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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나비 Mar 01. 2022

편리함에 안주하다 보니…

습관의 무서움

    

    제가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려보기 시작한 건 남동생에게 아이패드를 선물 받고부터입니다. 아이패드를 그냥 OTT나 유튜브 보는 용도로만 사용하는 게 아까워 어떻게 활용해볼까 생각하다가 좋은 애플리케이션들 중에 그림 그리는 프로크리에이트를 알게 돼서 장난 삼아 그리기 시작한 게 이제 1년 가까이 되어가네요. 

    프로크리에이트는 참 좋은 앱이라고 생각해요. *그.알.못 이었던 사람들도 브러시, 색상, 화면 설정 등 기능이 다 갖추어져 있어서 앱만으로도 쉽게 뚝딱 그릴 수 있도록 되어있거든요. 특히 그리다가 실수가 나왔을 경우 일일이 다 지우지 않아도 터치만으로 쉽게 되돌릴 수 있는 게 참 좋은 기능인 것 같아요. 그림 초보라 수시로 실수하는 저에게는 정말 없어서는 안 될 정도로 자주 사용하는 모션 기능입니다. 

    하지만 습관은 참 무서운 거 같아요. 한 번은 종이에 그림을 그릴 일이 있었는데, 프로크리에이트로 그리던 게 손에 익어 신중하게 그리지 않고 쉽게 쓰윽 그리고 실수하니 저도 모르게 손으로 툭툭 종이를 건드리고 있더라구요. 하하하. 혼자 있어도 밀려오는 민망함이란... 

    편리함에 익숙해져 몸에 배어버린 습관의 무서움. 이런 편리한 기능들에 안주하다 어쩌면 되돌릴 수 없는 일들을 마주했을 때의 신중함을 잃게 될까 봐 조금 씁쓸하기도 합니다. 


    앞으로는 좀 신중해봐야겠습니다.


*그.알.못:그림을 알지 못한다 의 줄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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