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슈나비 Jan 06. 2023

이 편지를 부치기 전에

P.s _ 내 하늘이 진 그날


2022년 11월 4일 저녁
11년 3개월, 11살
나의 하늘에 작은 별이 지다


2011년 8월 1일. 흑진주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새까만 털에 나이와는 어울리지 않게 다듬어진 새하얀 수염을 한 작디작은 아기 슈나우저 한 마리.

그런 아기 슈나우저가 설명할 수 없는 운명에 이끌려 한 가족에게 입양되어 성견이 되고, 병들어 아픈 노견이 되기까지의 기간, 11년.


영원할 것만 같았던 그 작은 슈나우저의 삶이 마치 여름 밤하늘의 별처럼 짧은 빛을 다하고 지고 말았습니다.

서툴디 서툰 나를 반려인이라 선택해주고 나를 그의 전부라 믿어준 소중한 내 반려견.

11년 3개월이라는 짧은 삶을 이름처럼 반짝 빛나다 떠난 내 친구 별.


지금 나의 하늘엔 별이 없습니다.

그저 빛 한 점 보이지 않는 공허한 어둠 속을 허덕일 뿐입니다.

별빛을 잃은 슬픔에 싸여 여전히 별을 그리워하고 별을 쫓습니다.

부디 그 별에 내 그리움이 닿기를…

아주 자그마한 목소리라도 전해지기를…

그간의 마음을 담아 편지를 띄워보려 합니다.




이 편지가 저와 같이 별을 잃은 사람들에게, 어둠에 허덕이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길 바라고 또 바랍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