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격세지감이라는 말이 피부에 와 닿는 것처럼 직접적으로 느껴질 때가 있다. 언제 이렇게 세상이 변했지? 세상 참 좋아졌다는 이야기는 듣기에 따라 옛것을 잊지 못하고 변해가는 세상에 대한 비아냥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오늘은 변화한 것을 진심으로 마음에 들어하며 긍정의 뜻으로 쓰일 때에 한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이러한 변화는 호주제 폐지나, 페미니즘, 특정 세대의 가치관 변화와 같이 시대정신이나 트렌드 같은 정신적인 부분에서 일어나기도 하고, 마천루나 4차 산업혁명 같은 기술적 진보를 접할 때 느껴지기도 한다.
변화라는 것은 사회 전방위에 걸쳐 넓게 퍼져 우리가 눈치채지 못한 사이 우리의 삶 속에 깊숙이 뿌리내리고 있는 경우도 있고, 그리 널리 알려지진 않았으나 특정한 개인들에게만 영향을 끼치는 국소적인형태로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다.
누군가는상가 내부와 길거리에서 담배 피우는 모습을 볼 수 없게 된 것, 주 5일제의 시행, 초등학교에서 중간 기말고사가 사라진 것처럼 제도적인 변화에서, 누군가는 끝없이 높게 올라가는 초고층 건물, 자동차에 추가되는 전에 없던 옵션들,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대결 같은 기술의 진보를 바라보면서, 또 다른 누군가는 욜로와 힐링, 파이어족이나 딩크족의 확산 등 사람들의 인식 전환에서, 서로가 각기 다른 것을 바라보며 천지가 개벽하는 것과 같은 변화의 물결을 체감하고 있을 것이다.
최근 나에게도 세상 좋아졌다는 말을 실감했던 사건이 하나 있었다.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한 후에 무슨 글을 쓸까 고민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예전에는 그냥 문득 떠오르는 것들을 적어놓는 형식이었다면 이제는 쓰기 위해 무언가를 떠올리는 형식으로 바뀌었다.
주로 운전하며 글감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운이 좋으면 주제가 불현듯 떠오르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시간은 떠올리려 애쓰며 보내곤 한다.
헌데 생각은 연기와 같아서 잠시 피어올랐다가 이내 사라져 버린다. 그 짧은 순간을 놓치지 않고 서둘러 기록해 두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운전 중엔 휴대폰을 만지면서 쓸 수가 없으니 말하는 것을 글자로 기록해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요즘 같은 시대에 당연히 그런 기능이 휴대폰 어딘가에 숨어있을 것이라 생각했다.유튜브를 통해 찾아보았더니 구글 드라이브를 이용하는 법, 녹음된 음성파일을 텍스트로 변환시키는 법 등 정말 다양한 방법이 존재하고 있었다. 내가 생각한 것은 이미 세상 어딘가에 누군가가 마련해두었다는 말을 다시 한번 실감하며 여러 가지 방법을 파악하던 중 가장 쉽고 간편한 방법을 찾았다.
등잔 밑이 어둡다고 했던가,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카카오톡에 내가 원하는 기능이 있었다.대화 상대와 채팅을 열고 자판을 켜면 마이크 모양의 아이콘이 있는데 그 마이크를 누르고 말을 하면 음성을 인식하여 텍스트로 바꾸어주는 기능이 카톡에 있었던 것이다. 대학원에서 배웠던 자연어 인식 기술이 이렇게 정확하고 빠르게 우리 삶 속에서 구현되고 있다는것을 몸소 체험하게 된 순간이었다.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기술이었을 테지만 나에게는 뒤늦게서야 도달한 셈이다.
세상 참 좋아졌다. 운전하며 더 빠르게 기록할 수 있는 유용한 기술을 알게 되어 마음이 들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