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딸의 상상 동화 프롤로그
나는 늘 정답을 좇으며 살아왔다.
데이터에는 오류가 없어야 했고,
실험 결과엔 감정 없이 사실만을 해석해야 한다.
과학의 세계는 냉정하고 명확하기만 하다.
하지만 하린이를 키우며 깨달았다.
하린이의 세계에는 정답이 없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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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린이는 매일 그림을 그린다.
하린이 그림 속에는
눈이 다치거나,
얼굴에 상처가 있는 사람들이 꼭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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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상상력은 낯설지만, 따뜻하다.
나는 오히려 위로와 희망을 본다.
어느날, 하린이가
“ 엄마, 내 짝이 너는 왜 자꾸 눈을 하나만 그리냐고
뭐라고해.“ 라고 속상해 하며 말했다.
예전의 나라면
“하린아, 사람 눈은 두 개니깐 눈은 두 개 그려야지”
라고 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젠 하린이에게 말해준다.
“하린아, 그림에는 정답이 없는 거야.
하린이가 그리고 싶은 대로 마음 껏 그려도 돼. “
하린인 그 말을 듣고 다시 웃으며 그림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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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더 이상 “정답”으로만 세상을 보지 않는다.
내 아이 덕분이다.
과학자로서는 상상해본 적 없는 세상을 매일 느낀다.
정답 없는 세계를 만드는 아이.
하린이는 오늘도 자기만의 세상을 그린다.
나는 하린이의 세상을 처음 마주하는
첫 번째 관람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