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끄적인 글은 비공개
몇 달 전,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스타벅스가 생겼다. 드라이브 스루 인 매장이라, 주말 장거리 여행을 떠나기 전에 두어 번 들려 커피를 테이크 아웃한 게 전부였다.
나는 오랜 시간 동안 목적 없는 글을 쓰지 못했고, 혼자서도 편안한 장소가 있었으면 했다. 블로그를 만들어 놓고 채우지 못한 글이 마음속에 켜켜이 쌓여 두서없이 쏟아져 나오곤 했기에 스스로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곤 했던 것이다.
그렇게 오늘, 책 몇 권과 노트, 볼펜, 맥북을 가방에 구겨넣고 이 곳을 찾았다. 2층짜리 건물로 매장은 꽤나 넓고 좌석도 많았지만 어느 새 사람들로 가득 찼다. 혼자 오든, 둘이 오든, 여럿이 오든- 그들 대부분은 이내 혼자가 되었다.
2층으로 올라와 커다란 창문이 있는 테이블 옆에 자리를 잡았다.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시키고 가져온 책을 몇 장 읽다가 흥미가 돌지 않아 그만두었다. 내 뮤직 리스트를 공유하지 않음으로써 혼자만의 파티션이 쳐졌고, 이내 스스로에게 외면당했던 수많은 생각들이 키보드 위로 쏟아졌다.
사실 난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글을 쓰고 싶었다. 아쉽게도 생각처럼 되진 않았다. 무심코 타이핑한 메모장에는 아무에게도 읽힐 수 없는 마음이 그대로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 글이 이 글은 아니다.)
혼잡한 스타벅스에서 혼자가 되고 싶은 사람들, 그 속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나. 어쩌면 이곳에선 누구에게도 읽히지 않을 글들만 쓰게 될 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묵혀뒀던 생각들이 다 나오기를...
꼭꼭 숨어있어 나조차도 몰랐던 그 마음까지-
모두 다 찾게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