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과학기술 뉴스 ⑩ 수소전기차
[편집자 註]
2018년이 저물고 있다. 올해에도 전 세계 수많은 과학자들은 그동안 알지 못했던 새로운 사실들을 발견했고, 그동안 하지 못했던 놀라운 실험과 업적들을 성취해냈다. 사이언스타임즈는 2018년 한 해를 돌아보고 과학기술계를 빛낸 사건들을 심층 취재했다.
2018 과학기술 뉴스 ⑩ 수소전기차
지난 10월 프랑스 파리 알마 광장.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현대차가 프랑스에 수출한 수소전기차(FCEV) ‘넥쏘’에 몸을 실었다.
이는 프랑스 국빈 방문 중 일어난 ‘깜짝 시승’으로서, 앞으로 수소전기차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정부의 굳은 의지를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우리나라는 이미 2013년도에 ‘세계 최초 수소전기차 양산’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바 있다. 2018년도는 여기에 정부의 강력한 지원 의지까지 더해져 바야흐로 본격적인 ‘수소전기차’ 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국내 수소전기차 기술력이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사진=현대차가 출시한 수소전기차 ‘넥쏘’) ⓒ 현대차
친환경자동차 투톱 시대,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지난 18일 문 대통령이 또 다시 전기차·수소전기차에 대한 강력한 정부지원 의사를 밝히면서 다음날 증시가 요동쳤다.
올해 들어서 문 대통령은 수소전기차를 두 차례 시승하고 여섯 차례 수소전기차에 대한 발언을 이어갔다. 정부는 내년 예산안에서 수소차 관련 예산을 1421억원으로 책정하며 친환경자동차 보급 및 확대에 대한 의지를 재차 확인해왔다.
2013년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를 양산한 현대차의 추진 의지도 강하다. 현대차는 오는 2030년까지 7조6000억 원을 신규로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국산 기술력,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 의지와 맞물려 ‘수소경제’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수소전기차에 거는 기대가 점점 커지고 있다.
그런데 최근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수소전기차’는 ‘수소차’와는 전혀 다르다. 흔히 ‘수소차’라고 혼용·통합해서 부르지만 ‘수소차’와 ‘수소전기차’는 다른 개념이다.
지난 8월 K트렌드쇼장에서 선보인 현대 수소전기차 ‘넥쏘’의 내부 모습. ⓒ 김은영/ ScienceTimes
둘의 공통점은 수소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중 일반 자동차가 휘발유를 연료로 사용하는 것처럼 수소 자체를 동력으로 사용하면 수소차, 정확하게는 ‘수소내연기관차(hydrogen internal combustion engine vehicle)’로 분류된다.
수소차의 대표적인 차량은 독일 BMW사가 제작한 ‘하이드로젠7’이다. BMW는 지난 2007년 해당 차량을 개발하고 이듬해 국내 서울모터쇼에서 선보인바 있다.
이 모델은 자동차에 휘발유 대신 수소연료를 주입하는 방식으로 개발됐다. 하지만 양산은 불가능했다. 내연기관 안에서 수소가 연소될 때 폭발의 위험성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현재 각광받고 있는 ‘수소전기차(Fuel Cell Electrical Vehicle)’는 수소 자체를 연료원으로 하는 수소차(수소내연기관차)와는 달리 전기배터리를 동력으로 삼는 전기차에 더 가깝다. 주로 수소를 산소와 반응시켜 발생하는 전기에너지를 모터로 가동해 동력을 얻기 때문이다.
독일 BMW사가 개발한 수소차 ‘하이드로젠7′. ⓒ BMW 코리아
친환경자동차는 세계적인 추세, 주도권은 누가 쥘까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자동차에 대한 관심과 투자양상은 세계적인 추세이다. 심화되고 있는 환경오염과 갈수록 고갈되고 있는 화석연료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세계 각국은 2030년을 기준으로 친환경자동차 보급 목표를 삼았다.
독일은 2030년부터 친환경자동차로 전부 변경하겠다는 의지를 내세우며 2030년부터 디젤 ·가솔린차를 금지시키겠다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최근에는 수소전기차를 시범 운행하며 ‘수소전기차 전성시대’를 부르짖고 있다.
가까운 중국과 일본도 수소전기차 보급에 사활을 걸고 있는 모습이다.
중국은 2030년까지 수소전기차 100만대, 수소충전소 1000개소를 보급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일치감치 수소전기차 연구에 앞장서온 일본은 2020년까지 수소전기차 3만대 보급, 충전소 123기를 건설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수소전기차 충전소는 전국에 10곳에 불과해 수소전기차 확대 보급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 현대차
수소전기차나 전기차는 배기가스가 없는 친환경자동차이다. 여기에 수소전기차는 전기차의 치명적인 단점을 상쇄할 매력을 갖췄다.
전기차는 수소전기차에 비해 충전시간은 길고 주행거리는 2배 이상 짧다. 수소전기차 넥쏘를 개발한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넥쏘는 5분 충전으로 약 609km를 주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내 수소전기차 보급에 가장 큰 걸림돌은 충전소이다.
서울에는 상암동과 양재 두 곳뿐이다. 전국을 합쳐도 10군데 밖에 되지 않는다. 수소전기차충전소를 설립하기 위해서는 수십억 원의 자금이 필요한데 반해, 아직 수소전기차 보급은 전국적으로 확산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시민들의 편견도 수소전기차 확대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수소차는 직접 수소를 주입함으로 ‘수소탱크 폭발’이라는 위험성을 가지고 있지만, 수소전기차는 그럴 염려가 없다. 그러나 ‘수소’라는 명칭에 대해 아직 많은 사람들이 막연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
수소는 이미 버스, 기차, 항공기, 우주왕복선의 연료로 사용되거나 검토될 정도로 오랜 시간 연구해온 동력원이다.
자체적인 기술력과 정부의 투자 의지, 여기에 수소차에 대한 편견이 바로잡혀 시민들이 수소전기차에 대한 이해가 높아졌을 때 비로소 진정한 ‘수소전기차의 전성시대’를 맞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은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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