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온다는 건 실로 어마어마한 일이다." - 정현종
정현종 시인의 이 문장은 언제 읽어도 마음 깊은 곳에 울림을 남깁니다. 마치 바다가 품은 잔잔한 파도처럼 따뜻한 여운을 주지요. 사람과 사람이 만난다는 것은 단순히 얼굴을 마주하는 일이 아닙니다. 그것은 서로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공유하며 서로의 삶에 흔적을 남기는 순간이라 생각합니다.
지난주에 있었던 <책과 강연> 행사는 바로 그런 만남의 장이었습니다. 책을 사랑하는 사람, 책을 쓰는 사람, 그리고 읽고 쓰는 문화 생태계를 꿈꾸는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였지요. 각자의 방식으로 세상에 흔적을 남기며 살아가는 이들과의 만남이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우리는 저마다의 이야기를 나누며, 자신이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앞으로 제가 지켜나가야 할 태도와 습관을 점검하는 기회가 되기도 했습니다.
<책과 강연>을 꾸려나가는 젊은 두 대표님과의 만남은 제게 큰 영감과 자극을 주었습니다. 그들의 열정과 꿈은 행동과 삶의 태도 속에서 선명하게 드러났고, 그 이야기를 듣는 동안 제 마음은 설렘과 기쁨으로 가득 찼습니다. 함께 걸어갈 동료를 만난 듯한 기분이었지요. 장소와 공간의 제약을 넘어, 새로운 연결의 선을 조금씩 이어가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각기 다른 배경과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하나의 목표를 이루는 일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그 안에 새로운 길을 발견할 가능성이 숨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협업이고, 융합이 아닐까 다시금 정리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익숙한 길에서 잠시 벗어나보기를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새로운 생각과 영감은 종종 작은 움직임에서 시작됩니다. 대개 그 움직임은 누군가와의 만남을 통해 이루어지곤 하지요.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사람들과의 대화는 때로 우리의 자존감과 자신감을 회복시키는 데 큰 힘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것이야말로 정현종 시인이 말한 "사람이 온다는 건"의 참된 의미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사람과의 만남은 언제나 우리의 삶을 더 풍성하게 만듭니다. 서로를 비추는 거울처럼 작용해 자기 자신에게 가장 정직한 질문을 던질 수 있게 하지요.
“지금 나는 어디쯤 서 있는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싶은가?”
from 윤슬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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