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아파 수술을 받게 되면, 아픈 몸으로 인해 느껴지는 고통 외에도 또 하나의 고통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바로 수술로 인한 고통이지요.
요즘은 수술로 인한 고통이 예상되는 경우, 이를 경감시키기 위해 마취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수술에 대한 환자 공포심과 고통이 줄어들 뿐 아니라 의사도 수월하게 수술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마취제가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인류가 질병이나 부상으로 고통받았던 역사에 비해 비교적 최근의 일입니다. 마취제가 없던 시절에는 고통을 줄이기 위해 대마, 아편, 히오시아민, 만드라고라 등의 식물을 달여 마시거나, 술을 마시는 경우도 있었다고 합니다.
마취제는 19세기 중반이 되어서야 등장하게 됩니다. 그 당시 ‘에테르 유희(Ether Frolics)’ 혹은 ‘웃음 가스 파티(Laughing Gas Party)’ 라는 유흥이 인기를 모았는데요, 이는 에테르 증기 혹은 웃음가스라고 불리우던 아산화질소를 마시고 취하는 파티의 일종이었습니다. 에테르 증기나 아산화질소를 마시면 기분 좋은 환각에 빠지기 때문에 웃고 즐기며 소동을 부리다가 여기저기 부딪히는 일도 자주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바로 이 유흥거리를 통해 마취제가 발명되게 됩니다.
당시 에테르 유희를 즐기던 의사 롱(Crawford Long)은 에테르에 취해있을 때는 여기저기 부딪혀도 통증이 느껴지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는 1842년 3월 30일 에테르를 사용한 최초의 수술을 진행했고, 수술대에 올랐던 환자가 수술을 받는 동안 전혀 통증을 느끼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그 뒤를 이어 1846년 10월 16일, 당시 치과의사였던 모턴(William T. G. Morton)은 미국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에서 에테르를 마취제로 사용한 공개수술을 시행합니다. 그 후에도 에테르를 마취제로 사용한 수술이 몇차례 계속되었고, 이후 에테르는 마취제로 자리잡게 됩니다.
그러나 에테르가 기관지 등에 자극을 주는 것을 확인한 영국의 산부인과 의사 심슨(James Y. Simpson)은 ‘클로로포름’을 마취제로 사용하였습니다. 또한 1853년 빅토리아 여왕이 분만할 때도 클로로포름이 사용되며 새로운 마취제로서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현재는 용도에 따라 훨씬 다양한 종류의 마취제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투여 방법에 따라 흡입마취제(에테르, 클로로포름 등), 정맥주사 마취제, 직장마취제 등으로 분류되기도 하며, 마취 부위에 따라 국소마취제와 전신마취제로 분류되기도 합니다.
수술에 대한 환자의 고통을 경감시켜 준 마취제. 날이 갈수록 발전하는 의학 기술로 인해 언젠가는 환자의 고통이 완전히 사라지는 날도 오게 될까요?
[참고문헌]
마취제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091012&cid=40942&categoryId=32820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3538304&cid=55589&categoryId=55589
Diethyl ether https://en.wikipedia.org/wiki/Diethyl_eth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