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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성대 Aug 15. 2018

내가 교육업을 하는 이유

#13

그냥 두면 자연히 흘러갈 세상의 모습을 

'운명'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면 교육은 

이미 정해진 것 같은 '운명'에 

'변수'를 만들어낼 거의 유일한 방법이다


사람은 어린 시절

자신이 보고 듣는 세상을

하나씩 하나씩 자기 안에 더해가며

자신만의 세상을 만들어 나간다


즉 한 사람이 어린 시절에

보고 듣고 느낄 수 있었던 최대치가

그 사람의 세상 전부라는 뜻이다


그 세상은 주로

어린 시절 부모, 친구, 이웃, 동네, 학교, 학원, 온라인이

보여주었던 모습들로 이루어져 있을 거다

신기한 것은 그 모습들에 따라

아이들이 하고 싶어 하는 것

'꿈'이 서로 다르게 결정된다는 것이다


중고등학교로 수업을 나가다 보면

신기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동네마다 학교마다 아이들이 가진 꿈의 종류가 다 다르다

교수와 연구원들이 많은 동네

회사원들이 많은 동네

하루하루 일상의 생업을 하며 살아가는 분들이 많은 동네

이 동네마다 아이들의 꿈이 다르다

그리고 아이들의 꿈은 부모와 이웃의 직업들을 대체로 따라간다


이런 점들을 반복해서 확인할수록

아이들이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것의 다양성과 양이

한 개인의 성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느낀다


또한 그런 과정 속에서 아이들의 가치관도 형성된다

아이들의 가치관은 자신이 평가받았던 기준들로 만들어진다

부모가 나를 평가했던 기준

선생님이 나를 평가했던 기준

친구가 나를 평가했던 기준

주로 성적, 돈, 재능, 성공과 실패, 보호자에 대한 순종 등


요즘 아이들의 가치관은 참 예측하기 쉽다

돈과 성적, 부모님의 말 잘 듣고 해내기

돈을 많이 벌고 싶은데 성적이 안 좋아서 힘들겠고

부모를 만족시키지 못해 죄책감을 온몸으로 느끼는

중학생들의 눈을 보고 있자니

분노와 함께 복잡한 감정들이 몰려온다


아이들의 가치관, 생활 태도, 꿈 등을 결정하는

생활환경과 경험 환경은

위에서 언급한 이유들로

건강한 개인을 만들어가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런데 슬프게도

아이들은 대개 스스로가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선택할 수 없다

그것을 가능하게 할 수 있는 시간, 돈, 네트워크적인 여유와 힘을

아이들이 아닌 개별 부모, 학교, 사회가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여유와 힘에는

특정 부모와 학교, 지역사회의 상태에 따라

큰 격차가 존재하며

그곳에서 건강하지 못한 사회 불균형이 만들어진다


아이들이 선택할 수 없는 것

그리고 그것이 만들어가는 한 개인의 삶의 방향

사람들은 이 과정과 결과를 싸잡아

선택할 수 없고 바꾸기 어려운 '운명'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그 '운명'을 뒤집을 수 있는 게 있다


바로 '교육'이다


혈연과 지연으로 엮일 것이 없던 개인들과 

유용한 지식과 지혜를 가진 교육자들이

우연히 만나

그동안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것들을 알려주고

함께 실현해 보는 순간을 경험해가는 과정 속에서

변화의 가능성과 실제 변화가 만들어진다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

멋진 교육자가 개천 주변에 있다면 아직 유효하다


그냥 두면 자연히 흘러갈 세상의 모습을

'운명'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면 교육은 

이미 정해진 것 같은 '운명'에  

'변수'를 만들어낼 거의 유일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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