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에 “궁즉변 변즉통 통즉구(窮卽變 變卽通 通卽久)”라는 글이 있습니다. 다양한 관점에서 해석이 나올 수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궁하면(어려우면, 호의적이지 않으면, 또는 원하면) 변화를 모색하고, 변화는 길을 만들어내고, 길은 원하던 바를 이루게 된다”라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지금껏 걸어온 길을 되돌아봐도 그렇고, 현재 예측하지 못한 문제나 어려운 상황을 마주했을 때 서둘러 서랍에서 꺼내는 문장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혼자 글을 쓰는 일에만 열심이었습니다. 제가 어떤 이름을 가져야 한다면, 글쟁이, 작가면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나 누군가의 마음이나 행동에 호기심이 많아, 인과관계를 밝히고 싶다는 생각에 글을 쓰는 날이 많았는데, 그러다 보니 저도 모르는 사이에 일부를 전체적인 배경으로 판단하는 성급한 글쟁이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아차!’라는 생각이 들 즈음, 주변에서 글을 쓰고, 책을 출간하고 싶다는 사람이 생겨났습니다. 그러면서 생각했습니다. 어떤 것을 가르쳐준다기보다 스스로 어떤 것이 있는지 함께 찾아보는 것이 좋겠다고 말입니다.
제가 지닌 문제를 해결하고, 자신의 바람을 이뤄내기 위해, 2017년 출판사를 창업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단순한 전환점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어쩌면 그때는 ‘전환점’이었을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면 근본적인 변화를 모색했다는 것이 더 옳은 표현인 것 같습니다. 하여간 두렵고, 막막한 생각을 뒤로 한 채 대구에 강의가 있으면 대구에서 듣고, KTX를 타고 서울로 올라가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거기에 이론과 실전은 다를 수밖에 없는데, 저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출판 인쇄 경력이나 경험이 없으니, 하나를 넘고 안도하면 또 다른 문제가 저를 기다리고 있었고, 큰 문제, 작은 문제 할 것 없이 생소한 단어로 둘러싸인 낯선 상황의 연속이었습니다. ‘궁’한 상황이 수시로 벌어진 셈인데요, 그때마다 어떻게 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에 초점을 맞추려고 노력했습니다. 제가 해야 할 게 있다면 직접 발로 뛰는 방식으로, 도움을 받아야 한다면 도움을 줄 수 있는 분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그런 과정을 겪으면서 저는 인생을 살아가는 데 아주 중요한 깨달음 두 가지를 얻었습니다.
“궁하면 변하는구나!”
“변하면 통하는구나!”
익숙한 대로, 해 오던 대로 그대로 가면 좋겠지만, 익숙한 것들과의 결별도 필요하고, 경계를 넘기 위해 용기가 필요하다는 말이 무엇인지 이제 조금 알 것 같습니다. 두려움 가득한 시선으로, 의심 가득하게 바라보았던 것에 대해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최대한 제 삶 속으로 배움을 가져와 볼까 합니다. 그러면 언젠가, 주역의 마지막 구절인 “통즉구(通卽久)”에 대해서도 몇 줄이나마 정리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요.
from 기록디자이너 윤슬작가
#글쓰기 #기록디자이너 #윤슬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