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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결 Dec 12. 2015

관계에 대하여

S와 나의 인간관계를 비교하면서 느낀 것

불과 몇달 전, 별 이유없이 그냥 몸도 마음도 힘들었던 그런 시기가 있었다. 특히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속에서 뭘 어떻게 해야할 지 몰라 그로 인한 고민들로 복잡했었다.


여고시절, 그러니까 대학에 입학하기 전 친구들과 많은 이야기들을 나눴다. 다양한 대화 주제 중에서도 우리들의 최대 관심사는 바로 '친구' 였다. 공부도 뭣도 아닌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관계를 맺고 그 관계를 유지해나가는 것. 이게 바로 우리들의 최대 관심사였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대학 친구는 그냥 밥만 같이 먹는 친구라던데?" 라는 말을 가장 많이 주고받았다.


그랬던 나는 대학에 와서 새로운 친구 S를 사귀었고 함께한 지 어느덧 벌써 3년이 넘었다. 아마 내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 대해 고민을 하기 시작했던 게 S와 나의 인간관계를 비교하면서부터 였던 것 같다.


이런저런 활동을 많이 하는 S와는 달리 난 그저 학교와 집만 왔다 갔다 하는 그런 조용한 아이였다. 난 학교에서의 대부분의 시간을 S와 함께 했다. 같이 수업을 듣고, 공부를 하고, 밥을 먹었으며 심지어는 집까지 가는 방향 마저 같아서 지하철에서도 함께였다.


나와 함께하는 그 시간들 속에서도 S는 참 많은 사람들과 함께였다. 강의실을 이동하다가도, 밥을 먹으러 가다가도 S는 아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고 그들에게 인사와 더불어 약간의 안부(?)를 물으며 짧은 대화들을 나눴다.


그렇다고 S가 엄청 활발한 것은 아니며, 내가 아주 소심하거나 조용한 것도 아니다. 그저 난 예전부터 소수의 사람들과 깊은 관계를 유지하는 걸 나의 관계론(?) 으로 삼았었기에 굳이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알고 그들 모두와의 관계를 유지해야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었다.


지금 나와 관계를 이루고 있는 사람들과도 충분한 시간을 보내지 못하고, 한 명 한명 일일이 챙기기 바쁜데 굳이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관계를 맺어야 할 필요가 있을까 싶었다.


인관관계에 있어서 틀린 것은 없다. 사람마다 성격도 취향도 다르고 뭐 이런 저런 요인들에 따라 개인차가 존재하기 마련이니까. 그래서 내가 틀렸다거나 S가 틀렸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그리고, 공감을 느꼈던 배우 공효진의 인터뷰.


저도 낯가리는 사람이거든요.

2, 3년 사이에 더 심해졌구요.

지금은 최고에 달해있어요. 낯가림이

이제 더 이상 누군가와 친해지려 노력하는게 귀찮아졌고

그게 너무 에너지 소비가 크다는 생각이 들었고

왜 내가 그래야 되지? 하는 생각이 든게 2년, 3년 전인데

뭐가 됐든, 어쨌든 일단은 시작을 한 번 해 볼 거에요.

577 프로젝트 중, 배우 공효진의 셀프 카메라 영상

잘 할 수 있을 지는 잘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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