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문명론 101편 - 취미를 문화로 만드는 사유

반복이 결이 되는 순간

by 사유의 무지랭이

* 취미를 문화로 만드는 사유

<반복이 결이 되는 순간>


[문명은 무엇으로 남는가]


문명은 화려한 성취로 완성되지 않는다.

높은 건물이나 거대한 기술, 강력한 권력이

문명의 전부를 설명하지 못한다.


문명을 결정하는 것은

얼마나 위대했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오래 남겼느냐에 있다.


많은 제국이 강력한 군대와

찬란한 건축을 남겼지만

그 모든 것이 시간이 지나면서 사라졌다.


그러나 어떤 문명은

형태가 무너져도

그 정신과 생활 방식이 오래 지속된다.


문명이 지속되는 이유는

그 문명 안에서 살아간 사람들이

어떤 기준으로 세상을 바라보았는가에 있다.


그래서 문명의 본질은

기술이나 권력에 앞서

사유의 방향에서 시작된다.


[취미라는 작은 사유]


이 관점에서 보면

취미는 단순한 여가 활동이 아니다.


취미는 개인이 스스로 선택한

가장 작은 행동이지만


그 행동 속에는

이미 하나의 사유 방향이 담겨 있다.


사람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반복한다.


어떤 사람은 글을 쓰고

어떤 사람은 음악을 듣고

어떤 사람은 운동을 한다.


처음에는 단지

즐거움에서 시작된 행동이다.


그러나 그 행동이

오랜 시간 지속되면

그 반복은

단순한 취미를 넘어

삶의 일부가 된다.


취미는 결국

개인의 사유가

일상 속에서 나타나는 방식이다.


[기준을 만드는 사유]


사유는 단순히 지식을 늘리는 과정이 아니다.


정보를 많이 알고 있다고 해서

사유가 깊어지는 것은 아니다.


사유의 핵심은

세상을 바라보는 기준을 만드는 것이다.


무엇을 남길 것인가.

무엇을 버릴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형성될 때

사람은 비로소

자신의 판단 기준을 갖게 된다.


기준이 없는 지식은

단지 흩어진 정보일 뿐이다.


그러나 기준이 생기는 순간

지식은 방향을 갖는다.


그 방향은

개인의 생각을 넘어

하나의 생활 방식으로 이어진다.

결국

사유는 세상을 선택하는 힘이다.


[반복이 결을 만든다]


한 번의 행동은 단순한 경험에 불과하다.


그러나

같은 행동이 오랜 시간 반복될 때

그 행동은 패턴이 된다.


패턴이 형성되면

그 사람의 삶에는 하나의 리듬이 생긴다.


그리고

그 리듬이 시간 속에서 축적될 때

그 행동은 단순한 습관을 넘어

하나의 결을 만든다.


결은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시간이 지나면 분명하게 드러난다.


사람의 삶은 결국 그 사람이 만들어낸

반복의 결로 이루어진다.


[결이 문화가 되는 순간]


결이 쌓이면

개인의 행동은 하나의 문화가 된다.


문화는 거창한 계획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처음에는 단순한 생활 방식에 불과하다.


그러나 같은 행동이

여러 사람에게 반복되고

오랜 시간 지속되면


그 행동은

공동체의 생활 방식으로 자리 잡는다.


그때 비로소

개인의 취미는 공동체의 문화가 된다.


문화는 사람들이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반복하며

어떤 리듬으로 살아가는지에 의해 형성된다.


[취미에서 문명으로]


결국 문명은

위대한 사건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문명은

사람들이 무엇을 즐기고

무엇을 반복하며

무엇을 남기는지에 의해 형성된다.


작은 취미는 처음에는 개인의 선택일 뿐이다.


그러나

그 선택이 오랜 시간 지속될 때


그 행동은 개인의 삶을 넘어

하나의 문화가 된다.


그리고

문화가 축적되면

그 문화는 문명의 결이 된다.


문명은 거대한 계획에서 시작되지는 않는다.


문명은

사람들이 반복하는

작은 행동 속에서

조용히 만들어진다.


[검투사와 사유하는 자]


검투사는

칼을 완벽하게 갈고

경기장에 나가지 않는다.


그러나

매일 칼을 간다.


죽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일을 만나기 위해서다.


결투의 세계에서

칼의 날을 남의 손에 맡길 수는 없다.


그 칼은

자신의 생명을 지키는 마지막 경계이기 때문이다.


사유도 그렇다.


생각의 날을

남의 이론이나 지식에 맡길 수 없다.


사유하는 자는

스스로 생각의 날을 벼린다.


묵묵히 칼을 가는

검투사는


시간 속에서

생각을 벼리고

사유를 축적한다.


문명은 단 한 번의 승리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세대를 건너

층을 이루며 쌓일 때

비로소 지형이 바뀐다.


그래서 검투사의 칼은

살아남고자 하는 자가

직접 갈아야 한다.


오늘의 삶을 벼리는 것은

내일의 삶을 벼리는 것이다.


* 클로드 누가로(Claude Nougaro)


툴루즈 <Toulouse - Live à l'Olymp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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