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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언스타임즈 Jan 29. 2019

미세먼지 인공강우 실험 계속된다

첫 실험은 실패…올해 총 15회 실시 계획

미세먼지 대책의 일환으로 실시했던 인공강우 실험이 결국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추가적인 인공강수 실험을 통해 미세먼지 변화 여부를 지속적으로 관측할 전망이다.

     
실험을 공동으로 진행했던 국립환경과학원과 국립기상과학원은 지난 25일 서해상에서 실시했던 인공강우 실험을 분석한 결과, 유의미한 강수 관측은 없었으나, 추가적인 인공강수 실험을 실시하며 미세먼지 변화를 관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실험은 인공강우 물질인 요오드화은(AgI)을 담은 연소탄 24발을 기상항공기를 이용하여 구름 안에 뿌린 뒤, 국립기상과학원이 구름과 강수입자 변화를 관측하고 국립환경과학원이 미세먼지 저감효과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인공강우 물질인 요오드화은(AgI)을 담은 연소탄 24발이 기상항공기에 장착되어 있다 ⓒ 연합뉴스 


국립기상과학원의 설명에 따르면 인공강우 실험 이후 구름이 발달하는 모습이 육안으로 보이기는 했지만, 기상 선박과 정규 관측소가 측정한 분석과정에서는 강수량이 전혀 기록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비록 첫 번째 인공강우 실험은 실패했지만 기상청과 환경부의 관계자는 “두 기관의 협업으로 인공강우를 이용한 미세먼지 저감 영향 연구에 첫발은 내디딘 실험”이라고 밝히며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의 출발점으로서 의의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성과에 비해 오랜 역사를 가진 인공강우 기술
   
‘인공강우(artificial rainfall)’란 구름층은 형성되어 있으나 대기 중에 응결핵 또는 빙정핵이 적어서 구름방울이 빗방울로 성장하지 못할 때 적용하는 방법으로서, 인공적으로 ‘비의 씨(cloud seed)’가 될만한 물질을 뿌려 비를 내리게 만드는 기술이다.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미세먼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인공강우가 최근 들어 국내에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지만, 사실 인공강우와 관련된 역사는 상당히 오래 되었다.
     
지난 1946년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GE)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던 ‘빈센트 쉐퍼(Vincent  Schaefer)’ 박사가 여름에 냉장고 문을 열다가 마치 안개와 비슷한 연기가 피어오르는 현상을 발견한 것이 인공강우 연구의 시작이었던 것.

인공강우 실험을 진행하고 있는 쉐퍼 박사 ⓒ kpbs.org 


당시 쉐퍼 박사는 냉장고 문을 열고 닫기를 반복하다가, 냉장고 윗면에 맺힌 작은 물방울들을 보고 의문을 가졌다. 물방울들은 서로 뭉쳐서 큰 물방울이 되고, 그러다가 냉장고 밑면으로 떨어지는 모습들이 마치 비가 내리는 모습을 연상시켰기 때문이다.

     
그 순간 쉐퍼 박사의 뇌리에는 인간의 힘만으로 비를 내리게 하는 방법이 떠올랐고, 곧바로 관련 연구에 착수했다. 연구실에서 진행한 실험에서 가능성을 확인한 쉐퍼 박사는 마침내 비행기에서 비의 종자로 쓰일 수 있는 드라이아이스를 구름 속에 살포하면서 인공강우 실험의 첫발을 내딛게 되었다.
     
하지만 인공강우 기술은 실효성과 경제성에 대한 회의적 평가에 따라 연구개발이 쇠퇴하다가, 21세기 들어 첨단 기상관측 기기와 컴퓨터 발달로 기상예보 기술이 발전하면서 기상재해를 과학기술로 줄이자는 주장에 따라 다시 힘을 받게 되었다.

인공강우로 미세먼지를 씻어내려면 최소 시간당 10mm 이상의 강한 비가 내려야 하지만, 아직 그 정도의 강우량을 기록할 수 있는 인공강우 기술은 개발되지 못했다. ⓒ Pixabay


미세먼지 씻어낼 정도의 강우량 확보가 관건

   
인공강우는 원래 강우량을 늘려 가뭄 지역을 해소하는 용도로 개발되었다. 하지만 환경공해로 말미암아 각종 유해 물질들이 대기 중에 확산되면서 최근에는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용도로 집중 개발되고 있다.
     
비가 내리는 것을 인위적으로 조절할 수만 있다면 그 파급효과는 실로 엄청나다.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가뭄을 해소하고, 항공기 이착륙과 고속도로 교통 환경의 장애로 작용하는 안개를 빠르게 없앨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산불 같은 경우도 광범위하게 번지기 전에 직접 진화할 수 있다.
     
이 같은 파급효과 때문에 그동안 국립기상과학원은 인공강우 실험을 지속적으로 진행해왔다. 특히 2017년 말 기상항공기 도입 이후 인공강우 심화 실험을 통해 일부 지역의 강수 증가 현상을 확인하였다.
     
그러나 인공강우를 이용한 미세먼지 저감 효과는 연구 수준에 한계가 있어 이루어지지 않았다. 아시아에서 우리보다 앞서 인공강우 실험을 추진했던 중국과 태국에서도 미세먼지 저감 테스트를 시도한 바 있으나, 공식적인 성공 사례는 아직 알려져 있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국립기상과학원 관계자는 “인공강우로 미세먼지를 씻어내려면 최소 시간당 10mm 이상의 강한 비가 내려야 하지만, 아직 그 정도의 강우량을 기록할 수 있는 인공강우 기술은 개발되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인공강우의 원리 ⓒ 국립기상과학원 


다음은 이번 실험의 실무를 담당한 국립기상과학원 응용기상연구과의 하종철 과장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인공강우 선진국들과 비교하여 국내 기술수준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다
   
우리나라는 인공강우 실험 및 검증에 대한 기술력을 축적하는 기초연구 단계로,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한 미국과 대비하여 기술 수준은 73.8%, 기술격차는 6.8년 가량으로 평가되고 있다. 러시아도 그에 못지 않다. 약 70여년 간 인공강우에 대해 연구한 실적을 갖고 있어서 구름소산 및 우박억제 기술과 관련해서는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일회성 실험이 아니라고 들었는데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설명해 달라
   
이번 실험은 올해 실시한 첫 번째 인공강우 실험으로서, 올해만 해도 총 15회의 인공강우 실험이 계획되어 있다. 올해 중에 계획된 인공강우 실험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기상여건이 충족되는 경우 추가적으로 합동 실험을 하여 미세먼지 변화 여부까지 지속적으로 관측할 계획이다.
     
이번 인공강우 실험결과의 최종 판단은 언제 이루어지나?
     
분석 과정에서 기상 및 환경 분야 전문가 검토회의 등을 거쳐 최종 결과는 실험 후 30일 전후로 발표할 계획이다.

김준래 객원기자


기사원문:

https://www.sciencetimes.co.kr/?news=%eb%af%b8%ec%84%b8%eb%a8%bc%ec%a7%80-%ec%9d%b8%ea%b3%b5%ea%b0%95%ec%9a%b0-%ec%8b%a4%ed%97%98-%ea%b3%84%ec%86%8d%eb%90%9c%eb%8b%a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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