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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 호 Jun 25. 2020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인생은 이상과 현실 사이를 오가는  핑퐁게임

 어떤 종류의 일에 종사하고 있건 무엇인가를 추구하는 삶을 살다 보면 어느 지점에선 반드시 이러한 내면의 질문과 맞닥뜨리게 되는 순간이 온다.

현실적으로 생각할 것인가.
힘들더라도 이상을 추구할 것인가


 초등학교 교사다. 교실에서 아이들과 생활하다 보면 이런 생각이 하루에도 수십 번씩 마음을 흔든다.


세상은 그렇지 않은데 내가 너무 밝고 긍정적인 면만 바라보도록 유도하는 것은 아닐까? 이렇게 험한 세상에서 아이들이 살아갈 수 있도록 예방주사를 좀 놔줘야 하는 것은 아닐까. 이상적인 이야기가 의미 없는 외침이 되어 아이들에게 닿지 못할 이야기로 다가가진  않을까. 나는 과연 내가 하는 말들의 10분에 1이나 실천하면서 살고 있는 것인가. 그렇다면 교사라는 이유로 아이들 앞에서 이런 말을 할 자격이나 있는 걸까? 나중에 아이들이 성장해서 현실은 배운 것과 다르다며 원망하면 어떡하나. 선생이라 세상 물정 모르는 소리만 한다는 세상의 비난은 어떻게 감당해야 할까...


현실 세상에 살고 있는 이런 친구들이 나를 무섭도록 다그치는 순간에는 '여왕의 교실'에 나오는 고현정만큼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세상살이의 팍팍함과 험난함은 일러줘야 하는 것은 아닌지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아이들의 발달 수준이 다양하다는 것을 생각하면, 어느 정도라는 것이 대체 어느 정도까지 인지 감을 잡을 수가 없을 때가 더 많지만.

  

 현실을 알려주는 것. 세상이 아름답기만 한 곳이 아니라는 것. 학교에서 배운 것과 실제 세상은 다르다는 것. 물론 알려줘야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이상을 말하고 올바른 것을 이야기해야 하는 것이 교사의 존재 이유이자 해야 할 일이며 세상이 기대하는 바라고 생각하며 다시 한번 스스로 정신무장을 하려 한다. 비록 현실과 이상은 다르지만 이상을 외치는 사람이 하나 둘 늘어가면 언젠가 이상이 현실이 될지도 모르니까.


세상은 그렇게 발전해왔고
교육은 희망을 노래하는 것.


 이렇게 사는 사람이 하나 둘 늘어나면 점점 '현실'이라는 단어가 가진 극복 불가능하다는 부정적인 뉘앙스가 조금씩 옅어지진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며 오늘도 아이들에게 어려운 이야기를 건네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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