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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지용 Sep 18. 2015

우버발 택시전쟁, 카카오의 명분

카카오 式 물류(?) 필요한 것은 명분!

한 15년 전이었을까요?

방과후 컴퓨터 교실을 통해 ‘인터넷’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처음 접한 인터넷은 그야말로 신세계!

세상 곳곳의 정보가 인터넷 속에 있었습니다.


물론 원하는 정보를 빠르게 찾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죠.    

오죽하면 '인터넷 정보검색 자격증'이라는 것까지 등장했을까요.


당시 정보검색의 어려움을 없애줬던 서비스가 '검색엔진'이었습니다.

검색엔진은 훗날 세상 모든 것의 창구인 '포탈'로 발전하게 되는데요.

당시 네이버, 다음을 포함하여 엠파스, 한미르, 라이코스... 등 수많은 검색엔진이 있었습니다.


포탈 서비스는 그야말로 한 시대를 풍미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이런 포탈서비스와 안녕을 해야될 때가 온 것 같아요.     


국내 2위 포탈 ‘다음’을 운영하는 다음카카오가 지난 1일 보도자료를 통해 다음을 버리고 ‘카카오’로 사명 변경을 추진한다 밝혔습니다. 보도자료를 통해 사명변경에 대한 다음카카오의 공식의견 들어보겠습니다.     


다음카카오는 "모바일 시대를 대표하는 미래지향성을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다는 점최근 카카오택시의 성공과 함께 모바일 생활 플랫폼 브랜드로 의미있는 확장을 하고 있다는 점합병 이후 진정한 통합과 모바일 정체성을 강화해 향후 기업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측면에서 카카오로 사명 변경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사명 변경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다음카카오 보도자료 


스마트 모바일 디바이스의 보급은 어디에서나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모바일 시대'를 탄생시켰습니다.

이에 따라 비즈니스의 양상은 웹 시대를 넘어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향으로 급속도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최근 곳곳에서 탄생하고 있는 '온디맨드(On-demand)' 스타트업 붐도 이런 맥락에서 해석 가능합니다.

'수요에 따라 결정된다'는 의미의 온디맨드처럼 스마트폰은 고객의 수요를 즉각적으로 반영하기 좋은 무기가 됐기 때문이죠.


이제 곧 카카오로 이름이 바뀔 다음카카오가 전면에 내세우는 '카카오택시'는 성공한 온디맨드 플랫폼의 좋은 사례입니다. 실제로 카카오택시는 꽤나 잘나가고 있죠.


서비스 3개월 만에 500만 건 이상의 누적 호출 건수를 기록했으며, 지난달에는 서울시택시운송사업조합 등과 협력하여 일반택시를 넘넘어 ‘고급택시’ 분야까지 사업 확장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재밌는 게 있는데요. '고급택시'라는 아이템이 이전에도 있었던 서비스라는 사실이죠.


어디서 봤을까요?

네. 지난 13년 야심차게 한국시장에 진입했던 우버가 내세웠던 아이템 '우버블랙'입니다.


고급택시의 원조 우버블랙  

   

당시 한국 사업 진출에 우버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습니다.

트래비스 칼라닉 우버 CEO가 직접 방한하여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기까지 했거든요!

    

당시 트래비스 칼라닉 CEO의 포부를 들어보겠습니다.

  

우버는 합법적으로 검증된 경우에만 진출한다일부 도시에서는 택시업계가 지자체 등을 통해 진출을 법적으로 막는 경우가 있다합법적으로 진출했더라도 택시업계의 로비로 우버를 규제하는 입법이 이뤄진 도시도 있다그런데 이용자들이 우버를 이용하고 싶다고 했다덕분에 어려움을 극복했다아직 서울에서는 그런 법이나 어려움은 없었다.”

조선비즈 인터뷰 中


트래비스 칼라닉 CEO의 생각처럼 사업이 술술 풀렸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결과적으로 말하면 우버는 여러 측면에서 고전을 면치 못합니다. 그것도 트래비스 칼라닉 대표가 자신했던 '법과 제도'라는 부분에서 말이죠!


우버는 초기  리무진 서비스를 대행하는 업체들과 제휴를 통해 고급택시 서비스 ‘우버블랙’을 론칭했습니다. 

네. 우버는 국내 사업자와 제휴를 통해 사업을 추진했습니다. 

그런데 제휴 사업자는 택시사업자가 아닌 리무진 사업자였죠. 

여기부터가 문제의 시작입니다.


수익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유사택시 영업을 하는 외산업체가 진입했는데, 국내 택시업계는 찬 밥 취급한다? 

당연히 국내 택시업계는 뿔이 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게다가 우버의 방식은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상 ‘렌터카의 유상 운송 알선 금지’법을 위반하는 것이었습니다. 택시업계가 법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우버의 진입에 반발할 수 있는 명분이 생긴 것이죠.      


우버에 대한 택시업계의 반발은 서비스 상용화 시점부터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이것은 지난해 12월 우버의 대중을 활용한 택시 서비스 ‘우버엑스’ 상용 서비스 론칭을 통해 본격 가시화됩니다. 


당연한 일입니다. 우버엑스는 택시사업자 자격이 없는 일반인이 소유차량을 가지고 택시영업을 할 수 있는 서비스이기 때문입니다.      


리무진 차량이 택시업을 하는 것도 화가나는데.. 이제 일반인까지 택시사업에 침투한다?

택시업계의 반응은 즉각적으로 나타났습니다.


택시업계는 연일 우버퇴출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고, 서울시 또한 택시업계의 손을 들어 우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영업을 신고하는 시민에게 포상하는 조례 개정안을 발표하기까지 합니다.


사실 초기 우버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반응은 꽤나 괜찮은 편이였는데요.. 택시업계와 관할시, 게다가 언론까지 집중포화를 쏟아대니.. 소비자의 여론까지 우버를 반대하는 방향으로 바뀌더군요. 물론 100만원에 달하는 신고 포상금도 한 몫했죠!


현재 우버는요? 기존 택시기사를 활용한 플랫폼 ‘우버택시’를 제외한 모든 플랫폼을 한국에서 철수시켰습니다.

(우버블랙 또한 제도 테두리에 맞춰 제한적 운영)

      

이미 시장은 다른 이에게 넘어간 상태였지만요.    

 

카카오택시의 명분     


한창 우버 논란이 격화되고 있던 지난해 8월. 카카오는 “택시와 이용자를 연결해주는 시스템인 ‘카카오택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사내 TF팀을 구축할 것”이라 밝혔습니다.     

 

여기서 우버와의 차이점은?

네. 기존 시장의 공급자였던 택시업계를 챙겼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카카오택시는 우버와 달리 처음부터 기존 택시사업자들과 제휴를 하는 형태로 준비됐습니다.   


다음카카오는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서울특별시택시운송사업조합,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과 업무협약 체결을 통해 공급자 친화적인 이미지를 구축했습니다. KT와 제휴를 통해 기사 회원에게 데이터 무료 혜택 제공 등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해주기도 했죠! 


택시기사들에게 부가되는 수수료 또한 없었습니다. 택시기사 입장에서는 카카오택시를 사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죠!


다음카카오의 공급자 친화 정책은 새롭게 서비스 준비 중인 ‘고급택시’ 분야까지 이어집니다. 


아무리 봐도 겉만 보면 예전 우버의 ‘우버블랙’과 같은 서비스인데, 협력업체가 렌터카 업체가 아닌 택시운송사업자들로 바뀌어 있다는 점에서만 차이가 있는 것이죠.


카카오택시는 서비스 운영 전부터 공급자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시장에 한발 늦게 진입한 카카오택시가 우버를 이길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승리의 포인트는?


공급자의 명분이죠!   


카카오 式 물류(?) 필요한 것은 명분! 


처음으로 돌아가 볼께요!     


다음카카오는 카카오로 사명변경을 추진하면서 다양한 분야의 온디맨드 모바일 사업 확장을 꿈꾸고 있습니다. 

웹 시대의 종멸을 알리며 모바일 시대의 포문을 연 것이죠.

  

다음카카오는 지난 상반기부터 적극적인 온디맨드 스타트업 인수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다음카카오의 '카카오' 사명변경과 맞춰 다음카카오 김범수 의장의 투자전문 회사 케이큐브벤처스의 임지훈 대표가 다음카카오 신임대표로 내정된 상태죠. 


그리고 다음카카오가 접근하고 있는 업체 중에는 ‘배송’ 영역을 포괄하는 업체가 있음은 물론입니다. 

네. 업계에서 다음카카오가 대리운전, 배달, 퀵 시장에 진입한다 예측하고 있는 것도 전혀 근거 없는 소리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물론 다음카카오 측은 "배달 사업을 포함한 다양한 O2O 관련 신사업을 검토 중이지만 아직까지 가시화된 것은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왜일까요.     


아무리 가능성이 열려있더라도 무턱대고 시장에 진입하는 것은 기존 업계의 반발을 초래합니다. 


지난 7월 20일 전국대리운전연합회가 다음카카오 사옥 앞에서 다음카카오의 대리운전시장 진출 반대 집회를 연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다음카카오는 대리운전 시장 진출에 대한 공식적인 성명을 하지 않았음에 불구하고 전국대리운전연합회는 다음카카오의 O2O 외연확장에 위협을 느끼고 나타났습니다.     


결과적으로 ‘택시’를 활용한 화물운송은 현행법상 불법입니다. 기존 시장에서 업을 영위하고 있는 ‘이륜차 운송업계’가 전면적으로 반발한 명분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때문에 다음카카오는 아주 신중하게 시장에 진입할 것입니다. 이미 제도화된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그 이상의 ‘명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우버의 전례를 통해 충분히 배웠던 다음카카오입니다. 다음카카오가 논란이 되는 사업 진출에 앞서 시장의 호감, 즉 명분을 확보하기 위해 경주할 것이라 생각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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