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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성창 Jun 17. 2018

연애와 스킨십 - 아바(ABBA) '안단테 안단테'

봄이 완연하구나. 그렇게 춥더니 어느날 부터인가 땅기운과 바람에서 봄이 깃드는 것이 느껴지는구나. 철(계절)이 바뀌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이 '철 드는 것'이라더니 아빠도 이제 철 좀 드나보다.
 
 봄과 연애는 왠지 잘 어울리는 것 같아. 봄바람, 꽃, 화사함, 5월의 향기......너에게 이런 심오한 얘기를 하게 되다니. 심오한 얘기란 19금 이야기지.
 
 마음이 먼저냐 몸이 먼저냐는 것은 철학에서부터 의학, 심리학같은 학문적 논쟁거리이기도 하고 실용 분야인 리더십, 자기계발에서도 주장이 엇갈리기도 한다. 요즘은 통섭, 융합의 시대라 마음과 몸이 다 중요하고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는 방향으로 큰 주류를 이루고 있기도 하다.
 
 연애에 있어서 마음이 먼저냐 몸이 먼저냐 질문을 하면 단순한 듯 단순하지 않은 쟁점이라는 것을 알게돼. 연애, 사랑...... 당연히 마음이 먼저일거 같잖아. 사랑하는 마음이 중요하지 사랑하는 대상이 상대의 몸이라니 왠지 천박스럽고 도덕적이지 않은 느낌까지 든다. 
 
 그런데 실제는 몸이 먼저라해도 과언이 아니지. 애인과 남(여)사친의 구분 기준은? 스킨십없는 사이를 연인 사이라 할 수 있을까? 아빠가 많은 대학생들과 대화하며 은근슬쩍 물어보는 것이기도 해. 애인과 친구의 구분 기준은 뭐니? 라고 물어보면 대학생들의 대답은 한결같아. 스킨십의 유무.
 
 아빠 엄마의 경우도 연애를 시작한 날을 꼽으라면 손잡은 날이야. 엄마는 아빠의 손을 잡아보고 연애를 결심하게 되었단다. 아빠의 거친 손을 잡으며 '이런 손이라면 처자식 굶어 죽게는 안하겠네'라고 생각했단다. (그때는 손잡으면 결혼할 가능성이 많던 시절이었다) 아마 엄마는 저 거친 손이면 무슨 일이라도 척척해내리라 확신하셨나봐. 단편을 보고 지레 짐작하는 것은 위험하다. 아빠의 손은 거칠기만하거든. 벽에 못 하나 못박고 형광등도 어떻게 갈아끼는지 모르는 손이었다.
 
  나는 너의 여친이 참 궁금하다. 내가 왜 궁금하냐고? 내 며느리 후보일 가능성이 많으니까. 니가 여친이 생기면 잘해줘야지 라는 뜬금없는 생각을 하며 혼자 웃기도 한다. 여친 생기거든 얼른 신고해라. 용돈이 올라갈 수도 있다.
 
 이 편지를 쓰며 뇌리에 스치는 노래가 있다. 아바의 '안단테, 안단테'. 이 노래를 처음 들은게 1980년, 아빠가 초등학교 6학년때로 기억한다. 아바의 수많은 히트곡 중에서 나는 이 노래를 유별스럽게 좋아한다. 느낌이 뭐랄까 바람이 솔솔부는 오솔길을 천천히 산책하는 느낌. 실제 가사는...... 아 이럴수가. 이렇게 야한 노래였다니.
 https://youtu.be/vANsx3pL8mo  


 
 1980년이면 거의 40년 전이다. 그때 우리나라에서의 성은 감추는 것이었고 금기시 되는 것이기도 했다. 그 시절 외국에서는 이렇게 개방적이었다는 것이 새삼스럽다.
 
 아빠가 아들에게 연애와 스킨십을 말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언젠가 꼭 한번은 '까놓고' 얘기하고 싶었다. 스킨십은 손잡는 것부터 음...... 연인과의 오붓한 밤(이걸 뭐라 표현해야 하나)까지도 의미하는거야. 니가 남자이고 아들이어서 하는 얘기는 아니야. 니가 딸이었어도 마찬가지야. 
 
 그룹 아바(ABBA)가 가르쳐주는 스킨십 노하우를 한 번 볼까?
 
 스킨십의 진도, 니 마음보다는 천천히, 천천히 

너도 알겠지만 안단테(Andante)는 템포를 의미하는 음악용어다. 굳이 해석하자면 '천천히 걷는 정도의 빠르기'를 의미하는 것이지. 
 

사람의 심장박동수와 비슷한 빠르기가 모데라토(Moderato)야. 심장을 사람의 마음으로도 표현을 하잖아. 스킨십의 진도가 니 심장의 박동수보다는 조금 더 느린 안단테(Andante)이기를 바란다. 물론 젊은 니 마음은 프레티시모(Prestissimo)를 달려가겠지만 느리게 걸음을 걷는 속도로 천천히 손을 잡고, 어깨를 감싸주고 팔짱도 끼고 입맞춤 그리고 쩜쩜쩜
 
  

실제 스킨십도 천천히, 천천히 

이건 뭐 쩝. 아바(ABBA)가 아빠의 마음을 대신해주는구나.
 
 어렵게 생각 말고, 천천히 해 줘요.
 여름날 저녁에 부는 산들 바람처럼 날 부드럽게 어루만져줘요.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느리게, 천천히 느낌이 커지도록 해 주세요.
  
 당신의 손끝으로 부드럽고 가볍게
 어두운 밤의 벨벳처럼 부드럽게 몸을 느끼게 해주세요. 나의 영혼을 어루만져 주세요.
 어떻게 하는지 알고 계시잖아요. 천천히, 느리게. 이제 나와 함께 천천히...
  
 나는 당신의 음악,  나는 당신의 노래죠.  
 
 내가 노래하고 소리내게 해 주세요. 
 천천히, 서서히 나의 세상을 조심스럽게 걸어 보세요. 느리게, 천천히..
 오, 제발 날 실망시키지 마세요.
  
 마치 수천 마리의 나비가 있는 느낌처럼 당신 눈 속에 가물거리는 빛이 있네요.
 제발 아무런 말도 하지 말고 계속 해 주세요. 느리게, 천천히 날 기분좋게 해 주세요.

 
  

데이트 폭력 

 한국에서는 데이트 폭력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성인여성 80% 이상이 데이트 폭력을 경험한다고 한다. 데이트 폭력에는 언어적 폭력과 신체적 폭력이 있다. 신체적 폭력에는 상해, 성폭력까지...... 입에 담기도 힘들고 싫구나. 신체적 폭력은 언어적 폭력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길거리를 가다보면 연인으로 보이는 청춘들이 아무렇지 않게 욕설을 내뱉는 모습이 보인다.   그게 친밀감의 표현이기도 한것처럼 자연스럽고 유쾌하기도 하다. 그러나 절대 그러지 마라. 경박해 보일뿐 아니라 언어적 폭력이 신체적 폭력의 출발이라는 점을 잊지 마라. 신체적 폭력은 장난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때리는 시늉도 하지마라. 흉내가 실제가 된다는 것은 진리중에 하나다. 정말이야. 시늉도 하지마.
 
 데이트 폭력은 스킨십의 빠르기와도 무관하지 않을것같다. 스킨십 진도를 너무 빠르게하려 하거나 실제 스킨십에서 너무 서두르는 것이 화를 부를 수 있지. 스킨십은 사랑의 표현이기도 하지만 상대를 배타적으로 소유하고자 하는 욕구도 더 크게 만들어서 미움, 원망의 출발점이기 되기도 해. 
 

물어봐 

스킨십에 있어서 중심은 여친이어야 한다. 남녀 차별은 안되지만 차이는 엄연히 존재해. 스킨십은 몸의 문제이기도 하잖아. 몸은 마음의 다른 표현이라고도 한다. 여성들은 몸과 마음 모두 섬세하다.
 
 아담이 이브에게 그랬듯이 너의 여친을 '뼈중의 뼈, 살중의 살'처럼 아끼고 사랑해 주어라. 어떻게 하는 것이 그렇게 사랑해 주는거냐고? 물어봐! 여친한테. 스킨십도 적절한 합의가 있으면 좋을거 같아. 서로 어떻게 진도를 나가고 실제 상황에서는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은지 물어보고 합의하는 거지. 대신 주의해야 돼. 찌질한 남자로 보일수도 있고 무드를 깨는 진상이 될 수도 있거든. 이럴때 필요한게 센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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