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과 리셀러, 기회와 위기
1. 이 글은 커넥터스가 만드는 큐레이션 뉴스레터 '커넥트레터'의 1월 13일 목요일 발송분입니다.
안녕하세요, 엄지용입니다. 지난주 커넥트레터를 통해 커넥터스 구독자 20명을 추첨하여 저희가 발행한 <물류 트렌드 2022> 단행본을 선물 드린다는 이야기를 전했죠? 오늘이 드디어 이벤트 추첨 결과 발표일입니다!
잠깐, 추첨 결과를 발표하기 전에 전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설문조사 페이지를 통해 커넥터스에 대한 응원을 남겨주셨습니다. 100개가 훌쩍 넘는 메시지를 하나하나 정독했는데, 감동해서 살짝 울 뻔했습니다.
정말 다양한 분들이 우리 콘텐츠를 보고 있구나. 그래도 콘텐츠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있구나 싶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응원해준 모든 분들에게 고맙습니다. 분발하여 더 좋은 콘텐츠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서비스 개선을 위한 아이디어를 남겨준 독자 여러분도 있었습니다. 특히 커넥터스 구독자들이 서로 만나서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를 꼭 만들어달라는 분들이 많았는데요.
사실 독자 여러분이 교류할 수 있는 ‘비즈니스 커뮤니티’ 론칭은 올해 저희의 중점 과제입니다. 이번에 남겨주신 독자 여러분의 의견까지 참고하여 꼼꼼하게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코시국인지라 대대적으로 모임을 하기엔 아직 부담스러운 게 사실입니다만, 이 시국에 적합한 방법도 고민하고 실행하겠습니다.
자 그럼, 이벤트 추첨 결과를 발표합니다. 추첨 방식은 엑셀의 랜덤(RAND) 함수를 사용했고요. 모든 이벤트 참가자에 임의의 숫자를 부여했고, 그 숫자를 오름차순 정렬하여 상위 20명을 추렸습니다. 자, 그럼 당첨자는요!?
당첨되신 모든 분들 축하드립니다. <물류 트렌드 2022> 단행본은 당첨자 여러분이 기입한 주소로 순차 발송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아울러 한정된 물량으로 인해 이벤트에 참가한 모든 분들에게 선물을 전달 드리지 못하여 너무나 송구합니다. 아쉬움을 달래고자 저희는 조만간 또 다른 이벤트를 준비하고자 합니다.
바로 이달 말. 제가 단독 저자로 약 2년 동안 준비한 책이 드디어 세상에 나오는데요! 이 책 또한 이벤트를 통해 독자 여러분과 함께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성원에 답하고자 이벤트 물량은 이번보다 조금 더 많이 준비도록 할께요!
그럼 본격적으로 오늘의 뉴스픽 시작하겠습니다.
뻔한 이야기부터 시작합니다. 코로나19가 닥친 지 2년이 지났고 ‘비대면 소비’는 일상이 됐습니다. 이커머스, 음식배달로 대표되는 온라인 유통채널은 성장했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11월 기준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전년 동월대비 16.5%의 성장추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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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던 여행 및 교통서비스(2021년 11월 전년 동월대비 46.6% 성장), 문화 및 레저서비스(2021년 11월 전년 동월대비 142.5% 성장) 등 온라인 서비스 거래액이 빠르게 회복하는 추이가 관측됩니다. 한 편에서 음식서비스(음식배달), 음식료품, 생활용품 카테고리는 여전히 높은 성장률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반면, 비대면 소비의 확산으로 오프라인 유통채널은 하락 혹은 정체기를 맞이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2021년 11월 기준 분석 자료에 따르면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전년 동월대비 성장률은 4.6%로 동기간 온라인 유통업체의 성장률(14.8%)과 비교하여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사실 2020년 찾아온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상황을 지난해까지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맞겠습니다.
특히 대형마트나 슈퍼마켓(SSM)은 여전히 역성장의 암흑기를 걷고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올해 국내 대형마트 3사의 신규 출점은 멈췄고, 기존 점포의 ‘재정비’에 집중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기존 판매를 위해 구축된 대형마트라는 공간이 온라인을 위한 체험 거점, 물류 거점으로 재해석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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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오프라인 유통채널이라고 코로나19 이후 ‘모두’ 침체를 맞이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이커머스의 평균 성장률을 상회할 정도로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채널이 있습니다. 바로 ‘백화점’입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2021년 11월 기준 통계에 따르면 백화점의 전년 동월대비 성장률은 18.3%로 동기간 집계된 온라인 유통의 전년 동월대비 성장률(14.8%)을 상회합니다.
당연히 백화점 3사(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의 매출은 호조입니다. 전자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2021년 국내 백화점 5개사 점포 매출은 30조원을 재돌파했고 성장률은 전년 대비 20%를 넘어섰습니다. 롯데백화점(12.7%), 신세계백화점(28.7%), 현대백화점(23.7%)은 모두 오프라인 유통채널의 평균 성장률을 월등히 상회하는 성적을 보였습니다. 사실상 코로나19가 덮친 오프라인 유통채널의 암흑기를 ‘백화점’이 머리끄덩이를 잡고 빛으로 이끄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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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주의 깊게 봐야 할 것은 ‘모든 백화점’이 급성장한 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당장 신세계백화점이나 현대백화점의 성장률과 롯데백화점의 성장률을 비교하더라도 그 숫자가 꽤 큰 차이가 납니다.
업계에서는 그 이유를 ‘명품’에서 찾습니다. 백화점에 입점한 모든 브랜드가 잘 팔린 것은 아닙니다. 고객의 소비를 이끈 ‘명품’ 브랜드의 성장이 백화점의 성장을 이끌었습니다. 고객을 끌어당길만한 유명 명품 브랜드를 백화점에 입점시켰냐 못 시켰냐에 따라서 백화점의 성적표가 오르내렸습니다.
일례로 2021년 3월 기준으로 ‘에루샤(에르메스, 루이비똥, 샤넬)’라 불리는 3대 명품 매장을 모두 입점시킨 신세계 대구점은 2021년 전년 대비 51.3%라는 어마어마한 점포 신장률을 기록했습니다. 여기 더해 백화점 역사상 최단 기간 안에 1조원 매출을 달성하는 기록을 세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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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의 성적표에서도 명품 카테고리의 성장은 눈에 띕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해외패션(21년 3분기 전년 동기대비 18.3% 성장)이,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명품(21년 3분기 전년 동기대비 28% 성장) 카테고리가 백화점 전체 매출의 평균 성장률을 넘어서 성장을 이끌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명품 소비 확산 이유로 ‘보복 소비’ 트렌드를 꼽습니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장기화됨에 따라 문화생활을 즐기지 못하게 된 소비자들이 명품, 가구 등 값비싼 상품을 소비하기 시작했으며, 이런 트렌드가 백화점의 성장 호조를 만드는 동력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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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덕에 백화점은 매출이 늘고 성장한 것은 맞습니다. 그런데 명품이 백화점의 ‘이익’에 큰 도움이 됐냐고 질문을 바꾼다면 생각할 부분이 있습니다. 실제로 백화점들은 늘어난 매출만큼의 ‘이익’ 성장률을 만들지는 못한 모습입니다.
그 이유는 명품 브랜드의 저렴한 백화점 수수료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원래 명품 브랜드의 백화점 입점 수수료는 10~15% 이내로 저렴했고, 최근 백화점에서는 ‘제로 수수료’까지 나오는 등 유명 명품 브랜드를 유치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합니다. 전통적으로 브랜드들의 슈퍼갑이었던 백화점이 명품 브랜드 앞에서는 오히려 을이 돼버렸다는 이야기까지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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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명품 브랜드 매장에 방문한 고객들이 겸사겸사 백화점을 둘러보면서 다른 브랜드까지 구매한다면 백화점의 전체 성장에 도움이 되는 것은 맞습니다. 명품으로는 돈을 못 벌어도, 다른 데서 이익을 만들 수 있을테니까요.
하지만 명품을 구매하러 백화점에 방문하는 사람들이 ‘일반 소비자’가 아니라면 어떨까요. 백화점 명품 소비 열풍을 반영하는 트렌드 중 하나로 ‘오픈런’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백화점 개점 시간에 맞물려, 사실 그 훨씬 전부터 밤을 새가면서 수많은 이들이 백화점 앞에 줄을 서는 기풍경을 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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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뜩이나 주요 명품 브랜드의 가격 인상 추이, 한정판 마케팅, 코로나19로 인한 수급 불균형 등이 겹치면서 명품은 사두면 곧 ‘돈’이 된다는 인식이 만들어졌습니다. 이런 분위기를 타서 나타난 것이 명품 리셀러입니다. 명품을 소매가에 구매해서 웃돈을 얹혀서 소비자들에게 되파는 업자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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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유통업계에서 전해듣기로 최근 ‘오픈런’에 몰리는 상당수는 리셀러들이 차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애초에 되파는 것이 목적인 이들이기에 굳이 백화점에서 비싼 가격을 주고 다른 상품을 살 이유가 없습니다. 어떻게 보면 백화점 입장에서 리셀러들은 ‘한정판 명품’만을 노리는 체리피커가 되는 것이죠. 이렇다 보니 몇몇 매장에서는 ‘리셀러’처럼 보이는 이들의 명품 구매를 막는다고도 하는데, 이게 뭐 쉬운 일인가요.
관련해서 얼마 전 한 명품 유통업체 대표로부터 들은 이야기가 있는데요. 그는 코로나19가 한창이었을 때 한 유명 백화점을 방문했습니다. 그런데 명품 매장이 입점한 백화점 1층, 레스토랑이 모여 있는 지하 1층 F&B코너를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백화점은 한산한 모습이었다고 합니다. 특히나 오픈런 시간이 끝나자 사람은 텅텅 비기 시작했다고요. 1층과 지하 1층을 제외한 고층부에 입접한 브랜드들의 분위기는 코로나19 한파를 맞고 있는 다른 오프라인 채널과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는 후문입니다.
명품으로의 매출 쏠림현상, 소비자가 아닌 리셀러의 난립은 앞으로 백화점이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 극복해야 할 숙제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백화점이 리셀러가 활동하는 명품 도매상처럼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 백화점에 입점한 전체 브랜드의 성장을 담보할 필요가 있습니다. 괜히 백화점이 브랜딩을 위한 경험 거점으로 변신을 시도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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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에도 다양한 물류, 유통업계 소식이 들어왔습니다. 오늘 전해드릴 소식을 한 줄로 요약하자면 산업간 나뉘었던 경쟁 전선은 더 이상 무의미해졌다는 겁니다. IT가 물류를 하고, 배달앱이 커머스를 하고, 커머스가 제조를 하는 일들이 이제는 별로 특이하게 보이지 않아 보입니다. 일상처럼 다가오고 있는 변화거든요.
첫 번째.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물류 플랫폼 사업의 모습을 공개했습니다. 올해 상반기 서비스를 오픈한다고 하는데요. 저도 살펴봤는데 한 마디로 공유창고라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창고’가 필요한 수요자와 ‘창고’를 보유한 공급자를 연결해주는 방식의 플랫폼이고요.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그간 제휴하고 투자도 받았던 물류 인프라를 보유한 업체들이 ‘공급자’로 등장했습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직접 물류를 하진 않고 ‘시스템’으로 중개하는 데 집중한다는 포지셔닝입니다. 자세한 건 아래 홈페이지를 참고하시죠.
[함께 보면 좋아요! : 카카오 i LaaS 공식 홈페이지]
[함께 보면 좋아요! :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물류’로 뭘 하려는걸까, 커넥터스]
두 번째. 요기요가 ‘라이브 커머스’ 사업 진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직 사업을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관련 인력을 채용하는 모습이고요. 얼추 이 소식은 요기요가 GS리테일 컨소시엄에 인수된 이후 예측됐던 행보입니다. GS리테일의 근본 중 하나는 ‘홈쇼핑’인데 여기서 열심히 하는 게 또 라이브커머스죠. 또 다른 GS리테일의 근본은 ‘편의점’인데, 이를 도심 물류거점으로 활용한다면 라이브 커머스에서 소개한 상품을 고객에게 즉시배달로 전달하는 시나리오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미 홈쇼핑업계에선 많이 해본 시나리오이기도 하고요. 여기서 요기요는 ‘트래픽’을 끌어당기는 플랫폼 역할을 할 수 있겠죠.
[함께 보면 좋아요! : 배민 이어 요기요 '기웃'…라이브커머스 '제2격돌', 아이뉴스24]
[함께 보면 좋아요! : GS리테일은 어떻게 전국 99% 2시간 배송망을 만들까, 커넥터스]
세 번째. 오늘의집이 ‘이사’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이어 상표권 출원을 근거로 오늘의집이 PB상품까지 론칭하고자 한다는 비즈한국의 보도가 나왔습니다. 오늘의집은 PB 서비스 론칭을 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지만, 전 굳이 안할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다만, 오늘의집 입점 공급사와의 관계 문제가 있으니 조심스럽게 다가가야 할 이슈는 맞죠.
[함께 보면 좋아요! : '오하우스' 상표 다수 출원…오늘의집, PB 사업 진출하나, 비즈한국]
오늘의집은 인테리어 버티컬 커뮤니티를 시작으로 커머스로, 시공 서비스로, 나아가 이사까지 연관 가치사슬을 통합하며 나아가고 있습니다. 커머스에 머물면서 ‘카테고리’를 확장하는 여타 버티컬 커머스와는 또 다른 행보라 주목할만 합니다. 여기선 공감되는 콘텐츠가 있어서 큐레이션으로 갈음합니다.
[함께 보면 좋아요! : 오늘의집은 왜 ‘이사’ 서비스를 출시했을까, 기묘한]
오늘 커넥트레터는 여기까지입니다. 오늘 못 다룬 여러 소식은 ‘카카오톡 뷰채널(무료)’을 통해, 못 다한 깊은 이야기는 ‘네이버 프리미엄콘텐츠 채널(월 4900원)’을 통해 전하고 있으니 이쪽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다음 주에는 이번 주보다 풍성하고 도움 되는 소식으로 찾아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