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만 지켜도 부자가 될 수 있다

- <돈의 심리학>, 모건 하우절

by 선홍


저도 부자가 되고 싶습니다. 아무렴, 그렇고말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을까요?

비트코인이니 부동산이니 요즘, 아니 작년에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저처럼 주식이나 부동산에 무지해 재미를 보지 못한 사람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꼈을 것입니다. 다시 폭락하는 상황이 되니 '것 봐라, 안 하길 잘했지', 하고 가슴을 쓸어내리는 상황의 연속들. 대체 언제까지 이래야 할까요?


무턱대고 부자가 되고 싶다는 마음을 품기에 앞서 제 '욕망의 사이즈'를 가늠하는 일부터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자본주의에 휘둘리고 농락당하기 좋아하는 인간입니다. 무슨 말인고 하니, 지름신이 자주 강림하시어 멀쩡하다가도 스트레스를 소비로 풀게 만들죠. 그렇지만 외제차나 명품백, 강남의 주상복합 아파트에 살고 싶은 욕심은 없습니다.


뭐, 부모님이 물려주시겠다면 넙죽 엎드려 받겠지만 그럴 부모님도 없죠. 그걸 갖기 위해 죽어라고 일하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삶보다는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취미도 즐기는 삶을 살고 싶어요. 제 욕망의 사이즈에 맞추려면 집 한 채는 있어야겠고, 월세나 이자 같은 것이 들어올 수 있는 작은 부동산 정도 있으면 되겠어요.

'내 그럴 줄 알았어! 욕심 없는 척하면서 말이야, 그게 제일 갖기 어려운 거잖아!'라고 하신다면 할 말 없네요. 두 채 말고, 딱 한 채 씩만 있으면 되는데... 어떻게 안 될까요?

욕심 많지만 욕심 없는 제 욕망의 사이즈에 맞춰 봤을 때, 무리하고 공격적인 투자는 맞지 않는 것 같았어요.

예측 불가능한 시장 흐름에 몸을 맡겨 파도를 타면서 밤에 잠을 설치는 삶도 싫고요.


코로나가 오기 직전, 은행 직원의 권유로 작게 ETF를 하나 들었다가 팍팍 내려가는 속 쓰린 경험을 했었어요. 다행히 시간이 지나자 약속한 이자까지 받고 종료했었지만 그 시간 동안 제가 느꼈던 건 흥분보단 불쾌함이었죠.

내가 어떻게 해 볼 수도 없고, 뭣 때문인지도 모른 채 내 돈이 오르락내리락하는 걸 보는 기분이 진짜 별로였어요.

아, 투자가 내 성격에 별로 맞지 않구나, 그럼 난 큰돈 벌 가능성이 없는 인간인가, 탄식이 절로 흘러나왔죠.

그러던 중에 이 책을 만났습니다. 모건 하우절이라는 투자 전문가가 쓴 <돈의 심리학>이라는 책이에요. 돈을 잘 버는 방법이 주식이나 부동산 공부하는 법이 아니라 사람의 심리를 아는 것이라니요? 이 책에 소개된 다양한 사례들은 저자의 말에 설득력을 줄 뿐만 아니라 재미도 있으니 꼭 한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무엇보다 이 책 읽기를 잘했다고 생각한 이유는 위에서 언급했던 제 불안들을 말끔히 씻어주었다는 점입니다. 미국의 투자전문가라는 사람이 강요하는 얘기가 '새마을 운동',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의 시대를 살았던 제 부모님의 말씀과 별 다를 바 없다는 점이었어요. 저축 이자가 말도 안 되게 내려가고, 월급보다 투자의 가치를 부르짖는 이 시대에 말이죠.


이 분이 강조하는 것은 결국 '저축'입니다.


'중요한 것은 기대치를 낮추고 내가 가진 것보다 낮은 수준의 생활을 하는 것이다. 소득 수준이 어떻든 상관없이 독립을 좌우하는 것은 저축률이다.


'오늘 내가 살 수 있는 것을 사지 않을 때 부가 만들어진다.

이게 내가 밤에 잠자는데 도움이 될까?라는 기준은 모든 금융 의사결정에서 누구에게나 최고의 이정표다.'라는 말들에 정말 공감하며 읽었습니다.


저자와 그의 아내는 잘 사는 것처럼 보이는 것에 관심이 없을 뿐 아니라 버는 것보다 못 사는(?)것 같아요. 그럴싸하게 보이는 삶에 돈을 낭비하기보단 저축을 하죠. 그 돈이 결국 자유를 선사할 테니까요.


'돈이 주는 가장 큰 배당금은 네 시간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능력이다. 네가 원할 때, 원하는 일을,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사람과 함께, 원하는 만큼 오래 할 수 있다는 사실은 그 어떤 고가의 물건이 주는 기쁨보다 더 크고 더 지속적인 행복을 준다.'


부동산, 주식에 대한 공부도 해야겠으나 숫자 감각이라곤 없는 나 같은 사람도 저축을 열심히 하면 원하는 부를 가질 수 있다는 말이네요. 물론 성숙한 저자와는 달리 여전히 갖고 싶은 것은 게 많다는 것이 문제지만요.


값비싼 외제차를 몰고 다녀봤자 사람들은 당신을 우러러보는 게 아니라 차만 본다고 말하면서 그런 것에 돈을 쓰기보다 모으라고 합니다. 내 시간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행복한 삶을 위해.


제부터 남의 게임을 따라 하지 말고 나에게 맞는, 내 욕망에 맞는 게임을 하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