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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의 그릇/ 돈과 신용, 부의 상관관계

by 윤슬작가

『부자의 그릇』은 '부'에 대한 이야기보다 '습관'에 대한 얘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예를 들어 돈을 바라보는 습관, 돈을 다루는 습관, 부자를 바라보는 습관, 기회를 다루는 습관 같은. 조금 더 단순화하면 생각하는 습관까지도 해당될 것 같습니다. 그런 까닭에 직접적이고 현실적인 '부'에 대한 조언을 기대한 사람들에게 아쉬움이 있어 보입니다. 쉬운 내용으로 전개되는 터라 어려움 없이 읽으면서 약간의 변화, 새로운 관점을 기대하는 분에게는 좋은 입문서가 될 것 같습니다.


에필로그를 읽어보면 '일본에는 '돈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하는 문화가 없다. 그래서 나는 오래전부터 사람들이 돈의 본질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계기를 만들고 싶었다'라는 글이 있습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참 공감했던 부분입니다. 저 역시 돈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것을 교양으로 알았던 사람이라, 이제라도 말할 수 있게 되어, 대놓고 궁금해할 수 있게 되어 안도감이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무엇보다 '돈의 교양'이라는 말이 참 좋았습니다. 그런 까닭에 '부자가 되어야 한다' 혹은 '부를 축적해야 한다'라는 목표는 낯설고 어렵게 다가오지만, '돈의 본질을 알 필요는 있다'라는 메시지에 대해서만큼은 격하게 공감했습니다.


『부자의 그릇』은 은행원이었던 주인공이 친구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크림 주먹밥' 사업을 시작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결론적으로 얘기하면 그렇게 시작한 사업이 순탄하게 나아가는 듯했으나, 3,4호점을 함께 오픈하면서 위기를 맞이하게 되어 결국 도산합니다. 사업 실패로 실의에 빠지는 주인공은 가족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아내와 이혼하고, 아픈 아이도 찾아가지 않고 공원을 배회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주인공에게 조커가 나타납니다. '지금' 따듯한 밀크티를 먹고 싶은 주인공에게 100원을 빌려주면서, 나중에 돈을 많이 벌게 되면 120원을 갚으라는 말과 함께 말입니다. 그러니까 이 책은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주인공이 사업가가 되고, 사업에 실패하는 경험을 마주하게 되면서 방황, 깨달음, 성장을 다루는 소설입니다. 이때 조커는 성장을 돕는, 발전을 응원하는 코치의 역할입니다.


사실 주인공이 경험하는 선택과 결단, 실패와 좌절, 두려움은 사실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우리 모두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결핍에서 오는 것, 풍요로움에서 오는 것까지 자칫 방심하면 휘둘리기 쉬운 우리의 마음을 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 말이 있지요. 돈을 쫓아가지 말고, 돈이 따라오게 해야 한다는, 이번 소설을 통해 저자가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도 비슷해 보입니다.


"부자는 돈을 좇는 사람이 아니라 돈을 부르는 능력을 키우는 사람이다"


저자는 말합니다. 어떻게 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돈을 오래 소유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돈이 나를 따라오게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돈이 나를 찾아오게 만들까, 그 궁리를 하라고 말입니다. 물론 친절하게도 힌트는 남겨두었습니다. 그 힌트를 발견하는 게 『부자의 그릇』을 읽는 진짜 재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본질이든, 교양이든, 가치라고 불리든 어떤 유형으로 분류되어도 상관없으니, 즐거운 마음으로 교양수업에 참여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from. 기록디자이너 윤슬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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