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 나이 드는 법이 새로워진다

<아직 오지 않은 날들을 위하여>

by 선홍


어느새 반백살이 된 것도 황당한데, 곧 환갑이 된다고 생각하면 기가 막힙니다. 사람은 쉽게 안 바뀌기에 내 정신 수준과 욕망, 성격은 그대로인 채 나이만 먹습니다. 나이 먹는 사람들은 다 동감할 거예요.


아, 달라진 것이 있네요. 엄마로서, 동시에 자식으로서, 며느리로서 해야 할 의무와 책임, 주변의 기대는 더욱 높아집니다. 나는 여전히 철없는 사춘기 아이 같은데 말이죠.


환갑에 잔치를 했다는 것은 60살이면 꽤 오래 살았음을 축하했던 시대의 유산입니다. 바쁘게만 살던 삶에서 슬슬 주변을 정리하고 돌아볼 여유를 가져야 할 시간이 되었다는 뜻이죠.

그러다 유례없이 오래 사는 시대에 맞닥뜨리게 되었습니다. 주변의 70대 어르신분들을 봐도 외모도 젊을 뿐 아니라 빌딩 청소든 뭐든 건강이 허락하는 한 경제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노인의 정의도 이제 달라져야 할 것 같아요. 출산율이 급속도로 낮아지는 현 추세라면 불과 몇십 년후엔 중년과 노인이 경제활동 인구가 될 테니까요.


오래 살게 되었으니 삶의 속도도 조절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한 가지 목표에만 올인하여 내달리다간 달성한 후에 긴 시간 동안 공허함에 시달리게 될지도 모르죠. 성취하고 싶은 목표도 있지만 취미도 있고, 취미가 목표가 되기도 하고, 또 다른 취미를 가지기도 하고... 취미와 덕질 전성시대가 될까요.

이전 시대가 빠르게 고속도로로 달리는 삶이었다면 이젠 국도로 구불구불가는 속도의 삶이 맞을지도 모릅니다.


결혼하는 나이는 더욱 늦어지고, 한 사람과 6, 70년 사는 것보단 결혼은 두 번하는게 기본인 시대가 될지도 모르죠. 빨리 왔으면 하는... 으흠흠.

혼자 사는 경우의 수도 많아지고, 직장을 다니다가 그만두고 자영업자, 프리랜서가 되거나 백수의 시기를 경험하는 사람들도 많아지겠죠. 우리가 겪을 사회문제를 먼저 겪는 일본은 노인 범죄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하고요.


많은 변화를 가져올 예측 불가능한 100세 시대, 우린 대체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아직 오지 않은 날들을 위하여>의 저자 파스칼 브뤼크네르는 '과학기술이 늘려준 것은 수명이 아니라 노년이다'라고 합니다. 쌩쌩한 상태로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병도 오래 앓게 되었으며 건강한 상태의 생존기간은 늘지 않았다고 하죠.

주변의 어르신들을 봐도 무릎이 아프지 않은 사람이 없어 똑바로 걷는 분이 거의 없고, 치매며 다양한 질병을 달고 살아 요양원, 요양병원 등을 전전하시죠.

행복한 노년을 위해선 '내려놓음'이 아니라 정반대로 좋아하는 일, 할 수 있는 일을 최대한 늦게까지 하라고 합니다.

'생의 마지막까지 사랑하고, 일하고, 여행하고, 세상과 타인들에게 마음을 열어두어라. 흔들림 없이 자기 힘을 시험하라.'


재밌는 것은 노화를 늦출 방법은 욕망의 역동성 안에 머무는 것뿐이라고 합니다.

'중년 이후의 주책맞은 행각이 우습거나 추잡스러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서서히 무덤이나 소독약 냄새나는 병원으로 들어가는 것보다는 낫지 않은가? 관습에 도전하는 것보다 짜릿한 게 있을까?'

역시 프랑스인다운 지성인이시죠?


성공한 삶보다는 자기를 실현하는 삶이 중요하다, 목표를 달성한 상태는 대단한 자부심을 불러일으키지만 방황은 끝났고, 이제 지지부진할 수밖에 없는 삶이라고 합니다. 움직이는 상태가 우리를 살게 한다는 것이죠.

계속 미래를 살고 싶다면 일부러 성공을 늦춰야 할 판입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반백살임에도 꿈을 이루지 못한 것에 조급해할 것이 아니라 여전히 꿈이 있다는 것에 감사해야겠습니다. 꿈을 다 이뤄버린 후 좀비처럼 나이 드는 것보단 이루지 못한 꿈이 있어 긴장하고 분투하며 사는 게 낫지 않을까요?


그러다 실수로 꿈을 이뤄내 버리면 어떻게 하냐고요? 또 다른 꿈을 꾸면 되죠. 사실 나이 들수록 꿈꾸는 일이 줄어듭니다만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잃지 않고, 아이처럼 경탄의 눈으로 바라보려고 노력 중입니다. 그 노력이 또 다른 꿈을 꾸게 할 것이라 믿거든요.


'많은 나이'의 기준은 무엇입니까?

7,80대 할머니들은 50대에게 이제 뭔가 좀 알만한 나이, 한창 꽃필 시기라고 합니다.

마지막까지 일하고 노래합시다. 건강염려증에 걸려 죽지 않으려고 발악하다 사는 법까지 잊어버리지 말고, 세상과 부딪혀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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