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합니다. 함께 걸어갈 동무님들.

이번에 출간한 신간 <경험주의자>는 저에게 단순한 책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이번 작품을 세상에 내놓기까지 생각보다 긴 시간이 걸렸고, 그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머릿속에 막연히 떠다니던 생각을 땅으로 끌어내리는 일은 예상 외로 어렵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땅 위로 내려온 생각들을 한데 모아 흐름을 만들고, 얼개를 짜는 일은 예상보다 훨씬 오랜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그 이유는, 책의 구상을 시작한 순간부터 지금까지의 삶을 되돌아보는 일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번 책은 제 삶을 설명하는 단어라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지나온 행보, 현재의 모습, 그리고 내일을 상상하는 힘이 이번 작품의 소재이자 주제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마음이 제 발목을 잡기도 했습니다. 원고를 완성하는 과정에서 표현과 형식에 대한 고민이 그 어느 때보다 깊었습니다. 더 많은 독자에게 제 메시지가 온전히 전달되기를 바라는 욕심이 한몫했지요. 저만의 스타일을 유지하는 동시에 단어 하나, 문장 하나에 깊은 의미를 담고 싶었습니다. 지나치게 설명적이지 않으면서도 의도를 잘 드러내고자 하는 마음에, 매일 스스로에게 같은 질문을 던졌습니다.

‘과연 이 정도면 충분한가?’

원고를 마무리하고 디자인 작업과 인쇄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제 마음은 한시도 편안하지 않았습니다. 혹여 전하지 못한 진심이 남아 있지는 않을까? 놓친 부분이나 불필요하게 과한 부분이 있지는 않을까? 끝없이 스스로와 대화를 나누며 긴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책을 출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으며 베스트셀러라는 타이틀까지 얻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저에게 큰 격려와 응원로 다가오고 있음을 고백합니다.

<경험주의자>라는 제목에는 제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경험주의적 태도로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갈 다짐을 담았습니다. 이는 철학자가 되기 위함도 아니고, 누군가를 앞장서서 이끌려는 마음도 아닙니다. 그저 제가 살아오며 경험한 것들에서 얻은 깨달음이 제 삶의 크고 작은 순간에서 스스로를 단단히 세울 수 있게 해 준 버팀목이 되었듯, 다른 이들에게도 작게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더 나아가 이번 책을 통해 비슷한 방식으로 함께 걸어갈 동무들이 많아지기를 희망하는 마음이 조금 있기는 합니다.

무엇보다 베스트셀러라는 수식어는 결코 제가 혼자서 이룰 수 있는 결과가 아닙니다. 이 자리를 빌려, <경험주의자>를 사랑해 주시고, 제 삶과 방식을 응원해 주시는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윤슬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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