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에게 들려주는 투자 레터 (11) : 마무리의 중요성
올해 아시안 게임이 드디어 끝났다. 메달 여부를 떠나 최선을 다했던 선수들 모두 존경의 대상이다. 종목마다 활약하는 선수들을 보면 나도 모르게 손에 땀을 쥐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극적인 연출이 기대되기도 하고 실제 나타나기도 하기 때문이다.
특히 역전승과 역전패가 주는 짜릿함과 아쉬움은 항상 여운이 크다. 그리고 이 결과가 주는 교훈도 크다.
이번 게임에서도 예외 없이 역전승과 역전패는 나타났다.
“축구 한일 결승전 2:1 짜릿한 역전승”
역전승은 처음에는 패자로 끌려다니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결국 패를 승으로 바꾸어 낸 결과물이다. 즉, 한 골을 먹든 두어 대를 얻어맞든 처음엔 내가 대미지를 입고 시작한다는 뜻이다. 사람이든 집단이든 일단 대미지를 입으면 정신적으로 위축되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위축되는 상황에서도 집중력을 유지해 동점을 만들어내고 끝까지 집중하여 결국 승리까지 얻어 냈기에 다른 승리보다 훨씬 많은 에너지가 소모된다 하겠다. 하지만 그만큼 더 극적이고 감동적일 수밖에 없다. 역전승은 그런 집념과 집중력, 꾸준함이 결과로 나타난 사례라 하겠다.
“세리머니 하다 0.01초의 역전패... 탄식 부른 한국 롤러 남 3000m 계주 은메달”
반대로 이번 게임 중 보았던 역전패는 유종의 미의 중요성, 마무리의 중요성을 일깨워준 사례였다. 우리나라 선수가 이긴 거나 다름없다고 생각하여 결승점 근처에서 세리머니를 하는 동안 뒤따라오던 2등이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그 결과, 0.01초 차이로 금메달의 주인은 순식간에 바뀌고 말았다. 세리머니 한답시고 두 팔 벌리고 있던 우리 선수는 그 짧은 찰나 경기 내내 쏟아부었던 에너지를 한순간에 물거품으로 만들고 말았다.
항상 마무리가 중요하다. 다 끝났다고 생각할 때 끝난 것이 아니라 실제로 끝났음을 확인해야 끝난 것이다. 일을 하다 보면 마무리할 즈음에 나도 모르게 처음의 긴장감은 온데간데 사라지고 몸과 마음이 느슨해지곤 한다. 손발도 따라 느려진다. 하지만 그때를 기회로 삼아 아웃풋을 만들어내는 누군가도 있다. 투자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시장이 좋을 때 탐욕과 자만심에 눈이 멀어 대충 던지듯 투자에 임하다가 큰돈이 묶이거나 잘못된 대상에 투자하면서 순식간에 역전패 당해버리고 시장을 떠나는 경우도 있다.
반면에 시장이 어두울 때 시장을 외면하거나 등지지 않고 오히려 집중하고 파고들면서 역전의 기회를 놓치지 않는 사람도 있는 것 같다. 나 역시 투자활동이나 사회생활을 하면서 잘 나갈 때 역전패 당하는 빌미를 만들고 있진 않았는지, 반대로 상황이 좋지 않다 하여 고개 숙이고 있는 사이 역전승 할 수 있는 수많은 기회를 그냥 흘려버리고 있진 않은지 되돌아보게 된다.
정상에 도달할 때 경착륙을 조심하고, 바닥을 기고 있을 때 상승할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준비해야겠다. 투자나 일상생활 속 삶이나 매한가지인 것 같다.
스포츠는 승패를 떠나서 보고 듣고 느낄 게 참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