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로하 나의 엄마들

by 사유독자

1900년대 초, 조선의 가난과 불안 속에서 살아가던 젊은 여성들은 한 장의 종이를 건네받는다.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에서 일하면 집도 마련하고, 가족도 도울 수 있다.’
너무 좋아 보이는 말 한 줄. 그러나 그 뒤에 어떤 현실이 기다리고 있는지는 아무도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는다.

이민선이라는 이름조차 생소한 시대, 그들은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 하나로 배에 오른다.
낯선 바다 냄새, 비좁은 갑판, 그리고 서로의 얼굴을 살피며 묻어두었던 두려움.
그렇게 수천 킬로미터를 건너 도착한 하와이는 ‘약속된 꿈’보다는 훨씬 더 날카롭고 거친 세계다.

사탕수수 농장은 하루에 몇 번이나 손에 물집이 터지는 고된 노동의 연속.
결혼을 약속받았다던 상대는 사진과 전혀 다른 인물.
언어도, 문화도, 누구의 도움도 없는 땅.
하지만 살아야 했다.
조선에서 가져온 건 작은 짐 꾸러미와, 스스로를 지켜내야 한다는 마음뿐이었다.

여성들은 서로에게 손을 내밀며 가족이 된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는데도, 같은 이국 땅에서 상처받고 붙잡고 일어서며 ‘엄마들’이 된다.
누군가는 아이를 지키기 위해 세상의 편견과 싸우고,
누군가는 다시 공부를 시작해 자신의 길을 찾고,
누군가는 오래 묵은 한과 외로움 속에서도 묵묵히 일하며 가족을 일으킨다.

이 책은 그런 여성들의 이야기다.
하와이라는 낯선 땅에서 서로의 등을 붙이고 버티며,
조선의 딸이자 이민자이자 어머니로서 살아낸 사람들.
이름 없이 지나갔을지도 모를 삶들을 하나씩 불러내어,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우리의 역사’를 조용히, 그러나 깊게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