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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지용 Feb 16. 2019

택시요금 인상 전야, 대림에서 인천 가는 택시를 타봤다

모빌리티의 지하에서 벌어지는 일들

어제 카카오택시로 ‘서울 개인택시’ 잡아서 대림에서 인천 집까지 가면서 느낀 점. 대림상권 택시수요와 택시의 화물운송, 카카오택시 지지기, 진상손님 유형까지. 다이나믹한 30분을 보냈습니다. 하나하나가 취재거리인데 까먹기 전에 정리해서 공유합니다.


대림상권의 중국인 택시 수요  


1. 대림에서 카카오택시 호출 2번 실패. 3번째에 됐는데, 기사분이 대림에 자택이 있는 분이라고. 집에 갈까 고민하던 찰나에 콜 뜨길래 그냥 잡은 거라고 함. 택시 타고 몇 마디 나눴는데, 택시기사가 하는 말이 “중국인 아니신가 보네요?”


2. 택시기사들이 대림에서 나오는 콜은 기피한다고 함. 왜냐하면, 중국인들이 엄청 타기 때문이라고. 그러니까 밤시간에 대림에서 나오는 콜은 기정 ‘중국인’이라고 보는 게 택시기사들 인식이라고 함. 낮에는 대림-서울타지역 가는 단거리 콜이 많아서 또 잘 잡는다고.


3. 중국인 타는 게 싫어할 일이냐고 물어보니, “골목에서 골목으로 이동하는 똥콜(골목으로 들어가면 나가는 콜이 안나온다고)이 많고, 진상 취객이 많기 때문”이라는 답변이 돌아옴. 중국인이 카카오택시를 쓰냐고 물어보니까 “엄청 많이 쓴다”고. 특히 중국 여성들이 많이 쓴다고.


4. 진상 유형을 물어봤는데, 택시 불러서 이사하는 중국인 사례를 이야기해줌. 캐리어 3개를 들고 와서 하나씩 넣길래 택시기사가 “왜 용달차 안부르고 택시로 그러고 있느냐”고 물었는데, 승객은 한국말 못하는 척 했다고.


5. 이 택시기사는 택시업을 하기 전에 대림상권에서 노래방과 식당을 운영했다고 함. 중국인들 러쉬로 다 망했다고. 대림에 있는 노래방에는 한국인을 안 받는 곳도 있다고 함. 그런데 요새 중국인들의 탈대림 가속으로 상권이 예전 같지 않다고 함. 대림에서 인천 부평으로 이사가는 중국인들 늘어나고 있다고 함.


카카오카풀 논란, ‘지지기’까지 등장


6. 카카오카풀에 대한 엄청난 반감 가지고 있음. 딱히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카카오 때문에 못살겠다고 이야기를 꺼냄. 대표적인 이슈는 번호판 가격. 서울 택시 번호판 가격 대략 72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고 함. 1억원 정도에 거래되던 게 카카오카풀 진입 이후 떨어진 거라고. 같이 욕하는 대상으로 튀어나온 게 ‘타다’.


7. 택시기사들 사이에서 카카오택시를 이용하지 말자는 공감대가 있는데, 그럼에도 다들 카카오택시를 통해 콜을 잡는다고. 그 이유는, 콜이 많이 나오고 다른 택시기사들도 싫다고 하면서 그냥 쓰니까. “카카오 싫은 건 싫은 거지만, 카카오택시 안 쓰면 나만 바보되는 것”이라는 게 택시기사의 설명. 그러면 티맵택시 쓰면 되지 않냐고 물어봤는데, 콜이 안 나온다는 답변 돌아옴.


8. 최근 카카오택시 지지기(이건 퀵서비스 업계 용어인데, 같은 개념이라 그냥 씀. 택시업계에서 이 용어를 쓰는지는 모르겠음.) 프로그램이 늘어나고 있다고 함.


9. 기사분이 설명해준 지지기는 게임 자동사냥 핵 같은건데 스마트폰에서 카카오톡 콜 튀어나오는 위치를 지속적으로 탭하여, 주문을 빨리 잡을 수 있게 해주는 방식이라고. 근데, 이 프로그램이 안정적이지 않다고. 어쩌다보면 전화버튼을 계속 눌러서 끊지도 못하고 무한 통화연결이 된다고. 프로그램 가격을 물어보니 공짜라고.


10. 그것 말고 유료 프로그램도 있다고 하는데, 개념은 같음. ‘전투콜(이것도 퀵서비스 업계용어)’ 방식으로 먼저 콜 잡는 사람이 이득인 상황에서, 콜을 먼저 잡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임. 이건 걸리면 카카오에서 계정정지 시켜버린다고.


11. 사족 달자면, 퀵서비스 업계에서 ‘지지기’는 오랜 병폐임. 퀵서비스 기사들은 서로 쓰지 말자는 공감대를 가지고 있긴한데, 다들 몰래 쓰는 분위기. 콜수가 곧 그들의 수익이 되기 때문.


택시진상 유형의 다각화


12. 진상손님 유형이 다각화되고 있다고 함. 지인 택시기사의 사연을 말해줌. 언제는 급하게 가자는 승객이 있어, 속도제한을 넘어서 달렸는데 뒤에서 승객이 계기판을 촬영하면서 유튜브 방송을 하고 있었다고 함. 해당 택시기사는 면허정지 당했다고.


13. 간혹, 서울택시를 잡아서 인천에서 인천으로 가달라고 요구하는 손님도 있는데, 그렇게 손님 태워서 도착지까지 데려다주면 손님이 신고한다고 함. 현금결제하면 사실 걸리기 어려운데, 카드결제하면 기록이 남아서 빼도박도 못한다고. 지역 택시가 지역 밖에서 영업하면 벌금이 50만원이라고.


14. 카카오택시에서 서울택시는 서울-서울(출발지-도착지), 서울-타지역, 타지역-서울 콜만 노출된다고 함. 타지역-타지역 콜은 안 보이게 막아놓는다고. 이런건 ‘지지기’ 없나 싶은 생각도.


15. 마지막으로 오늘 새벽 4시부터 택시요금 인상함. 그러니까 내 입장에선 택시요금 인상전에 탄 마지막 택시가 이 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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