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고속도로를 달리다 노래 때문에 휴게소에 들리는 신기한 경험을 했다. 무심코 라디오를 들으며 운전하는데 들리는 이 노래의 정확한 가사가 궁금해서 운전에 집중할 수가 없었어. 주차하고 가사를 허겁지겁 찾아봤더니 로이킴이 직접 작사 작곡 했더라.
로이킴을 보고 많은 아줌마들이 '저런 아들 하나 있으면' '우리 딸이 저런 남자 하나 데려왔으면'하는 생각을 한단다. 준수한 외모에 달달한 목소리를 가진 가수는 많지만 작사 작곡 능력도 어느 싱어송라이터 못지 않다. 다니는 대학의 성적도 우수하기까지. 많은 아줌마들이 탐낼(?)만 하다.
아빠는 로이킴 목소리에 대해 할 말이 많아. 목소리가 참 희안해. 이중성이랄까. 목소리의 안쪽은 따뜻함이 느껴지고 그것을 감싸고 있는 바깥쪽은 서늘함이 느껴진다. 이런걸 소리반 공기반이라고 해도 될지 모르겠네. 로이킴의 소리는 따뜻함을 지니고 있고 공기는 서늘함으로 둘러싸고 있는 느낌이야. '봄봄봄' 이라는 노래는 소리의 따뜻함이 느껴지고 '사랑은 늘 도망가'를 들어보면 서늘한 공기의 느낌이 좀 더 다가온다. 따뜻함과 서늘함이 함께 공존하는 느낌 참 매력있지 않니? 우풍많은 한겨울에 따뜻한 아랫목에 이불 뒤집어 쓰고 있는 느낌말이야.
https://youtu.be/To3bzDBH6yA
나를 사랑하는 법은 어렵지 않아요
지금 모습 그대로 나를 꼭 안아주세요
우리 나중에는 어떻게 될진 몰라도
정해지지 않아서 그게 나는 좋아요
남들이 뭐라는 게 뭐가 중요해요
서로가 없음 죽겠는데 뭐를 고민해요
우리 함께 더 사랑해도 되잖아요
네가 다른 사람이 좋아지면
내가 너 없는 게 익숙해지면
그때가 오면 그때가 되면
그때 헤어지면 돼
너를 사랑하는 법도 어렵지 않아요
한 번 더 웃어주고 조금 더 아껴주면
우리 사랑하는 법도 어렵지 않아요
매일 처음 만난 눈빛으로 서로를 바라봐 주면
남들이 뭐라는 게 뭐가 중요해요
서로가 없음 죽겠는데 뭐를 고민해요
우리 함께 더 사랑해도 되잖아요
네가 다른 사람이 좋아지면
내가 너 없는 게 익숙해지면
그때가 오면 그때가 되면 그때
그때 그때
네가 원하든 말든 널 잡을 거고
내가 더 이상 지쳐 걷지 못할 때
그때가 오면 그때가 되면
그때 헤어지면 돼
그때 헤어지면 돼
이 노래 가사를 음미해보면 노래 속의 연인은 서로 사랑하는 방식에 대해 정한 느낌이 드는구나.
나를 사랑하는 법은 어렵지 않아요. 지금 모습 그대로 나를 꼭 안아주세요. 너를 사랑하는 법도 어렵지 않아요. 한번 더 웃어주고 조금 더 아껴주면 우리 사랑하는 법도 어렵지 않아요. 매일 처음 만난 눈빛으로.....
19금 얘기를 또 꺼내야겠구나. 스킨십에 있어 기쁨을 느끼는 몸의 부분은 사람마다 다를거야. 내 방식대로 열심히 터치했다 해서 상대방이 기뻐하는 것은 아니지. 오히려 거북함만 느낄수 있어. 서로를 위하는 마음도 마찬가지 아닐까? 어떤 사람은 하루에도 몇번씩 전화와 메세지로 관심을 표현해줄때 사랑을 느끼고 또 어떤 사람은 그것을 불편해하고 간섭으로 느낄수도 있어. 어떤 사람은 말없이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에 사랑을 느끼고 어떤 사람은 따뜻한 말에 더 없는 행복을 느끼는 사람도 있어. 이걸 어떻게 아냐고? 지난 글에서도 얘기했잖아. 물어보라고. 그리고 요구하라고.
아빠의 경우를 얘기해줄게. 아빠는 엄마가 말을 예쁘게 해줄때 사랑을 느껴. 아무리 잘 챙겨줘도 말을 억세게 하면 아빠는 영.......그리고 가끔씩 자유를 줄 때 큰 사랑을 느껴. (아빠는 아빠가 원하는 사랑의 방식을 엄마에게 요구했다.)
참, 좋아하는 방식을 얘기하는 것도 좋지만 싫어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 더 중요할 수도 있어. '나는 다른 건 다 참아도 이런 건 못참아' 뭐 이런 거 말이야. 미리 말해두면 얼마나 좋으니. 엄마는 이것에 초점을 맞추었다. 아빠에게 담배와 술은 제발 끊으라고 했었거든. 아빠는 둘 다 절대 못 끊으리라 생각했었어. 근데 되더라. 엄마가 무섭긴 무서워.
연애는 사랑과 환희의 순간을 주는 만큼 '이것이 깨어지면 어떻게 하나'라는 불안한 마음도 함께 준다. 그래서 확실함, 불변성을 원하게 되지. 아이러니하게도 불안을 주는 요인에 대한 확실함을 갈구할수록 불안은 더 커진다는 거. 상대방이 확실함을 요구할수록 답답함을 느끼는게 사람이야. 구속처럼 느껴지잖아.
'우리 나중에는 어떻게 될지 몰라도
정해지지 않아서 그게 나는 좋아요
정해져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는 과정을 건너뛰고 결과를 챙기고자 하는 마음이 숨겨져있다.그러나 사랑의 묘미는 결과에 있지않고 과정에 있다는 것을 잊지 마라. 만약 사랑이 정해져 있다면 그 과정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도 없어질 가능성이 많아. 이런 속담있잖아.
다 잡은 고기에게는 밥을 주지 않는다
이게 가능하다면 뭐가 더 필요할까? 결혼 22주년을 앞둔 아빠 엄마가 아침에 일어나서 '오, 처음보는 분이 내 옆에 누워계시네. 오~ 놀라워라' 쉽지않지. 그러나 이런 마음을 품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해. 오늘 보이는 나무가, 꽃이, 부는 바람이 처음 느껴보는 것 같으면 얼마나 좋겠니.
너의 여친이 너를 처음 만난 눈빛으로 바라봐주게 하는 방법이 있어. 니가 어제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어 있으면 된다. 아빠 경험으로 이건 충분히 가능할 것같아. 어느날 상대를 봤더니 예전과는 다른 사람이 되어 있는거야. 물론 좋은 방향으로. 그러면 처음 본 눈빛까지는 아니어도 새로운 눈빛으로 너를 바라봐 줄거야.
그래서 아들아, 그런 사람을 만나렴. '더 나은 내가 되고 싶다'는 마음을 들게 하는 사람말이야. 그런 사람을 어떻게 알아보냐고? 그건 니 마음이 알아볼거야. 그런 사람을 어디서 찾냐고? 음. 그건 모르겠다.
이 노래의 가사는 ~할때가 되면 그때 헤어지자고 한다. 그런데 서로 사랑해주는 법을 알고 한번 더 웃어주고 더 아껴주고 처음 만난 눈빛으로 바라봐주는 이 커플이 과연 헤어질까 싶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