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hrer haben vormittags Recht.
동료선생님들과 함께 친목을 다지는 일종의 '세미나'에 다녀왔다. 2박3일의 일정인데 쉬는날 일하려니 무척이나 가기 싫었다.
장소는 굽이굽이 올라가는 검은 숲 한 가운데, 마치 헨젤과 그레텔이 길을 잃을 법한 곳.
세미나는 정말 지루하고 힘들었지만, 그래도 학교 외에서 동료 선생님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니 생각보다 즐거웠다. 물론 대화의 절반 이상이 학교 관련된 이야기였지만..
세미나 일정은 2박3일 내내 같았다.
아침 - 강의 - 점심 - 휴식 - 강의 - 저녁 - 노래부르기
앗, 뭔가 추가 설명이 필요 한 듯 하다.
아침에는 빵, 시리얼 그리고 커피 (차가운 음식 Kaltes Essen)
점심 빵, 샐러드 (차가운 음식 kaltes Essen)
저녁 따뜻한 음식, 스파게티나 밥 등 (warmes Essen)
나는 이번 세미나 내내 주방에서 일을 도왔는데, 음식준비가 너무 간단해서 기꺼이 도왔다.
한국 음식이었다면 굉장히 번거로웠을 식사들이 그냥 타타탁 착착 전부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었다. 샐러드는 그냥 씻어서 자르면 그만이고, 빵도 자르면 그만 그리고 저녁에 스파게티나 밥도, 면이나 밥을 솥에 끓이고 소스도 채소 넣고 한솥 끓이면 끝.
참으로 한식은 손이 많이가고 정성이 많이 들어가는 음식임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아 여담이지만, 다들 내가 한국식으로 음식을 대접해주면 헤엑! 하면서 감동받는다. 간단하 볶음 요리나 찜 요리도 여러가지 반찬들로 인해 임금님 수라상처럼 그들의 눈에는 보이기 때문이다. 허허 적은 힘으로 많은 칭찬과 이득을 본다 (날로먹는 인생..)
만약 엄청난 요리고수님들이 여기서 음식솜씨를 뽐내신다면 다들 뿅 갈것이라 장담한다!
마지막 집으로 오는 길, 나는 교장쌤과 함께 차를 타고 내려왔는데 나는 역시나 기회를 놓치지 않고, 다음 학기 일정은 어떻게 되냐 이건 어떻게 하냐, 저건 어쩌냐 등등 질문을 쏟아냈다.
인성이 좋은 교장쌤은 귀찮고 사소한 질문들에도 일일이 답변해 주었다. 운전을 하면서도 불구하고 멀티태스킹이라니! 경이롭다!
한참을 얘기하던 중 꼬불거리는 길로 인해 한 동료선생이 멀미를 호소했다. 그리고 머지 않아 다른 선생도 함께. (원래는 나도 멀미를 엄청 하는데, 이 날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하지 않았다! 질문세례를 했기 때문일까?)
한참을 커브길을 돌다가 직전도로로 진입하니 다들 기운이 돌아오는지 한마디 한마디 하기 시작하였다.
나는 갑자기 궁금하여 "교장아, 운전자로서 멀미는 안해?" 하니, "운전하면 자동차랑 한몸이 되서 안 어지러워. 함께 타는 사람들에게는 이 길이 고역인 걸 나도 알고 있어!"라고 했다.
그리고 말한다.
이 여정을 팀워크에 비유할 수 있어.
내가 운전하는 건 팀의 리더, 함께 차에 탄 너희는 팀원이라고 보면 돼.
목표는 같지만, 어려운 상황에서 리더가 팀원들을 신경 쓰지 않고
속도만 내면 모두 힘들어져.
반대로 팀원들의 상태를 살피고 템포를 맞추면,
어려움도 함께 해결할 수 있지.
크~ 교장은 괜히 하는게 아닌가 보다. 진짜 멋있다!
우리는 항상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하고, 책임감을 동반한 직업이다 보니 때때로 고집이 세지고, 자신이 아는 대로만 행동할 때가 많다. 그래서 함께하는 사람들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내 템포에 맞춰 빠르게 나아가는 실수를 저지르기도 한다.
독일에서 교사는 오전에는 늘 옳고 오후에는 늘 쉰다는 말이 있는데, 이 말은 단순한 유머처럼 들리지만, 사실 우리는 팀워크를 이루기 위해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Lehrer haben vormittags Recht und nachmittags frei.
교사는 오전에는 늘 옳고 오후에는 늘 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