚고 넘어가려고 한다. 나는 노력에 대해서만큼은 최고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농담처럼 던지는 말이긴 하지만 "열심히 했습니다"라는 말은 농담이 아닌 진심이 가득 담긴 말이다. 적어도 일에 대해서 만큼은 너무라고 할 만큼 애를 쓰는 사람이 되기를 희망한다. 잘 해보려고, 잘 해보고 싶어서 말이다. 그러므로 삶에 대한 태도, 일에 대한 나의 생각을 유지하면서 기간을 정해놓고, 개인적으로 달성하고 싶은 목표를 향해 애를 쓰는 사람, 그 모습을 두고 일 중독이라고 얘기한다면 아무래도 인정해야 할 것 같다.
잘은 모르겠지만 나는 내가 60,70이 되었을 때 무엇을 하고 있을지, 조금은 예상이 된다. 모르긴 몰라도 '일'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 일이 출판사 업무일지, 작가일지, 아니면 책방 관련된 일일지, 그것도 아니면 지금으로서는 전혀 가능성이 없어 보이는 것을 선택했을 것이다. 그러고는 열심히, 애를 쓰면서 생활하고 있을 것이다. 지금처럼 혼자 있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고,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에너지를 얻고, 글자와 종이라는 재료를 활용해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있을 것 같다. 지금처럼 그 일에 흠뻑 빠져서 말이다. 나는 오늘도 '일'을 한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더 많이 하기 위해, 너무 애쓰지 않아도 되는 관계를 가진 사람들과 함께 하기 위해, 약간 애쓰며 살아가고 있다. 나는 어떤 나이를 마주하든 '일하는 사람'으로 불리고 싶다. 이왕이면 그것도 '아주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from. 기록디자이너 윤슬
시작할 때의 수준이 최고가 아니어도 괜찮다.
최저라 해도 괜찮다.
하지만 적어도 노력에서만큼은 최고가 되 겠다고 마음먹으면 좋겠다.
그 마음만 지켜 낼 수 있다면 승리할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 best를 버리니 only가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