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남은 시간이 10년뿐이라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오늘의 행복을 미래로 미루는 분들, 두려움 속에서도 새로운 시작을 꿈꾸는 분들, 그리고 인생의 의미를 되찾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습니다.
『남은 인생 10년』은 일본에서 80만 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러로, 2024년 4월 우리나라에서 영화로 재개봉된 작품이기도 합니다. 저는 영화를 보기 전에 책으로 만나보시길 권합니다. 책은 슬픔을 그저 슬픔으로만 느끼게 하지 않고, 마음 깊은 곳에서 뜨거운 눈물로 다가오게 합니다.
끝에서 시작되는 이야기
이 책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시한부'라는 설정에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주인공 마쓰리는 스무 살 여름, 의사에게서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습니다. 남은 시간이 단 10년뿐이라는 시한부 판정을 받은 것입니다. 이후 마쓰리는 병실에서 만난 레이크의 죽음을 목격하게 됩니다. "고마워, 미안해, 사랑해"라는 말을 하지 못한 것이 후회된다는 레이크의 고백은 마쓰리에게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마쓰리는 처음엔 사랑하지 않겠다고, 무언가에 애정을 주지 않겠다고, 어떤 것도 좋아하지 않겠다고 결심합니다. 정을 주는 것이 결국 자신을 아프게 하고 상처로 남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중학교 동창인 사나에와 재회하면서, 잊고 지냈던 그림에 대한 열정을 되찾고 코스프레를 시작으로 만화가의 길을 걷게 됩니다. 또한, 동창회에서 우연히 만난 가즈토와의 사랑을 통해, 친구와의 커피 한 잔, 햇빛을 맞으며 걷는 산책, 사랑하는 사람과의 포옹이 얼마나 귀하고 소중한 일인지 새삼 깨닫게 됩니다. 결국 마쓰리는 우정과 사랑을 통해 삶을 완전히 재해석하며, 인생의 의미를 다시 발견하게 됩니다.
시간을 완벽하게 연소하다
그러나 시한부라는 결말을 피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마쓰리는 결심합니다. 남은 시간이 8년, 5년, 2년, 1년으로 줄어들 때마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잘 살아낼 방법을 찾아 나섭니다. 가즈토와의 사랑, 사나에를 위한 웨딩드레스 제작, 밤을 새워 완성한 만화까지, 마쓰리는 주어진 모든 시간을 온전히 불태우며 살아갑니다.
“남은 건 내 마음이 모두 담긴 이 노트를 버리는 일뿐.
남은 시간 3년도 치열하게 살아보자.
가즈토가 내게 가르쳐주었으니까.
삶이 이토록 사랑스러운 것이란 사실을.
죽을 준비는 끝났다.
그러니 지금부터는 온 힘을 다해 살아보는 거다.” (p.311)
책을 읽는 동안 눈물을 삼키려 했지만, 저 문장 앞에서는 결국 참을 수 없었습니다. 죽음을 향한 섬세한 묘사, 살아 있음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다는 고마움이 제게 이렇게 말하는 듯했습니다. "마음껏 살고, 마음껏 사랑하고, 마음껏 포옹하며 살아가세요." 삶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그리고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금 일깨워주는 귀한 기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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