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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건네는 안부가 '눈부신 안부'가 되기를

by 윤슬작가

이번에 소개할 책은 일상생활 속에서 우리가 '행복'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어떤 마음가짐이 필요한지를 알려주는 『눈부신 안부』입니다.


'안녕하세요?'

'어떻게 지내시나요?'


사소하다면 사소한 질문이 이처럼 강렬하게 다가오기는 실로 오랜만인 것 같습니다. 안미옥 시인의 '사람과 사람을 잇는 다정한 마음이 전하는 안부만으로도'라는 추천사에서 알 수 있듯이 삶을 살아내게 하는 동력은 다정함이며, 그 출발은 '안부를 묻는 것'이라고 여겨집니다.


돌이켜보면 그 시절에는, 그럴 수밖에 없는 것들이 있었습니다. '몰라서'라는 말이 무책임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조금만 다정하게 바라보면 그것이 최선이었으며, 최고의 선택이라는 것을 부정하기 어려운 시간이 누구에게나 있었을 것입니다. 부풀려서 생각하고, 이미 확정된 것 이외의 것들에 대해 의문을 가지기 위해서는 세월이라는 흔적이 필요합니다. 그렇기에 감히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러쿵저러쿵 평가할 것이 아니라, 비록 서툴러 보이더라도, 그 순간은 모든 것이 완벽했고,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아차릴 수 있어야 한다고 말입니다. 그 마음에 대한 책이 지난 5월에 출간된 백수린 소설가의 『눈부신 안부』입니다.


자신 때문에 언니가 죽었다는 죄책감을 평생 짊어지고 실아가는 해미.

엄마를 따라 독일 G 시의 이모의 집에서 생활하게 되면서 만난 친구 레나.

레나의 친구이자, 뇌종양으로 시한부 판정을 받은 엄마를 위해 첫사랑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한수.

여기에는 또 한 명의 인물이 있는데, 바로 '우재'입니다.

해미의 대학 동기이자, 제주도에서 옮겨 약사를 살아가는 우재는, 글자 그대도 '해미 바라기'입니다.


해미, 레나, 한수. 우재. 그리고 파독 간호사들.


해미의 이모이자, 해미의 안부를 세심하게 챙긴 행자 이모.

한수의 엄마이자, 책 전체를 이끌어가는 인물이기도 한 선자 이모.

혜나의 엄마인 마리아 이모.

말숙 이모.

모두 한국에서 독일로 건너온 파독 간호사들입니다.


비극적인 상황을 피하고 싶었던 해미.

비극적인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독일로 건너온 파독 간호사들.


낯선 공간에서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떠나온 사람들이 서로에게 안부를 건넵니다. 어제를 보듬어주고, 오늘의 안부를 궁금해합니다. 그렇게 해미와 친구들, 파독 간호사들 사이에 끈끈한 우정이 생겨납니다. 아니, 사랑이라고 해도 좋겠습니다. '선자 이모의 첫사랑 찾기' 비밀스러운 프로젝트를 해결하겠다는 목표를 향해서 말입니다. 비록 거짓말을 해야만 했던 순간이 있었지만, 그로 인해 평생의 죄책감과 부채감을 선물받았지만, 그 모든 것은 '눈부신 안부'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습니다. 보이지 않는 실에 연결된 것처럼 과거와 화해하고, 조금이라도 밝아지는 쪽으로 나아지기를 희망하는 '눈부신 안부' 말입니다.


『눈부신 안부』는 우리가 놓치기 쉬운 '안'부에 대한 잠깐의 멈춤을 희망합니다. 누구도 한 사람에 대해 온전히 알 수 없다는 사실에 대한 깊은 성찰을 요구합니다. 또한 좌절해야만 했던, 실패라고 여겼던 과거에 대해서도 용감하게 '용서'를 제안합니다. 하지만 백수린 소설가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따로 있었습니다. 바로 '삶과 화해하기'. 두려움이나 실패, 좌절의 시간을 강물에 흘려보내고, 소중한 사람들을 기억하는 삶을 향해 나아가는 것, 이것이 기획의도이며, 독자에게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면서 독백처럼, 허공을 향해 조심스럽게 내뱉었던 말을 떠올려봅니다.


"내가 건네는 안부가, 눈부신 안부가 되기를"


from. 기록디자이너 윤슬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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