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화된 브랜드 경험에서 프리미엄이 시작된다.
프리미엄 마케팅에 대한 이야기를 펼치게 된 계기는 이런 질문에서였다. 럭셔리, 패션, 뷰티 브랜드를 광고주로 두는 패션 잡지사를 거쳐 쉐이크쉑 국내 론칭과 5호점까지의 마케팅을 펼쳐오며 자주 듣는 질문이었다.
지인들이 물어보는 ‘그런 브랜드들’은 무엇을 말하는 것이었을까? 고급스럽고 화제가 끊이지 않으며 약간은 비싸고 색다르며 기존의 문법과 차별화된 방식으로 자신의 가치를 알리는 이른바 프리미엄 브랜드를 지칭하는 말이었다. 럭셔리라고 혼용해 말하는 사람도 있었고 비싼 브랜드, 잘 나가는 브랜드 등 일컫는 수식어는 저마다 달랐지만 공통적으로 궁금해하는 브랜드의 위치를 따져보면 ‘프리미엄 브랜드’였다.
그런 프리미엄 브랜드의 마케팅 실전을 모아서 책 <탐나는 프리미엄 마케팅>을 내게 되었고 브런치 독자들과 함께 그중 일부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뉴욕에서 온 프리미엄 버거 쉐이크쉑. 첫날 오프닝 행사의 열기는 정말 뜨거웠다. 33도 폭염이 깔린 강남대로는 행사 시작 전에 이미 사람들로 꽉 찼다. 전날 밤 10시부터 지방에서 올라온 첫 번째 고객을 시작으로 이른 아침부터 벌써 줄이 길게 이어져 있었다. 예상을 뛰어넘는 취재진이 몰렸고 수많은 카메라 앞에서 모든 관계자들과 고객이 하나가 되어 행복한 오프닝 행사를 치렀다. 사실 한 매장에 하루 4,000여 명 이상 고객이 몰리는 것은 쉐이크쉑 오픈 사례에서도 드문 일이었다고 한다.
프리미엄 브랜드의 공통점은 고급스럽고 화제가 끊이지 않으며 약간은 비싸지만 분명히 돋보이는 브랜드였다. 자신만의 색다른 문법으로 차별화된 가치와 독특한 브랜드 체험을 만들어 가는 프리미엄 브랜드는 오래갔다. 또한 럭셔리 브랜드와 달리 프리미엄 브랜드는 희소성을 추구하지 않는 것 같았다. 특별한 가치를 지니지만 누구나 한 번쯤 시도해볼 수 있는 제품의 가격대와 상대적으로 쉬운 접근성을 추구하고 있었다. 그렇게 하여 시장 크기를 폭넓게 가져가고 브랜드가 오래가는 힘을 갖고 있었다.
럭셔리와 프리미엄이라는 모호한 경계선을 가르는 요소는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가격적인 측면에서 쉽게 구분해 보자면 이렇다. 동일 제품군에서 시장 평균 가격의 30퍼센트 이상의 가격을 인정받는 제품을 업 마켓 Upmarket 브랜드, 두 배 이상의 가격을 인정받는 제품을 프리미엄 브랜드라고 한다. 그리고 5배 이상 또는 그 이상 비교할 수 없는 가격을 형성한 브랜드를 럭셔리 브랜드라고 부른다.
두배 이상 가격을 인정받는 제품이
프리미엄 브랜드
프리미엄 마케팅은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을 만드는 것이다.
프리미엄 마케팅은 단순히 프리미엄 브랜드를 마케팅하는 것이 아니다. 프리미엄 마케팅은 차별화된 가치와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어내기 위해 기획부터 론칭, 판매에 이르기까지 전 영역에 걸쳐 차별화된 마케팅 관점을 녹여내고 돋보이도록 만드는 과정이다. 브랜드마다 내세우는 프리미엄 가치는 모두 다르지만 하나의 공통점은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기존에는 가격이나 품질, 성분 등을 집중해 마케팅해왔다. 하지만 프리미엄 마케팅은 약간 다르다. 브랜드에서 느껴지는 무형의 이미지, 디자인, 브랜드 가치와 철학, 구매 및 소비 과정 등 소비자가 브랜드를 접하는 모든 접점에서 타사에 비해 돋보이는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브랜드를 프리미엄으로 가르는 핵심 요소가 되었다.
프리미엄 브랜드는 고객이 굳이 웃돈을 내고 구입해야 할 프리미엄 가치가 제대로 전달되고 선택되도록 정교하고 똑똑하게 기획하고 설계해야 한다. 그 브랜드를 갖고 싶도록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보여주어야 하며, 탁월한 가치를 세련되게 설득해야 한다. 또한 근사한 브랜드 철학을 올곧게 담아내야 한다.
사실 살아가는 데 굳이 없어도 되지만 있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그 프리미엄 가치를 만드는 것은 어렵다. 프리미엄 브랜드 마케팅은 종합 예술을 통해 프리미엄 가치를 시각화하고 특별한 체험의 과정으로 연결시키며 지갑을 열게끔 마음을 뒤흔들어야 하는 난이도 높은 작업이다.
사실 럭셔리 브랜드를 한 세대에 완성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프리미엄 브랜드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모두 현재 서 있는 그 자리에서 프리미엄 마케팅을 시작해 볼 수 있다.
다행히도 우리가 생각하는 프리미엄 브랜드가 대개 10년이 안된 브랜드가 많다. 그 시작은 어쩌면 소소하지만 진정성 있게 브랜드 가치를 만들어 오다 보니 어느덧 프리미엄의 반열에 오른 브랜드가 대부분이다.
우리의 고민은 궁극적으로 ‘내가 하는 일을 어떻게 잘 알릴 것인가?’, ‘어떻게 좀 더 높은 가치를 만들어낼 것인가?’와 연결되어 있기도 하다. 인턴에서부터 CEO까지, R&D 개발에서 생산까지, 디자인 단계에서 판매까지, 작은 동네 식당에서 대기업까지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좀 더 좋게 만들고 널리 알릴지 고민한다. 예전에는 제품과 서비스를 마케팅해야 하는 시대였다면 이제는 기획단계부터 마케팅을 고려해 만들어야 한다. 우리 모두가 각자의 영역에서 프리미엄 마케터가 되어가는 여정을 앞으로 월요 매거진 <탐나는 프리미엄 매거진>에서 함께 펼치고자 한다.
<탐나는 프리미엄 마케팅> 북 트레일러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