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를 다시 꺼내보기로 했다

“다시 시작해도 괜찮아, 내 안의 나에게”

by 사유독자


한때는, 나를 꺼내놓을 여유조차 없었다.
엄마로, 아내로, 누군가의 조력자로 사는 일이 너무 익숙해서
“나는 누구지?”라는 질문은 자꾸만 뒤로 밀렸다.

결혼 20년 차.
그 사이 많은 일이 있었고, 감정의 골이 깊어질 때도 있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는 서로에게 동지가 되었다.

같이 버티고, 같이 견디고, 같이 아이들을 키워냈다.
말이 많지 않아도, 이제는 눈빛만 봐도 통한다는 게 어떤 건지 알겠다.
이제 와서야 깨닫는다.
‘사랑’이 꼭 설레는 감정만은 아니라는 걸.
어쩌면, 가장 깊은 사랑은 지나온 시간을 함께 기억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오늘 다시 나를 꺼내보기로 했다.

아이들의 진로를 함께 고민하며 알게 됐다.
나는 누군가의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방향을 제시해주는 일을 참 좋아한다는 걸.
듣고, 읽고, 분석하고, 말해주는 것.
그게 곧 나다.

그래서 오늘, 나도 나의 다음을 고민해본다.
아이들을 위해 쏟았던 시간의 일부를
이제는 나를 위해 써도 괜찮지 않을까?

조용히 나를 응원하는 남편이 있다.
나의 진심을 제일 먼저 알아봐주는 아이들이 있다.
그리고 마침내, 나도 나를 알아봐주기 시작했다.

“나는 지금, 다시 시작하려 한다.”
“조금 늦었지만, 내가 진짜 좋아하는 일을 찾아가려고 한다.”
“그리고 그 길이 누군가에게 작은 희망이 되었으면 좋겠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어쩌면 나처럼
늘 ‘다음’을 위해 자신을 미뤄둔 사람일지도 모른다.

이젠 우리도, 우리 자신을 꺼내보자.
충분히 애썼고, 충분히 멋졌다.
그리고 앞으로도 괜찮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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