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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두의 과학 Sep 16. 2020

세포 소기관은 오늘도 열일ing


학창시절 생명과학 시간에 가장 먼저 배우는 것은 모든 생물의 기본단위는 세포라는 것입니다. 이 말은 ‘모든 생물은 세포로 이루어져 있다’는 뜻이면서 동시에 그 이상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어떤 생물이든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소화와 호흡, 번식 등 기본 활동을 해야 하는데 이 모든 일을 우리 몸의 세포에서 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호흡은 폐에서, 소화는 위장에서, 순환은 혈관과 심장에서 이루어지는 것처럼 세포에도 각각의 기능을 담당하는 소기관들이 있답니다. 그럼 지금부터 열일 하는 세포 소기관들을 소개합니다. 




세포막


세포 내부와 외부를 구분하는 경계세포막은 인지질이 이중으로 서 있는 모습입니다. 여기에서 인지질이란 지질의 끝에 인산기가 붙어 있는 물질을 말하지요. 세포막을 경계로 세포의 외부 물질은 함부로 들어오지 못하고 세포 내부의 물질은 빠져나가지 못하기 때문에 세포 내부는 항상 일정하게 유지됩니다. 일종의 국경 역할을 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세포막이 막기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필요한 물질을 흡수하고, 노폐물은 배출합니다. 세포막은 물과 친하지 않지만, 지질과는 친해서 지질로 된 물질은 세포막을 통과할 수 있습니다. 또 세포막을 통과하기 힘든 물질이 지나갈 수 있는 막단백질이 듬성듬성 박혀 있습니다. 마치 벽 곳곳에 문이 있는 것처럼 말이지요. 막단백질의 문이 열리면 선택된 물질은 세포 안팎을 드나들 수 있습니다. 






핵의 내부 모습 by BruceBlaus, CC BY 3.0 (Wikimedia)

동물이나 식물같은 진핵생물은 세포마다 하나의 핵을 가집니다. 에는 생물의 유전정보를 담은 DNA 사슬이 빽빽하게 뭉쳐진 염색사가 존재합니다. 평소에는 염색사 형태이지만 핵분열 때에는 서로 뭉쳐 염색체가 되지요. 핵에는 핵공이란 구멍이 있어 RNA가 드나들 수 있습니다. 세균같은 원핵생물들의 세포에는 핵이 없는 대신 DNA가 세포질 내에 고리모양으로 떠다닙니다. 









세포질 


세포막과 핵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 세포질이라고 합니다. 세포질은 세포 내부를 채우며 투명한 점액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물론 세포 내 다른 소기관도 이 세포질 안에 있지요. 세포질의 점액 속에는 물과 이온, 효소, 탄수화물, 염, 단백질, RNA 등 물질대사에 사용되는 물질이 저장되어 있습니다. 






소포체와 골지체 


소포체는 핵막에서 부풀어 오른 막이 주머니 모양을 이루고 세포골격이 이를 엮어 그물 모양으로 이루어진 세포 소기관입니다. 소포체의 종류에는 표면에 리보솜이 박혀 있는 조면소포체(거친면 소포체)와 리보솜이 없는 활면소포체(매끈면 소포체)가 있습니다. 조면소포체에선 리보솜에서 만들어진 폴리펩티드가 2차, 3차 구조를 형성하여 단백질이 됩니다. 활면소포체에서는 인지질을 비롯한 여러 지질 및 지방산 등이 합성되며 탄수화물 대사와 세포 독성의 해독, 칼슘 저장 등의 물질대사 활동이 일어납니다.

골지체 또한 소포체처럼 막 구조로 된 세포 내 소기관으로 단백질을 전달하는 것을 주요 임무로 하지요. 조면소포체에서 만들어진 단백질은 골지체를 통해 세포 곳곳으로 전달됩니다. 








리보솜


리보솜은 RNA가 핵의 DNA로부터 복사해온 정보를 토대로 단백질의 기본 구조인 폴리펩티드를 만드는 세포 소기관입니다. 폴리펩티드가 접히고 꼬이고 합성되어 만들어진 단백질은 효소도 되고 호르몬도 되며 세포를 움직이는 섬모나 편모가 되기도 합니다. 머리카락이나 손톱 등도 리보솜에서 만들어진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빨간색의 서브 유닛과 파란색의 서브유닛 둘로 구성된 리보솜 by Vossman, CC BY-SA 3.0 (Wikimedia)






리소좀


우리 몸에 영양분을 흡수하여 소화하는 위와 소장이 있는 것처럼 세포에도 소화 기능을 담당하는 기관리소좀이 있습니다. 리소좀은 단백질 분해 효소가 들어있는 일종의 주머니입니다. 따라서 오래되어 더 이상 기능하지 못하는 세포 내 소기관을 파괴하거나 외부에서 들어온 물질을 파괴하는 데 사용됩니다. 예를 들어, 우리 몸에 들어온 바이러스를 먹은 백혈구는 리소좀을 이용해 병원균을 파괴하지요.

리소좀이 외부 물질을 파괴하는 과정 Microbiology(Nina Parker) by OpenStax CNX, CC BY 4.0




세포골격


세포가 외부환경에 흔들리지 않고 일정한 형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세포골격이 필요합니다. 마치 우리가 뼈와 근육으로 형태를 잡는 것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세포골격은 세 가지 섬유로 이루어집니다.


먼저 직경이 7 나노미터인 미세섬유가 있습니다. 액틴이라는 단백질로 이루어진 미세섬유는 세포막 바로 아래에 집중되어 세포 형태를 잡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근육세포에서는 근육 수축에서 주요한 역할을 합니다. 중간섬유는 직경 8~11 나노미터의 섬유로, 세포와 세포끼리 그리고 세포와 세포 외 물질 간의 결합을 담당합니다. 머리카락이나 손톱의 주성분인 케라틴도 여기에 해당하지요. 미세소관은 직경 25 나노미터 정도의 속이 빈 관으로, 튜블린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들은 세포 내 수송을 담당하기도 하고 섬모나 편모와 같은 세포의 운동기관을 구성하기도 합니다. 

Microbiology(Nina Parker) by OpenStax CNX, CC BY 4.0




미토콘드리아 


생명을 유지하려면 에너지가 필요한데, 그 역할을 하는 세포 소기관은 미토콘드리아입니다. 미토콘드리아는 포도당과 같은 물질로부터 생물체가 사용하는 ATP라는 에너지화폐를 만듭니다. 이 과정에서 에너지의 일부가 열로 빠져나오기 때문에 미토콘드리아 내부는 다른 곳과 달리 섭씨 50도 정도의 온도를 유지하지요. 특히 에너지를 많이 쓰는 근육세포나 신경세포에는 세포 하나마다 수천 개의 미토콘드리아가 있습니다. 

미토콘드리아는 원래 독립적인 생물로 일종의 세균이었으나 아주 먼 옛날 우리 조상 생물의 세포 안에서 공생을 하게 되면서 자신이 가진 DNA의 대부분을 핵에 전해주고 현재의 모습과 같은 세포 내 소기관이 되었습니다. 






엽록체

엽록체는 식물이나 조류(algae)에서 광합성을 담당하는 세포 소기관입니다. 원래 독립된 세균이었으나 진핵생물의 세포 내에서 공생하면서 현재와 같은 세포 소기관이 되었습니다. 엽록체는 미토콘드리아처럼 외막과 내막의 이중막 구조로 되어있습니다. 틸라코이드라는 내막으로 이루어진 디스크가 쌓여있는 그라나에서는 빛을 받아들여 물을 분해하고 스트로마라는 기질에서는 이산화탄소를 재료로 하여 포도당을 만듭니다. 






흔히 우리 몸은 그 자체로 하나의 소우주라고들 하지요. 마찬가지로 우리 몸을 이루는 몇십조 개의 세포들은 그들 하나마다 또 다른 우주를 이루며 지금 이 순간에도 본인의 역할을 다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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