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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언스타임즈 Dec 31. 2018

2030년까지 암 정복 가능성 높여

2018 과학기술 뉴스 ⑫ 면역치료


[편집자 註]

2018년이 저물고 있다. 올해에도 전세계 수많은 과학자들은 그동안 알지 못했던 새로운 사실들을 발견했고, 그동안 하지 못했던 놀라운 실험과 업적들을 성취해냈다. 사이언스타임즈는 2018년 한 해를 돌아보고 과학기술계를 빛낸 사건들을 심층 취재했다. 


암은 인류 최대의 적이라고도 불리는 무서운 질환이다. 지난해 우리 국민 10명 중 3명이 암으로 사망했다.


하지만 2018년은 인류 최대의 적인 암의 정복 가능성이 크게 높아진 한 해였다.


면역치료법을 제시한 미국의 제임스 P. 앨리슨 텍사스 주립대 교수와 일본의 혼조 다스쿠 쿄토대 명예교수가 2018년도 노벨생리학상을 수상하면서 암 정복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높아졌다.


“2030년이면 암이 더 이상 생명 위협 못해”


12월 7일 노벨상 시상식에 앞서 스웨덴 스톡홀롬에서 열린 수상 기념 강연에서 혼조 교수는 “2030년이면 암이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이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면역치료는 차세대 암치료제 개발의 핵심이다. 면역시스템이 망가지면 화학 치료나 방사선 치료의 효과 역시 떨어진다. 그래서 면역시스템은 암과 싸우는 열쇠가 된다”며 “앞으로 암이 완전히 사라지진 않겠지만, 면역치료를 통해 다스릴 수 있는 만성질환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8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혼조 다스쿠 교수 ⓒ 노벨위원회


스웨덴 카롤린스카의대 노벨위원회는 혼조 교수와 앨리슨 교수의 연구에 대해 “음성적 면역조절(negative immune regulation)을 억제하는 방식의 암치료법을 개발해 암치료 분야에 일대 혁명을 일으켰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암치료는 1세대 화학항암제, 2세대 표적항암제로 이뤄졌다.


이중 화학항암제는 암세포를 죽이면서 정상세포까지 공격해 부작용을 일으켰다. 표적항암제는 암세포만 골라서 죽이기 때문에 부작용은 적었으나, 표적이 제한적이고 내성이 생기면 치료효과가 급격히 떨어지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런 부작용과 문제점을 극복한 것이 면역치료법을 도입한 3세대 면역항암제다.


이는 암 환자의 면역력을 키워 암과 싸우는 힘을 키워주는 치료제로, 부작용도 적고 내성에 대한 염려도 없다는 것이 장점이다. 노벨위원회는 앨리슨 교수와 혼조 교수가 개발한 면역치료법에 대해 “암세포를 억제하는 데 큰 효과가 있다”고 그 공로를 치하했다.


면역항암제, 면역력 키워 암과 싸우게 해


특히 혼조 교수는 암 환자에게 면역치료를 할 때 T세포에 붙어서 치료를 방해하는 ‘PD-1’이라는 단백질을 발견해 암 치료의 가능성을 크게 넓혔다. T세포는 백혈구의 하나로, 체내에 침투한 박테리아나 바이러스 등을 찾아서 없애고 암세포들을 인식하여 그 세포들을 죽이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혼조 교수는 본래 명칭이 ‘CD279’인 단백질 ‘PD-1’이 T세포 활동을 극도로 억제해 치료를 방해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그는 후속 연구를 통해 선별적으로 ‘PD-1’의 접근을 막았더니 T세포가 자유스럽게 암세포와 싸울 수 있게 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2018 노벨생리의학상 공동수상자 제임스 P. 앨리슨 교수 ⓒ 노벨위원회


또 다른 생리의학상 수상자 앨리슨 교수는 ‘CTLA-4(cytotoxic T-lymphocyte-associated protein-4)’라는 단백질이 T세포 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게다가 그는 ‘CTLA-4’에 제동을 거는 ‘Anti-CTLA-4’ 단클론항체도 만들어 활성을 차단하는데 성공했고, 이로써 T세포의 암 살상력을 증강시킬 수 있었다.


이들의 연구 결과를 통해 ‘면역관문억제요법(checkpoint blockade therapy)’이 주목을 받게 됐다.


‘면역관문억제요법’이란 인체가 가진 면역세포의 기능을 활성화 또는 비활성화 시키는 일종의 스위치 역할을 하는 ‘면역관문 수용체(immune checkpoint receptor)’를 조절해 암세포의 면역회피 기능을 마비시키는 치료법이다. 이를 통해 T세포가 암세포를 파괴하는 것을 도와준다.


혼조 교수는 “앞으로 30년 내로 거의 모든 암을 면역요법으로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며 “종양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더라도 느리게 진행하는 암과 함께 생존해 나갈 수 있다면 암을 정복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CTLA-4와 PD-1 단백질의 작동 원리 ⓒ 노벨위원회


피 한 방울의 바이오마커 기술 ‘각광’


이처럼 면역치료가 암 정복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가운데 암을 조기에 진단하고 암 발생과 전이를 예측하는 ‘바이오마커(Biomarker)’ 기술도 각광을 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바이오마커는 단백질이나 DNA, RNA, 대사물질 등을 이용해 체내 변화를 알아낼 수 있는 지표를 말한다.

이를 활용해 혈액과 같이 간편하게 추출할 수 있는 체액으로 암을 간편하게 진단하거나, 특정 유전자 바이오마커로 항암제의 치료반응을 예측하기도 한다.

지난 6월에는 국내 연구진이 간암 발병 가능성을 알려주는 간암 바이오마커의 성능을 크게 높이는 데 성공했다.

서울대 의과대학 의공학교실 김영수 교수, 내과학교실 윤정한 교수 공동 연구팀이 개발한 ‘AFT-L3’는 기존 측정법 대비 민감도가 30% 가량 높아 조기진단과 생존율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에 따라 액체생검을 통해 적은 비용으로도 간단하게 암을 초기에 진단하는 바이오마커 관련 기술 출원이 급증하고 있다. 액체생검은 피나 소변 같은 체액에 존재하는 바이오마커 유전자를 분석해 암을 진단하거나 그 위험도를 예측하는 기술이다.

현재 혈관을 타고 돌아다니는 암세포인 혈중종양세포(CTC)를 포집, 분석하는 기술이 바이오마커에 도입돼 큰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암의 종류에 따라 혈중 미량원소의 농도가 다르다는 사실에 착안, 해당 정보를 분석해 암을 진단하는 방법이 활용되는 것이다.

이는 암진단에 있어 큰 효과를 보이고 있다. 간단한 혈액 검사만으로 췌장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다중 바이오마커 진단키트’ 등 암진단 기술이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다.

인류의 최대 적인 암의 정복이 얼마 남지 않았다.

김순강 객원기자



기사원문:

https://www.sciencetimes.co.kr/?news=2030%eb%85%84%ea%b9%8c%ec%a7%80-%ec%95%94-%ec%a0%95%eb%b3%b5-%ea%b0%80%eb%8a%a5%ec%84%b1-%eb%86%92%ec%97%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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