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있는 것이 외롭지 않으니까.
비가 오는 날은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다.
왜?
그건 잘 모르겠다.
그냥 언제부터인가 비가 오면
밖으로 나가고 싶어지고
오롯이 나를 느낄 수 있는 곳을
찾게 된다.
내겐, 힘들 때 찾아갈 수 있는
작은 소나무 숲이 있다.
언제든 찾아가면
내가 어떠한 모습으로 서 있든
반겨주고 품어준다.
안개 낀 소나무 숲에 서서
위를 바라보면
내가 서 있는 그곳만큼은
울창한 숲이 되어 나를 감싸준다.
가슴이 뚫리는 소나무 향기와
촉촉한 안개의 보호 안에서
그대로 내게
안전지대가 되어준다.
나는 비 오는 날에
오로지 나만을 품어줄 것 같은
기대와 그리움으로
안개 낀 소나무 숲으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